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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 집 뒤 빈 터에 새가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습니다/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이 한 장의 사진


[행복찾기] 집 뒤 빈 터에 새가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습니다

/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이 한 장의 사진


집 뒤 빈 터에 새가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습니다.


2017년 7월 14일(금요일).

집 뒤 마당에 난 잡초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다 감짝 놀랐습니다.

눈앞으로 물체가 번쩍 지나가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예사롭게 생각하면서 작업은 계속되었고, 기계 엔진소리는 뜨거운 햇빛에 더욱 발갛게 달아올랐습니다.


작업 장소를 떠나 찬물 한 잔을 마시고는 10여분 후 작업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때 다시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물체.

"뭐지?"

눈앞으로 뭔가 '찰나'의 시간으로 지나가기는 갔는데,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느낌은 한 번 더 계속되었고, 그때 무엇인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습니다.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새 둥지에서 날아 간 작은 새 한 마리였던 것입니다.

새 둥지에서 놀라 날아간 새는 끝내 그 형체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새 한 마리가 집 뒤 시멘트 바닥에 쌓아둔 종이상자 안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지푸라기로 집을 멋지게 지었습니다.

안을 들여다보니 네 개의 알이 보입니다.

알의 껍질이 얇아서 그런지 하나는 깨져 있었고, 깨진 알을 꺼내려다 부주의로 내가 하나를 더 깨트리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아이고 이 일을 어쩌나!"

"그냥 내버려 둘걸"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었고,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 돼 버렸습니다.

좋은 일 하려다 그만 몹쓸 짓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3일간의 외출.

집으로 돌아와 새가 알을 품었는지 살피기 위해 발 뒤꿈치를 들고 숨소리를 참으며 조심스럽게 새 집으로 다가갔습니다.

종이상자 안 새집을 보니 어미 새는 보이지 않고 나를 놀라게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며칠 사이 알을 하나 더 낳아 알은 세 개가 놓여있었던 것입니다.

어미가 없는 틈을 타 얼른 사진을 찍고 자리를 떴습니다.

이후로는 새 집 근처에는 얼씬거리지도 않고 다른 길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며칠이 지난 지금, 새가 알을 품었는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그럼에도 새 집 근처에는 갈 수가 없습니다.

새가 놀라 다른 곳으로 날아가서 영영 돌아오지 않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새는 두려움으로 하루 동안  세 번이나 집을 떠났습니다.

위험을 느끼면서도 새 어미는 지극한 정성으로 알을 품으며 또 하나의 알을 더 낳았습니다.

이제는 안심하게 알을 품도록 도와야 할 것입니다.

도와야 할 일은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입니다.


어미 새가 알을 품고 건강한 새끼를 탄생시켰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짹짹'거리는 새끼 새의 울음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그 울음소리를 들을 때까지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올려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