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08산사순례

[강화여행] 영월 법흥사를 거쳐 2박 3일간 여행의 끝, 강화도에서 하룻 밤을/우리나라 4대 관음성지 중 하나인 강화도 석모도 보문사에서 마지막 2박 3일간 마지막 여정을/강화도여행코스/강화..


[강화여행] 영월 법흥사를 거쳐 2박 3일간 여행의 끝, 강화도에서 하룻 밤을

/우리나라 4대 관음성지 중 하나인 강화도 석모도 보문사에서 마지막 2박 3일간 마지막 여정을/강화도여행코스/강화도 가볼만한 곳/석모도 가는 길


강화도 외포리선착장에서 석모도로 가는 여객선.


<108산사순례> 44번째 여행을 끝으로 1년이 넘도록 집을 떠나지 못했다. 게을러서였는지, 핑계거리가 있었는지, 불자로서 수행은 엉망이 돼 버렸다. 그래서 개나리봇짐(괴나리봇짐) 하나 걸쳐 매고 길을 떠났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인 강원도 정선 정암사와 영월 법흥사를 거쳐 4대 관음기도 도량인 서해 최북단 강화군 석모도 보문사로 부처님을 뵈러 떠난다. 기억나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기록을 남긴다. 나만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다. -9-


<108산사순례>를 떠난 2박 3일간의 여정.

첫째 날(16일)은 강원도 정선 정암사 적멸보궁 수마노탑에서 108배를 올리고 45번 째 염주 알을 꿰었습니다.

둘째 날(17일) 오전, 영월 법흥사 적멸보궁에서 쌓인 업에 대한 참회기도로 108배를 올리고, 염주를 연결한 실은 염주 알 하나를 더 추가하여 46번째가 되었습니다.

환희와 기쁨으로 가득한 사찰여행은 나에게 있어 삶에 있어 올바른 길을 이끄는 참된 안내서이기도 합니다.


경남 함양에서 강원도 영월(법흥사)까지 이틀에 걸쳐 467km를 달렸습니다.

가는 곳마다 저마다의 사연을 품었고, 어느 하나 이유 없는 사연은 없었습니다.

잘 뚫리고 평평한 길은 여행자로 하여금 여유를 부리게 하였고, 산길 좁은 길을 오를 때는 잠시 긴장을 하게끔 만들었습니다.

길은 그렇게 어느 한 쪽만 안내하는 것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으며,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것'도 있습니다.

'어리석음'이란, 이 현상을 인정하지 않는 생각에서 비롯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길을 가면서도 공부는 멈추지 않습니다.



강화도 외포리선착장 저녁 풍경.


17일 오후 1시 25분, 자동차 계기판은 467km를 가리키고, 차량 시동은 걸렸습니다.

이제 무조건 앞만 보고 강화도까지 달려가야 합니다.

법흥사 주차장에서 목적지인 강화도 외포리선착장까지는 약 233km가 남았다고 내비게이션은 알려줍니다.

간혹 내비게이션만 믿고 달렸다가 먼 길을 둘러가는 아픔도 있었지만, 현재 상황으로서는 이 녀석을 믿고 따라야 할 처지입니다.

제천IC에서 고속도로로 들어서면서 조금 편하게 운전할 수 있었고, 동서울톨게이트를 지나서는 많은 차량으로 정신을 바짝 차려야만 했습니다.


촌놈이 서울을 구경한다는 것은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1985년 서울 '63빌딩'이 들어섰을 때, 전국의 많은 촌놈들이 63빌딩을 구경하러 서울로 몰려들었습니다.

나 역시도 단체여행으로 63빌딩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 본 경험도 있습니다.

이제 그 63빌딩은 중간 정도 높이의 빌딩으로 밀리고 말았습니다.

올림픽대교를 지나 잠실대교를 지날 쯤 한강 좌측으로 보이는 높은 빌딩 '롯데월드타워'가 서울의 하늘을 꿰뚫고 섰기 때문입니다.

롯데월드타워는 2009년 공사를 착공하여 2016년 12월 22일 완공, 2017년 4월 3일 문을 열었습니다.

'제2롯데월드'라고 하는 롯데월드타워'는 지하 6층 지상 123층 555m 높이로 국내에서 최고 높이이며, 아시아에서 3번째, 세계에서는 6번째를 기록하는 건축물로 기록됐습니다.(완공 당시 기록)

이야기가 옆으로 빠져버렸지만, 언젠가 함양 촌놈은 이 건물 전망대에 올라 서울 구경을 다시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자동차는 강화대교를 건너면서 목적지인 강화도에 닿았습니다.

군청 인근에 숙박지를 찾다가 다음날 아침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기 위해 보문사로 가는 외포리선착장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약 20분을 달려 외포리선착장에 도착하였고, 오후 6시 10분 자동차 계기판은 700km에서 멈춰 섰습니다.

먼 길을 달려 온 셈입니다.

숙소에서 내려다보는 외포리선착장에 지는 해는 노란 색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강화도 바닷가 갯내음이 물씬 풍깁니다.

나고 자란 곳이 바닷가라 그런지, 갯가에 나는 비린내는 비린내로 느껴지지 않고 고향의 냄새로 코를 자극합니다.

저녁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외포항 젓갈수산시장 위로 나는 저 갈매기는 아직도 저녁을 먹지 못한 것일까요?

젓갈수산시장을 한 바퀴 돌며 외포항의 밤거리를 배회합니다.

약 20년 전, 외포항을 찾았던 기억은 단 한 조각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의 논밭은 집과 도로가 들어섰고 골목길은 큰 길로 변한지 오래된 탓인 모양입니다.

찾지 못한 기억 조각들은 꿈에서 찾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다음 회는 마지막 여행지인 석모도 보문사 가는 길로 이어집니다.

 


강화도 외포리선착장 저녁 해지는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