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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말벌에 쏘여 본 적 있나요?


말벌에 쏘여 본 적 있나요?

말벌에 쏘여 본 적 있나요? 추석 성묘 가는 길에 핀 야생화

나이가 들어가니 어린애마냥 추석도 기다려집니다. 3~4십대는 설날이나 추석 명절이 귀찮게만 여겨졌는데, 이제는 아닌 거 같습니다. 자식도 커 직장생활을 하고, 그러다 보니 효도 받을 욕심(?)이 생겨서 그런 모양인가 봅니다. 물론, 어리석다는 생각을 하지만 말입니다.

말벌에 쏘여 본 적 있나요? 추석 성묘 가는 길에 만난 야생화

그렇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형제들이랑 소주 한잔 나누며 정겨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요? 간간히 들려오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명절증후군'이란 놈의 이야기 때문에 신경전을 벌이는 일부 가족이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여태까지 한번도 어긴 적 없이, 1년에 정기적으로 세 번씩 찾아가는 조상들의 산소. 설날과 추석 그리고 추석이 다가 오기 전, 산소에 벌초 하러 가는 날이지요. 저희는 명절날 산소를 두 군데를 가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침 일찍 차례를 지내고 산소를 다녀오는데 만도 2시간을 훌쩍 넘겨야만 합니다.

말벌에 쏘여 본 적 있나요? 추석 성묘 가는 길에 만난 야생화와 푸른 하늘

그런데, 올 추석은 정말이지,너무너무 더웠습니다. 여름날 보다 더 뜨거운 날씨였지요. 산을 오르는데 힘을 다 빼고 땀까지 많이 흘려야만 했습니다. 올 봄, 결혼한 조카며느리도 명절 조상 어른께 드리는 첫 인사라, 힘든 걸음을 마다하지 않고 동참했습니다. 색동저고리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모습이 참으로 보기에 좋더이다.

더운 날씨로 경사진 산을 힘들게 오르는 우리 가족을 환하게 맞이하여 주는 것은 다름 아닌 지천으로 핀 야생화였습니다. 실바람에 흔들거리는 야생화. 향기가 솔솔 나면서 콧구멍을 자극합니다. 그런데 말벌 한 마리가 윙윙거리며 꽃 수술대 주변을 서성거리며 날고 있습니다.

말벌에 쏘여 본 적 있나요? 추석 성묘 가는 길에 만난 야생화

몇 해 전, 벌초하러 왔다가 말벌에 쏘여 병원에 입원하고 저녁 늦게 퇴원한 생각이 떠오릅니다. 당시, 머리와 목 그리고 어깨 등 세군데 쏘였지요. 얼마나 힘이 셌던지, 옷을 뚫고 들어가 쏘았을 정도니 말입니다. 벌이 쏜 곳은, 퇴원하고 일주일 동안이나 우리할(띵하다는 거제도 표현의 말) 정도로 모독잔았지요.(불편했다는 말씀입니다.)

벌은 벌대로 꽃밭에서 배를 채우느라 저만의 세상에서 놀고 있습니다. 벌도 추석을 쇠고 있는 것일까요? 즐거운 명절 날 성묘 길, 야생화와 말벌에 관한 추억이었습니다.

오늘부터 1박 2일 제주도 워크숍을 떠납니다. 연재하는 북유럽 여행기는 며칠 뒤 계속 이어지겠습니다.

말벌에 쏘여 본 적 있나요? 추석 성묘 가는 길에 만난 야생화

말벌에 쏘여 본 적 있나요? 이야기였습니다.

 폰카로 찍어서 화질이 좀 떨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