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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이야기

[최순실 청문회] '하나마나한 청문회'라 평가하지 않을 수 없었던 재벌총수 청문회


[최순실 청문회] '하나마나한 청문회'라 평가하지 않을 수 없었던 재벌총수 청문회


재벌총수 청문회 JTBC TV 촬영화면.


6일,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재벌총수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대기업 총수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허창수 GS 회장 등 9명입니다.

총수들이 국회에 들어서면서부터 언론의 취재는 긴장감을 높였습니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져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증인들.


그럼에도 청문회가 열리면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기업인의 최소한의 양심을 기대했습니다.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설립 모금에 대한 진실도 가감 없이 드러날 것을 기대하였습니다.

청문회에 임하는 국회의원 역시 철저한 자료 준비로 새로운 사실이 밝혀 질 것으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기대는 실망감으로 변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위원장의 개회, 증인들의 선서에 이어 곧 바로 청문회가 본격 시작되었습니다.

첫 질의자인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의 질의를 시작으로 청문회 참여 국회의원들의 질의가 계속됐고, 재벌총수들의 답변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재벌총수들의 답변은 한 마디로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동문서답'을 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청문회에 임하는 국회의원 역시 날카로운 질의로 증인을 몰아세워 진실을 밝혀내겠다는 의지를 보기도 힘들었습니다.


문득, 5공 청문회 당시 노무현 국회의원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정의에 불탔던 초선이던 노무현 의원은 5공 청문회에서 명패를 던지면서까지 진실을 밝히는데 온 힘을 쏟았습니다.

당시 청문회로 일약 청문회 스타에 오르면서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청문회에서 명패를 집어던지는 일까지 벌어지면 안되겠습니다.)


6일 청문회에 참여한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어떨까요?

한 마디로 실망입니다.

재벌총수들이 증인으로 참석했음에도 증인을 호칭할 때, '000 증인'이라 하지 않고, '000 회장님' 또는 '000 회장'이라는 식으로 호칭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입니다.

질의 내용 역시 국민들이 언론을 통해 대부분 아는 사항으로 새로운 사실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어 재벌총수들의 청문회를 보았지만, 하나마나한 청문회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도 한 가닥 바랐던 것이 있었다면, 5공 청문회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일해재단 강제모금에 대한 사실을 사실상 인정한 것과 마찬가지로, 진실을 밝히는 '제2의 폭탄선언'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결과는 '역시나'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재벌총수 청문회라 불렸던, 6일의 2차 청문회는 '하나마나 한 청문회'였다는 혹평을 피할 수 없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