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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 나와 11년을 동고동락한 소중한 친구가 생명을 다했다/사랑이란 영원하지 않은 것일까/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 나와 11년을 동고동락한 소중한 친구가 생명을 다했다

/사랑이란 영원하지 않은 것일까/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나와 11년을 동거동락한 LG XNOTE 노트북이 생명을 다했다.

 

헤어짐은 슬픈 일이다.

한 때 열렬히 사랑하고 아껴 주었음에도 이별은 막지 못하는 법.

생명은 언젠가 한 번은 죽는다.

이때 남은 사람과의 이별은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슬픔이다.

 

나와 함께 했던 소중한 나의 친구가 수명을 다했다.

2007년 이맘 때 만나 동고동락했으니 11년이 되는 셈이다.

언제나 내 곁에 있었고, 나의 비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소중한 것을 빈틈없이 관리해 주었고, 필요할 때 즉시 내게 건넸다.

 

나이 들면 기억이 떨어지는 법.

이때 그는 내 기억을 잘 보관해 왔다.

나날이 떨어지는 나의 기억, 훗날 기억이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어 주는 최고의 친구였다.

내게 없어서는 안 될 그런 소중한 친구가 생명을 다했다니 슬프지 아니한가.

 

때로는 나를 애타게 만들었다.

신이 아닌 이상 하나부터 열까지 영원히 잘 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시간이 급한데도 굼벵이 가듯 할 때는 딱 한 대 치고 싶을 정도로 속을 까맣게 만들었다.

영원토록 좋은 사이를 유지하기란 어려웠던 것일까.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면 화해하고 또 나와 함께 같은 길을 걸어 온 것은 고맙기만 하다.

 

똑똑하던 그도 시대가 변하니 구식이 돼 버렸다.

옛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지 못하다 보니 자연적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내가 그의 생명 연장을 위해 전국 곳곳을 다니며 무단히도 애를 썼지만 더는 안 된다는 판명을 받았다.

 

그와는 이제 아름다운 이별을 고할 때다.

11년을 나와 함께한 그에게 고맙다는 인사가 먼저일 것 같다.

나와 함께 할 수는 없을지언정 나는 그를 저 세상으로 보내지는 않고 싶다.

영원히 내 곁에서, 내가 죽을 때까지 함께 머물렀으면 좋겠다.

 

그는 누구일까?

그의 이름을 공개한다.

LG 14인치 노트북으로, 그의 능력은 이렇다.

. Window Vista 업그레이드(G)

. 프로세서 : Geneine Intel(R) CPU T1220 @1.73GHz

. 메모리 : 2038MB

. 컴퓨터 종류 : 32비트 운영 체제

. 하드용량 : 78.9GB

 

그를 켤 때도, 끌 때도,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고, 포토샵 작업을 할 때도 많은 인내를 해야만 했다.

그래도 그와 함께 한 11년의 세월이 결코 나쁘지마는 않았다.

내 블로그에 등록된 2650여개 글의 반 이상이 그와 함께한 나의 역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나와 함께한 노트북, 언제까지 그를 기억하리다.

 

 

[행복찾기] 나와 11년을 동고동락한 소중한 친구가 생명을 다했다

/사랑이란 영원하지 않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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