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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전통사찰95선

[나의 부처님] 죽든 살든 굳게 믿으라/오늘의 법문에서 법상스님

 

 

[나의 부처님] 죽든 살든 굳게 믿으라/오늘의 법문에서 법상스님

 

경남 산청군 신등면에 자리한 정취암.

 

[나의 부처님] 죽든 살든 굳게 믿으라/오늘의 법문에서 법상스님

 

4월 첫 주 휴일을 맞았습니다.

독자 여러분과 약속대로 휴일 편하게 쉬는 마음으로 법상스님의 '오늘의 법문'을 시작합니다.

 

죽든 살든 굳게 믿으라!(1)/법상스님

 

굳은 믿음이 없으면 우리의 신념은,

우리의 신앙은 강해질 수 없습니다.

 

굳은 믿음이 없으면 방하착도, 절수행도, 염불, 참선도

그 어떤 부처님의 가르침도

모두 헛것이 되고 맙니다.

 

너무나도 힘겹고 괴로운 경계 앞에서

우린 누구나 힘없고 나약한 존재가 되고 맙니다.

그 나약함에 믿음마저 흔들리고 나면

그야말로 우린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게 됩니다.

 

그러나 그 어떤 힘겨운 경계일지라도 굳은 믿음이 있다면,

우린 전부를 가진 것이 됩니다.

 

'굳은 믿음'이란 조건이 붙는 것이 아닙니다.

'잘 되게 해 주면 믿는다', '믿으면 잘 되겠지' 하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죽든 살든 목숨 내어놓고 믿는 것이 참된 믿음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 무거운 업장 녹일 길이 없습니다.

 

지을 때는 쉽게 지어놓고 받을 때는 괴롭기 마련입니다.

받을 때 참 쉽게 받는 법이 바로 굳은 믿음으로 놓아 버리는 것입니다.

 

믿음이 없다면 한 치의 방하착도 없는 것입니다.

계산하고 놓는 것은 참된 '놓음'이 되질 못합니다.

 

 

죽든 살든 굳게 믿으라!(2)/법상스님

 

잘 알고 있는 포교사님이 계십니다.

참 열심히 사시고 열심히 포교하시며 남들이 보면 참 신기한사람이다 싶을 정도로

그렇게 베푸는 것에 아주 익숙하신 그런 분이십니다.

 

그렇게 열심히 수행하셨지만 그 분에게도 IMF는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자진 퇴사하시고 또 다른 돌파구를 찾고 계셨습니다.

너무나도 힘겨워 보일 때가 많았지만 늘 기도하는 마음, 수행하는 마음 잊지 않으셨습니다.

그런 포교사님의 뒷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모릅니다.

 

그리곤 어느 정도의 세월이 흐른 뒤 이젠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게 되고는

그때를 회상하셨습니다.

 

그때는 참으로 힘들었다고, 너무 괴로웠기에 부처님을 믿고 끊임없이 기도하셨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기도하고 기도해도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또 열심히 기도하고 그래도 낳아지지 않는 현실을 볼 때마다

분별심만 커져갔습니다.

 

부처님!

제가 얼마나 지금껏 열심히 수행하고 교화했는데...

제가 직장 좀 가지고 돈 좀 번다고 내가 다 쓰는 것도 아니고 회향하고 포교하는데 쓸 테니 도와 주세요...

하는 계산된 마음, 부처님께 거래를 하고자 하는 그런 마음이 내면의 깊은 곳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깔려 있으셨던 것입니다.

살게 해달라고, 잘 되게 해달라고 비는 모습을 보신 것입니다.

 

그렇게 그렇게 수없이 기도를 하며 마지막에 가서는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았다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다 포기하신 것입니다.

직장이고, 돈벌이고, 지위, 명예, 가족이며 자식들 교육까지...

이 모든 것을 그야말로 다 비워버리신 것입니다.

죽든 살든 다 놓아 버리신 것입니다.

 

어느 한 쪽을 택해 이렇게 해 주십사 하는 기도가 아닌

그저 일체를 놓아버리는 죽든 살든 믿게 된 것입니다.

 

죽든 살든 다 놓아버리고 일심이 된 것입니다.

 

그렇게 그렇게 조건이 없이 굳게 믿고 놓고 나니 현실에서 하나하나 길이 보이기 시작하게 디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믿지 못할 만큼 일이 쉽게 풀리게 되고 밝은 인연이 찾아오고 그렇게 되었습니다.

 

"다 놓고 나니 다 잡힌다"는 그런 말씀을 알았노라고

 

그렇게 밝은 이야기를 하십니다.

 

 

죽든 살든 굳게 믿으라!(3)/법상스님

 

까짓 죽음에 대해 뭐가 그리 무섭습니까.

목숨 내어 놓고 굳게 믿고 나면 세상 참 허허롭습니다.

넉넉히 여여 할 수 있습니다.

 

살려고 믿어선 안 됩니다.

죽는 것도 사는 것입니다.

바른 법을 듣고 그날 죽어도 좋다는 그런 굳은 믿음이라야 합니다.

 

죽는 것도 죽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잠시 옷 갈아입는 것일진대 그 놈을 놓지 못합니다.

 

살려고 하니 괴롭기 마련입니다.

목숨 내어 놓고 죽든 살든 믿고 놓아 보세요...

안될 일이 없습니다.

죽는 일도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수행자는 꼭 한 번은 죽어야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고요히 명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는 참된 힘을 가져야 합니다.

한 턱 넘어서고 나면, 그야말로 넘쳐나는 큰 힘과 정진력, 그렇게 사시는 것이 참되게 사는 것입닏.

밝게 수행하는 것입니다.

 

경계를 만난 수행자는 참으로 행복한 줄 아셔야 합니다.

언제 받을지 모를 것 이렇게 수행할 때, 이렇게 밝은 법 만났을 때 만난 것이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요.

닦아 낼 수 있으니...

 

한 거사님께서 스님께 말씀드렸다고 합니다.

몸에 죽을지도 모르는 큰 병이 걸렸는데 이 병 또한 나에게서 나온 것이니 스스로 녹이겠노라고

한 마음으로 부처님 굳게 믿고 이겨내겠노라고 말입니다.

수술하면 살 수 있겠지만, 수술하지 않고 죽든 살든 굳게 믿어보겠노라고 말입니다.

 

스님께서는 참으로 기뻐하셨다고 합니다.

 

참된 믿음이란 죽는 거도 사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죽음을 담보로 그 경계 뛰어넘고자 하는 그 굳은 믿음에 눈물이라도 날 지경이었을 것입니다.

 

물론 무조건 병원도 가지 말고 스스로 이겨내야만 한다는 말이라기보다

스스로의 마음자리에서 나온 것 스스로 이겨내고자 하는

그 큰 믿음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병원에 가서 수술을 하는 것도 법일 수 있고 그렇게 스스로 녹여냄도 법일 수 있을 것입니다.

 

굳은 믿음은...

수행의 기초이기보다 전부입니다.

 

방하착의 준비과정이 아닌 방하착 그 자체입니다.

 

참된 믿음은 조건이 붙지 않습니다.

 

 

[나의 부처님] 죽든 살든 굳게 믿으라/오늘의 법문에서 법상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