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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문

[나의 부처님] '나'가 떨어질 때까지 가족에게 삼배하라, 우룡스님/오늘의 법문에서

 

[나의 부처님] '나'가 떨어질 때까지 가족에게 삼배하라, 우룡스님

/오늘의 법문에서

 

통도사 극락암. 저 다리를 넘어서면 극락세상이 나올까?

 

[나의 부처님] '나'가 떨어질 때까지 가족에게 삼배하라, 우룡스님

/오늘의 법문에서

 

'나'가 떨어질 때까지 가족에게 삼배하라/ 우룡스님

 

나는 불자들에게 늘 부탁을 드려왔습니다.

"법당에 와서는 무릎을 안 꿇을 지라도, 아침저녁으로 내 자리에서 내 가족에게 삼배씩은 꼭 해라. 그렇게 하면 지나간 날의 원결이 다 풀어지고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근래에 와서는 말을 조금 바꾸었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은 '나'가 떨어져 나가는데 있다. '나'를 항복받기 위해서는 가장 은혜롭고 고마운 '나'의 가족에게 삼배씩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나'가 붙어있으면 내 아내, 남편, 아들딸에게 무릎이 굽혀지지 않지만, '나'가 떨어지면 내 가족 앞에 스스럼없이 무릎이 굽혀진다. 무릎이 잘 굽혀지는 만큼 '나'가 더 떨어졌다는 증거이다."

 

통도사 극락암 뒤로 영축산이 보인다.

 

불교의 목표는 무아의 체득입니다.

무아의 경지를 이루기 위해 수행을 하는 것입니다.

바꾸어 말해, 불교를 믿고 수행하는 까닭은 '나'라는 아상을 떼어내는 데 있습니다.

그럼 '나'를 비우는 가장 빠른 길은 무엇인가?

바로 내가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장 만만하게 생각하는 '나'의 가족에게 절을 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모든 것을 자기본위로 생각합니다.

'나'를 중심에 두고 살아갑니다.

나를 중심에 두고 내 아내, 내 남편, 내 아들과 내 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남 앞이나 부처님, 자연물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머리를 쉽게도 조아리지만,

'나'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가족에게는 무릎이 잘 굽혀지지 않는 것입니다.

 

통도사 극락암.

 

그런데 가족을 향한 오체투지가 쉽게 된다면 무엇을 뜻하는 것이겠습니까?

'내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내가 그만큼 향상되었다'는 것입니다.

지난날의 잘못 얽혀진 인연도 바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징조입니다.

 

실로 나를 풀고 남을 풀고 지나간 시간에 맺었던 원결을 풀고 현재의 좋은 삶을 이루어내는 데 있어 가족을 향해 아침저녁으로 삼배를 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왜?

이것이 '나'를 비우는 가장 지극한 예불이요, 가장 빠른 수행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주위 사람, 가족들은 모두 살아 있는 부처님입니다.

그들이 참 부처임을 안다면 법당에서 수 천 배씩 절 했다고 자랑하기 보다는, 가장 은혜 깊고 고마운 내 가족에게 무릎을 꿇어 절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족끼리 서로 절하는 이것이 서로의 존경을 주고받는 상호 존경이며, 이것이 수행의 시작입니다.

 

'나'가 떨어질 때까지 가족에게 삼배하라/ 우룡스님

 

통도사 극락암 정화수.

 

[나의 부처님] '나'가 떨어질 때까지 가족에게 삼배하라, 우룡스님

/오늘의 법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