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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 남편 폰에 가명으로 'ooo'라고 저장해 놓은 어느 엄마의 사연과 댓글 분석 /여러분은 폰에 남편, 아내를 무엇이라 표기해 놓았는지요?/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 남편 폰에 가명으로 'ooo'라고 저장해 놓은 어느 엄마의 사연과 댓글 분석

/여러분은 폰에 남편, 아내를 무엇이라 표기해 놓았는지요?/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경남 거창군 거창사건추모공원에서 2017. 10. 20~11. 5일까지 열리는 제10회 국화전시회. 사진은 지난해 국화전시회 모습.


삶이란, '다름'을 인정하면서 사는 것.

'다르다'라는 것은 "서로 같지 않다"거나, "보통의 것보다 두드러지는 데가 있을 때" 쓰는 말이다.

동물이나 식물도 같아 보이는 것도 많지만, 자세히 보면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도 서로가 다른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오죽하면 "같은 뱃속에서 태어났는데도, 어쩜 이리 다른지"라는 말이 있을까.


어느 사이트에 게시 된 글이 관심을 끌었다.


남편 폰에 자신(아내)의 이름을 가명으로 "ooo"으로 저장해 놓았는데, 마음의 상처가 생겼어요. 차라리 "oo이"라고 하든지, 업무적으로 제3자처럼 "ooo" 객관화시켜 저장해 놓은 건 무슨 의미인가요? 최소한 바라는 것은 "oo엄마"인 것 같은데, 제가 민감한가요?


위 글을 읽고 공감한다는 표시로 하트에 붉은 표시를 한 사람도 27명이다.

반면에 댓글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반론도 만만찮게 올라와 있다.

이 글에 대한 175명의 댓글 중 찬반양론을 간추린다.


◆ 반대의 의미를 가진 댓글 : 125(71.4%)

. 이름 석 자를 쓰거나, '전혀 문제없다', '오히려 정상이다' 등 이름 쓰는 것에 동의한 댓글 : 73

. 오글거린다, 낯간지럽다 : 19

. 할 일 없다, 트집이다, 꼬투리 잡는다 등 : 18

. 피곤한 사람이다, 남편 힘들겠다, 정체성 없다, 민감하다, 자기중심적이다, 존재감 낮다 : 15


◆ 찬성의 의미를 가진 댓글 : 36(20.6%)

. 섭섭하다거나, 공감한다 : 31

. 편집해서 바꾸면 된다 : 5


◆ 기타 : 14(8.0%) 특이한 것은 저장 안 한 것도 1명 있음.




위 질문자의 댓글 내용을 분석한 결과, 글쓴이에게 공감하는 댓글은 36개로 20.6%를 차지하였으며, 비공감하는 댓글은 125개로 무려 71.4%나 된다.

나는 이 수치를 그냥 대충 추론해서 6(공감):4(비공감)로 봤는데 놀랍기 그지없다.

남녀관계가 예전과 같지 않게 많이 동등해졌다는 분석으로도 보이는 수치가 아닐까.


이밖에도 웃음을 짓게 하는 것도, 부부사이가 어려운 것을 암시하는 것도 여러 종류가 있다.

재미있는 댓글을 간추리면서, 가독률을 높이기 위해 간단하게 쓴다.


◆ 오글거리거나 낯간지러운 표현(이 표현은 내가 임의로 쓴 것이 아니라, 댓글에 표현돼 있음)

. 울신랑, 나의 공주, 나의 천사, 나의 비타민, 내사랑, 아들딸이름+맘+고운애, 남편님, 사랑하는 나의 ooo, 나의 반쪽 ooo, 붉은 태양


◆ 평소에 원한(?)이 쌓인 표현

. @@@, ㅅㅂ(평소엔 서방, 싫을 때 ㅆ발^^), 윤무수리, 저승사자, 남..편(깊은 뜻을 담음), 동거남, 남의 편, 남, 둥(남의 편이 바람둥이라서 '둥'), 시부아들(남편이 아닌 시부아들 같아서), 할머니 아들, 왕스트레스, 넘편, 완소마눌, 웬쑤(진짜 원수 노릇 할라 말 한 마디 조심 조심하면서 삽시다), 밤마다 싸다니는 놈


◆ 보통 표현

. 마나님, 집, oo여사, 내편(내편 좀 돼 달라고)


위 댓글 중에서 골뱅이(@) 세 개는 "세 번을 골때린다"는 뜻인지 잘 모르겠다.

또한, 부부사이가 아무리 좋다 한들 싸울 때는 미워하는 감정을 폰 이름 저장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다.

또, 남편의 바람끼, 시댁과의 관계 등에서도 여성이 쌓인 나쁜 감정을 푼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남자들이여!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인간관계가 부부사이가 아닐까.



이외에도 단순한 찬반이 아닌 친절하게 설명을 달아 놓은 사례도 많다.


장인장모도, 아들도, 이름을 달았다/ 평상시엔 남편, 싸울 때면 모르는 사람/ 누구 엄마라고 하면 불만이다/ 그래도 저장은 해놨네/ 너무 싫어 저장 안해서 번호만 뜸/처가에 가서도 이름을 부름/ooo아무개 표현이 부럽다/그게 왜 서운한지 이해가 안 된다/모든 가족과 친인척은 이름으로 해 놨다


/불쌍하고, 애정결핍증, 자존감 부족, "별걸로 서운해 하는 여자"로 저장해 놔라/핸폰 분실 때 부모형제 문제 생길까봐 번호 외움/장인을 이름으로 해놨는데 장인이 아버님으로 바꾸라고 요구, 그럼 아버지는? 아버지는 그냥 아버지/가명으로도 사용/우리 신랑만 그런 게 아니구나/대한민국의 평범한 아저씨/인자명 호자피, 누구 엄마라 한다면, 마누라는 없고 애만 있는 것이 됨


싸울 때는 수신거부/밤마다 싸다니는 놈, 지워달라고 몇 년째 고수하고 있음/친정엄마도 이름 석 자/아내, 와이프, 00엄마, 찜질방에서 사기 당한 사례 있음/아예 저장도 안 돼 있음/처음엔 상처였으나, 지금은 그러려니 하고 살고 있음/하트 뽕으로 저장해야 사랑인가?/oo엄마는 oo만 있고, 당신은 없다는 말씀/남편 폰에 번호를 지웠는데 다시 등록을 안 하더라 등


참으로 다양한 표현으로, 이런 것도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내 생각과 비슷한 댓글로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저씨", "하트, 뽕으로 저장해야 사랑인가? 등이다.

학문파적 댓들로 엄중히 꾸짖는 것도 있다.

'인자명 호자피(人字名 虎字皮)'라 적었는데, 무슨 말이고 뜻인지?

혹여, "虎死遺皮 人死遺名(호사유피 인사유명)",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 뜻일까?


여러분은 폰에 남편과 아내, 아들딸과 며느리와 사위, 부모와 장인장모 그리고 형제들은 어떤 이름으로 저장해 놓았는지요?

이름 석 자도 좋고, 애칭도 다 좋지만, 사이가 좋지 않다고 너무 센 이름을 저장하는 것은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어느 댓글처럼 웬쑤, 웬수하다가 원수가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폰에 저장된 이름 때문에 너무 고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저장해 놓은 것만 해도 감사할 일입니다. ㅎㅎㅎ,,,


사람마다 너무나도 다른 호칭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