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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산사순례

[강화도여행] 석모도 다리 개통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석모도 가는 뱃길을 마지막으로 타 본 행운이 나에게/석모도 가는 길/강화도여행코스/강화도 가볼만한 곳/석모도 여행/석모도 가..


[강화도여행] 석모도 다리 개통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석모도 가는 뱃길을 마지막으로 타 본 행운이 나에게

/석모도 가는 길/강화도여행코스/강화도 가볼만한 곳/석모도 여행/석모도 가볼만한 곳


강화도 외포리선착장에서 본 바다 풍경.


<108산사순례> 44번째 여행을 끝으로 1년이 넘도록 집을 떠나지 못했다. 게을러서였는지, 핑계거리가 있었는지, 불자로서 수행은 엉망이 돼 버렸다. 그래서 개나리봇짐(괴나리봇짐) 하나 걸쳐 매고 길을 떠났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인 강원도 정선 정암사와 영월 법흥사를 거쳐 4대 관음기도 도량인 서해 최북단 강화군 석모도 보문사로 부처님을 뵈러 떠난다. 기억나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기록을 남긴다. 나만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다. -10-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

섬 안의 섬 석모도는 서울·경기지역 등 수도권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로 알려져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석모도'를 검색하면 위성지도는 나타나지 않고 파란색 바탕만 보이고, '네이버'에서는 석모도로 가는 외포리선착장과 석모도 석포리 선착장을 포함한 섬의 반쪽 정도만 위성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마, 북한과 인접하여 보안상 필요에 의한 것 같다.


함양에서 경북 영주, 강원도 정선, 영월을 거쳐 정확히 700km를 달려 강화도 외포리선착장에 도착했다.(6월 17일 오후 6시 10분)

다음 날(18일) 석모도로 가기 위해 숙소를 정하고 외포항 인근 구경에 나섰다.

물이 빠진 갯가에서 물씬 풍기는 비린내는 거제도 고향에 온 느낌이다.

약 20년 전, 우리나라 육지에서 최남단이라 할 수 있는 거제도에서 최북단인 강화도를 여행한 적이 있다.

지역개발로 인해 그 때 여행의 기억들을 한 조각도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개펄에 얹혀 휴식에 빠진 어선은 다음 날 험한 파도를 거쳐 먼 바다로 나가 주인과 함께 할 것이다.

하늘을 휘젓는 갈매기는 아직도 저녁을 먹지 못한 것일까.

바다 한 가운데 떠 있는 붉은 등대는 뱃사람들한테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소중한 친구 같은 존재다.

석모도를 오가는 도선은 수만 가지 여행자의 추억을 싣고 바다를 헤쳐 나가고 있다.

이 모두가 외포항과 석모도가 바다와 땅과 하늘이라는 종이에 그려내는 한 폭의 그림이다.

여행은 이런 풍경 속으로 들어가 정신 줄을 잠시 놓아도 좋을 듯하다.



경인북부수협 외포항 젓갈수산시장에는 싱싱한 활어와 해산물이 여행자를 기다린다.

갖가지 젓갈은 침이 넘어갈 정도로 맛깔스럽게 정돈돼 있어, 젓갈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가게 앞으로 다가가지 않을 수가 없다.


젓갈 종류도 다양하다.

이곳 강화도 특산물인 밴댕이 젓갈을 비롯하여, 갈치속젓, 꼴뚜기, 오징어, 세발낙지, 백명란, 창란 그리고 조갯살을 재료로 한 젓갈이 입맛을 다시게 한다.

어느 가게의 주인장은 이쑤시개에 밴댕이 젓갈 한 토막을 콕 찍어 건네준다.

밴댕이는 20년 전 회로서 처음 먹고 난 후, 이번에 젓갈로서 두 번째 맛을 보는 셈이다.

짭짤한 맛을 내면서도 쫀득하게 씹히는 밴댕이 육질은 식감이 부드럽다.

어떤 맛인지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해 고민이지만, 젓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느낌이 들지 충분히 알고도 남지 않을까 싶다.


여름 철 입맛이 없을 때, 이런 젓갈 몇 조각이면 밥 한 그릇 비우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주인장이 젓갈을 사라고 권해서라기보다 내가 먹고 싶은 젓갈을 살 수밖에 없었다.

밴댕이 젓갈과 조개맛살 젓갈 한 통씩을...

젓갈은 종류와 통의 크기에 따라 5천 원에서 만 원 등 다양하게 진열돼 있고 택배도 가능하다.





외포항의 저녁은 노을이 사라지고 밤으로 다가서고 있다.

작은 상점에 들러 커피와 과자 몇 봉지를 샀다.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주인장은 묻지도 않은 말을 건넨다.

"6월 28일이면 석모도 가는 다리 개통으로 도선이 없어진다"면서, "그래도 손님은 석모도를 운행하는 도선을 거의 마지막에 타 보는 행운이 있는 여행자"라고.


석모도로 오기에 앞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주말과 휴일에는 많은 여행자들이 줄을 서 도선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제 석모도로 가는 뱃길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언제 다시 석모도를 찾을지 모르지만 그때는 다리를 건너 석모도를 여행하게 될 것이다.

석모도여행코스, 석모도 가볼만한 곳인 보문사로 가는, 석모도 가는 마지막 뱃길 여행기는 다음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