본문 바로가기

내고향거제도/거제 100경

거제의 새로운 중심지로 거듭나다 ‘고현성’/거제도여행지추천/거제도 가볼만한 곳

거제의 새로운 중심지로 거듭나다 ‘고현성’

/거제도여행지추천/거제도 가볼만한 곳

 

 

거제의 새로운 중심지로 거듭나다 ‘고현성’

/거제도여행지추천/거제도 가볼만한 곳

 

1271년 거제도 주민들은 왜의 침략을 피해 거창의 가조로 피난했다. 그리고 세종이 즉위하자마자 대마도를 정벌(1419년)한 후부터 피난민들은 8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151년만인 1422년 모두 거제도로 다시 돌아왔다. 이들을 위해 지금의 수월에 임시로 머물 곳을 마련, 치소를 옮기려다가 1426년 사등으로 옮겨 성을 쌓았다.

 

그러나 성이 좁고, 물도 모자라 1432년(세종 14년) 고현으로 치소를 옮겼다. 1449년 현령 이호성이 부임해 1451년 11월부터 1453년까지 고현성을 쌓았다. 이 성을 쌓는 데 경상도민 2만여 명이 동원됐다. 영천 군사 정차공, 진양 판관 양연, 곤양 군사 최성로, 청도 군사 이의, 사천 현감 장우, 진해 현감 김한진 등이 그 역을 위해 분감(군자감 관할 아래에 따로 설치한 관아)을 관리했다.

 

 

1991년 발굴 당시 모습.

 

2012년 발굴 당시 모습.

 

조선 초 모든 읍성에는 관청, 객관, 동헌, 향교 등이 꼭 들어섰다. 황취루(黃翠樓) 누각이 객관과 마주하며 북쪽에 위치했고, 고현성 서문 북쪽에 거제향교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성곽의 형태와 구조는 계룡산 기슭의 동쪽으로 뻗은 설상대지(舌狀臺地) 위에 평면이 배 모양으로 축조된 석축성이다. 동국여지승람에는 둘레가 3,038척(921m), 높이 13척(4m)으로 기록돼 있지만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성벽의 길이는 818m, 높이는 2m다. 성 안에는 샘물 1곳, 연못 2개를 만들었고, 집 40여 채 등이 들어섰다.

 

성을 쌓은 방법은 외벽은 구릉사면을 ‘ㄴ’자 형으로 자르고, 그 생토층에 자갈을 깔아 다진 다음 장대석을 일렬로 배치해 기단석으로 삼고, 그 위에 성돌을 쌓았다. 내벽은 당시의 지표면을 50~60㎝로 파서 그 안에 할석을 채워 기단부를 보강하고, 그 위에 사람 머리만한 할석을 쌓아 올렸다.

 

성문은 3개, 성문을 보호하기 위해 성문 밖으로 또 한 겹의 성벽을 둘러쌓아 이중의 성벽을 만드는 성곽 구조물인 옹성(甕城), 적을 관측하고 공격하기 위해 밖으로 튀어나오게 만든 치(雉), 그리고 적이 쉽게 다가서지 못하도록 성 아래 깊은 웅덩이인 해자(垓字)를 갖춘 조선 초기 읍성의 구조를 그대로 갖추고 있다. 이보흠의 고현성 축조기의 기록에는 재미있는 사실이 기록돼 있다.

 

 

 

150여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거제의 유민들이 사등성이 작고 물이 없음을 고통스럽게 여겨 모두들 옮기기를 원했다. 이들을 위한 성을 지음에 의(義)로써 움직였다. 농사를 마친 다음 사방에서 모여 돌을 나르고 성을 쌓았다. 새벽과 저녁을 알리는 북을 설치하고, 바삐 하지 않도록 경계했으니 그 힘을 모조리 쓰게 하지 않았다. 백성들이 즐겁게 일을 하도록 하면 백성은 그 수고로움을 모르는 것인가? 라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150여 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살 읍성을 쌓는데 그 일이 얼마나 즐거웠겠는가?

 

평화롭던 고현성에 위기가 찾아온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난 것이다. 거제는 전쟁의 요충지였다. 현령 김준민이 진주성 방어를 위해 떠난 뒤 거제 출신 의병들이 왜군과 죽기로 싸웠으나 병기의 열세와 수적인 부족으로 1592년 5월 12일 고현성이 함락되고 만다. 건물은 모두 타서 없어지고, 백성이 살 수 없을 정도로 폐허가 돼 버렸다. 그 후 1663년 거제면 명진으로 현아를 옮겼다.

 

 

 

 

또 한 번 고현성은 수모를 겪는다. 1950년 한국전쟁 때 거대한 성벽이 들판을 가로질러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던 동쪽, 남쪽, 북쭉의 성벽이 1950년 11월 27일 포로수용소 설치를 위해 중장비에 헐리고 말았다.

 

1979년 5월 9일 고현성은 경상남도 지정문화재 제46호로 지정됐다. 1990대부터 조금씩 성곽 복원작업을 벌여 2003년 거제시청 뒤 성의 서쪽 부분이 모두 복원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돌이켜보면 고현에서 임진왜란 때 성이 함락돼 현아가 거제면으로 옮겨간 후 293년 만인 1956년 10월 당시 장승포읍에 있던 거제군 청사를 지금의 고현동 주민센터로 옮기면서 거제시의 중심지가 됐다. 1990년 지금의 시 청사로 옮겨왔다.

 

선조들이 기쁘게 쌓은 성을 뒤로 하고 거제시 청사가 들어섰다. 성 위에 서면 백성을 편안케 하려는 선조들의 그 마음이 지금의 ‘섬김 행정’으로 이어진 것만 같은 것은 왜일까?

 

 

 

거제의 새로운 중심지로 거듭나다 ‘고현성’

/거제도여행지추천/거제도 가볼만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