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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 '결혼시기'를 부르는 말, 사람한테는 결혼 시즌, 메뚜기에게는 짝짓기 계절 /시즌과 계절의 차이/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메뚜기 짝짓기/동물의 짝짓기


[행복찾기] '결혼시기'를 부르는 말, 사람한테는 결혼 시즌, 메뚜기에게는 짝짓기 계절

/시즌과 계절의 차이/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메뚜기 짝짓기/동물의 짝짓기


메뚜기 한 쌍이 남의 배추밭에서 주인의 허락도 얻지 않고, 보란 듯이 사랑 행위에 열중이다.


가을이 한창 불타는 시월이다.

사람에게 있어 가을의 의미는 무엇으로 존재할까.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고만고만하다.

'천고마비의 계절', '수확의 계절', '독서의 계절' 등 어릴 적부터 들었던 생소하지 않은 의미들이 차지하고 있다.

아, 또 있는 것이, 이때부터 결혼이 본격(?) 시작되는 시즌이다.

그런데 결혼식은 '계절'이라 하지 않고 왜 '시즌'이라고 하는지 모를 일이다.

시즌도 계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도.


동물(사람 제외)에게 가을은 어떤 존재일까.

동물의 종류도 많기에 종마다 같을 수야 없지만, 사람처럼 길고 긴 겨울을 준비하고, 결혼(짝짓기)을 시작하는 계절이다.

그런데 동물들에게는 짝짓기 '시즌'이라 하지 않고, 짝짓기 '계절'이 더 어울리는 것은 무슨 느낌일까?


동물의 짝짓기에 대해 인터넷을 뒤져보니 흥미롭다.

구애의 시작과 나누기 그리고 끝.

아래를 보자.


새들의 짝짓기는 허무할 정도로 짧다.

수컷은 암컷의 사랑을 얻고자 교태를 부리는 춤과 아름다운 노래와 먹이를 바쳐 구애를 하지만, 정작 암컷과 사랑의 행위는 순식간에 끝난다.

새들의 특별한 해부학적 구조 때문이라고.


이와는 반대로 오래 짝짓기를 하는 동물도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에 사는 '아젤 안테키누스'(유대류, 코알라처럼 척삭동물 포유류에 속한 상목)는 짝짓기 시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사랑을 나누는 것도 12시간 이상이나 되고, 사정 시간도 3시간을 넘긴다는 것.

그러나 짝짓기를 한 후 며칠 안으로 죽는다고 하는데,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은 때문이라고.

너무 과해도 좋지 않다는 것은 여기에서도 입증 되는 셈.


사람이든, 동물이든, 어찌 보면 사랑의 행위는 허무하다.

그렇지만 그걸 알면서도 사랑은 계속된다.

종족의 번식을 위한 본능 때문에.






섬서구메뚜기 한 쌍이 사랑을 나누고 있다. 등에 올라탄 녀석은 덩치가 작아 새끼인줄 알았는데 수컷이다. 이들의 행위를 한 동안 지켜보니 꼬리 쪽 성기가 하나로 결합된 채로 사랑에 열중이다. 마치 고추잠자리가 꼬리를 물고 사랑을 나누듯이.


나의 작은 텃밭에서 주인의 허락을 받지 않고 사랑을 나누는 이가 있다.

무성하게 자란 커다란 배추 잎에 떡하니 달라붙은 메뚜기 한 쌍.

주인이 발걸음 소리를 내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자세를 보니 후배위를 하고서 깊은 사랑에 빠져 정신을 잃었다.


쪼그리고 앉아 이놈들의 사랑을, 몰래 지켜본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봤다.

혹여 관음증이 있다고 오해는 마시기를.

인간은 누구에게나 관음증은 있는 법이나 크고 작은 차이일 뿐이다.

제법 시간이 흘렀건만 둘은 떨어질 줄 모르고 처음부터 끝까지 후배위 자세로 꼼짝도 않는다.

사랑하다 잠들은 것은 아닌지.


농약의 과다 사용으로 한 때 사라졌던 메뚜기가 다시 돌아오는 추세다.

지금은 친환경 농사로 예전 같이 농약을 많이 쓰지 않기에 어릴 적 보았던 그 메뚜기를 볼 수 있어 좋다.

배추밭에서 몰래 사랑을 하다 주인에게 들킨 메뚜기 한 쌍.

부디 깊은 사랑으로 종족 번식에 기여하는 메뚜기가 되도록 소망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