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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 울타리 경계 밖으로 나간, 저 감은 누구의 것일까/<오성과 한음 설화> 이야기, 이 주먹이 누구 주먹이오?/요즘은 CCTV 세상/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죽풍원의 행복찾기..

[행복찾기] 울타리 경계 밖으로 나간, 저 감은 누구의 것일까

<오성과 한음 설화> 이야기, 이 주먹이 누구 주먹이오?/요즘은 CCTV 세상/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밭과 도로의 경계 울타리.

감이 몇 개 달린 가지가 울타리 밖으로 나와 도로 위를 점령하고 있다.

그렇다면 저 감은 누구의 것일까.

밭에 심은 주인일까, 아니면 아무나 따 먹어도 될까.


밭 주인은 내가 심고 키웠으니 내 것이라 할 것이고.

도로를 다니는 사람은 지장이 되니 방해물을 제거해도 된다 할 테다.

양측의 주장을 들어 보면 그럴싸하게 들린다.

양측 모두 맞는 것 같기도, 틀린 것 같기도 하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조선 선조 때에도 있었다.

<오성과 한음 설화>에 나오는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하다.

오성은 그 유명한 이항복이요, 한음은 이덕형이다.


오성 집 감나무 가지가 권율의 집으로 뻗어 담장을 넘었다.

가지에 달린 감을 권율의 집에서 따 먹었다.

오성은 이에 항의하면서 권율의 방문에 주먹을 찔러 넣었다.

그러면서, "이 주먹은 누구 것이오?"라고 물었다.

권율이 "네 주먹이지, 누구 주먹이겠나"라고 말했다.

권율이 허락없이 감을 따 먹은 일을 오성이 꼼짝 못할 방법으로 추궁했다는 설화다.



함양·거창지역에는 사과와 감 농사를 많이 짓고 있다.

특히, 과수원은 물론이고 차량이 다니는 도로 주변에도 먹음직스러운 사과와 감이 주렁주렁 달렸다.

나들이 하기 좋은 가을, 이때 쯤이면 여행자들은 이런 도로를 많이 달린다.

밭 주인은 안 보이고, 지키는 사람도 없고, 많은 유혹을 느끼며 여행자는 차를 세운다.

"사람도 없는데 하나 만 따 먹어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리고는 몰래 하나 따 먹은 사과 맛에 취해 그대로 현장을 떠난 여행자.


별다른 의식 없이 며칠이 흘렀다.

사과와 감을 따 먹은 일도 까맣게 잊어버린 채로.

그런데 갑자기 날아든 호출통지서, "경찰서로 잠시 출두하시기 바랍니다"라는 글귀가 적혔다.

"이게 뭐지?", 곰곰히 생각해도 자신이 지은 일이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영문도 모른채 경찰서로 가야만 했고, 그때 관계자로부터 이 통지서의 비밀을 들었다.

이 이야기는 실제상황이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한 말이나 행동을 그 누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위 속담이 그냥 생긴 말이 아니다.

옛날 선조로부터 내려오는 삶의 지혜를 말에 담았고 지금까지 이런 말들은 진리로 통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여행자가 사과 하나 따 먹은 것을 어떻게 알았느냐?"고.

요즘은 CCTV가 곳곳에 자리를 잡은, CCTV 세상인지 모르나 보다.

그 여행자는 사과 한 개의 값보다 몇 배의 돈을 물고 합의를 거쳐 경찰서를 나설 수 있었다.

조심! 조심! 또 조심!

내것이 아니면 관심을 끊는 것이 올바른 생각이자 지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