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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지역언론

다짐하기

거제타임즈 2011년 2월 23일
http://www.geoj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9807

뉴스앤거제 2011년 2월 23일
http://www.newsngeoje.com/news/articleView.html?idxno=5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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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짐하기


요놈의 입이 문제다. 설 다음날인 4일, 탱탱한 횟감을 찾아 나섰다.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은 형제들이랑 소주 한잔 마시고 싶은 유혹을 못 이겨 시장으로 나갔다. 문을 닫은 가게가 많다는 것을 알아 차렸을 때, 설 연휴라는 걸 깨달았다. 횟감을 찾아 가게 몇 군데에 들렀다. 어종도 많지 않았고, 먹을 횟감도 별로 없었다. 그저, 씹은 소주 뒷맛을 좀 풀어 줄 수만 있는 횟감이면 충분했다.


잘 아는 가게에서 밀치(가숭어의 경남지방 방언) 값을 물었다. 1㎏에 2만원, 길이 30㎝정도 두 마리다. 비싸다는 생각에 다른 말없이 인사만 하고 차량으로 10분 거리로 이동, 다른 가게에 들렀다. 잘 아는 사람이 운영하는 곳, 역시, 이곳에도 똑 같은 가격으로 팔고 있었다. 숭어보다 크지도 않은 밀치 한 마리가 만원인 셈. 비싸다는 생각이었지만, 먹고 싶은 그놈의 입 때문에 세 마리에 3만원을 주고 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최근 문을 연 사곡삼거리에 위치한 어패류 도매상에 전화를 걸었다. 다른 고기 값은 제쳐두고 밀치 가격을 물으니, 1㎏에 6500원이란다. 아무리 도매상과 소매상이라지만, 너무 차이가 난다.


2007년 창원에서 거의 1년간을 지냈다. 주초는 창원으로, 주말에는 거제로 가고오고 하는 생활이었다. 때문에 차 기름값도 만만찮게 들었다. 한 푼이라도 아낄 요량으로 도로변 제일 싼 주유소를 찾아 단골로 이용했다. 고성에 있는 어느 주유소다. 거제지역과 비교해 보니, 그 당시 60~90원 차이가 났다.


며칠 전 저녁, 문동지역에서 술을 마신 탓에 대리운전을 이용했다. 동행인이 있었기에, 고현시내에 태워주고 다시 장승포로 향했다. 도착하니 2만5000원을 청구한다.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물으니, 시내를 경유한 요금이 5000원, 고현에서 장승포까지 2만원 해서 2만5000원이라고 한다.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에 따져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체면 불구하고 조금 깎아 달라 했지만, 사정 봐 주지도 않는다. 고현~장승포는 터널이 뚫려 택시 요금이 예전보다 싸졌고, 거리도 짧아졌다. 그런데도 요금은 여전히 비싸다는 생각이다.


거제 물가가 비싸다는 것은 소문난 현실이다. 식당에 앉아 음식을 먹으면서도 비싸다며 대놓고 말한다. 업주가 그 얘길 듣는다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은 분명할 터. 상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물가가 비싼 이유는 있을 것이다. 비싼 재료비와 높은 인건비 때문에 음식값을 높여 받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 억울하다는 업주의 항변도 충분히 이유가 있다.


문제가 있으면 풀어야 하는 법. 방식은 각자 나름 생각하는 대로. 대개, 사람들은 새해에 들면 새로운 다짐을 한다. 담배를 끊고, 술을 좀 적게 마시고, 주기적인 운동을 하겠다고. 나 혼자서 비싼 거제지역 물가를 내리기는 턱도 없는 일. 그래서 다짐한다. 비싼 곳을 이용하지 않고, 싸고 친절한 업소는 주변에 입소문을 통해 선전해 보자는 것.


언론 보도를 보니, 거가대교 개통으로 주중 펜션 요금을 내린 업소도 있다. 사곡 어패류 도매시장의 고기 값은 시장보다 훨씬 싸다. 싼 값에 사서 직접 요리 해 먹는 것도 사는 재미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