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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 어릴 적, 어머니는 매일 같이 장독대 항아리를 닦고 정화수를 떠 놓은 후 기도를 올리셨다/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감포도량 약의왕여래불과 장독대/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 어릴 적, 어머니는 매일 같이 장독대 항아리를 닦고 정화수를 떠 놓은 후 기도를 올리셨다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감포도량 약의왕여래불과 장독대/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감포도량 약의왕여래불과 장독대.


어릴 적.

어머니는 매일 같이 장독대를 열심히 닦았다.

뚜껑만 닦는 게 아니었다.

밑바닥이야 닦으려야 닦을 수도 없지만, 그 외에 위아래와 배가 튀어나온 곳까지 닦았다.

그냥 대충 하는 것이 아니라, 정성이 듬뿍 담은 정신으로 닦았다.


정화수 한 그릇을 장독대 위에 올려놓으시던 어머니.

무슨 연유일까 궁금했다.

어머니는 두 손을 비비며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혼자서 중얼거렸다.

알 듯, 모를 듯, 하는 말은 한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물이 든 그릇을 집어 드는 어머니.

장독대 주변으로 천천히 돌면서 조금씩 흩뿌렸다.

의례를 마치고는 장독대를 나와 별일 없는 듯 하는 어머니.

어릴 적 그때, 어머니의 그 행동을 알 리 없었다.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감포도량에 가면 제법 큰 장독대가 있다.

장독대 멀리 맞은편으로는 약의왕여래부처님이 보고 계신다.

약의왕여래불은 지난 9월 13일 감포도량에서 점안식을 가졌다.

‘약의왕여래불’이란 명칭은 “어느 사찰에 가더라도 약사 역할만 하는 약사여래불만 있고, 의사 역할을 하는 불상이 없어, 의사를 상징하는 불상을 조성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관계자는 설명한다.

그러니까 약사의 ‘약’자와 의사의 ‘의’자를 따서 ‘약의왕여래불’이라는 것.


어머니는 옹기가 숨을 잘 쉴 수 있도록 매일 같이 항아리를 닦았다.

그래야 옹기에 먼지가 막히지 않고, 숨구멍으로 숨을 쉬며 장이 잘 익어 갔으리라.

장독대를 닦는 행위는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정화수를 떠 놓고 두 손을 비비는 기도 역시 집안의 무탈함을 기원하는 기도였으리라.


요양병원에 계시는 어머니.

이번 주말(16일) 어머니와 외식하는 날.

장독대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행복찾기] 어릴 적, 어머니는 매일 같이 장독대 항아리를 닦고 정화수를 떠 놓은 후 기도를 올리셨다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감포도량 약의왕여래불과 장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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