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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문

[나의 부처님] 깨달음이란 집착을 놓는 것/ 산공스님

 

[나의 부처님] 깨달음이란 집착을 놓는 것/ 산공스님

 

 

깨달음이란 집착을 놓는 것/ 산공스님

 

수행자로부터 깨달음에 대한 확답을 듣고자 하는 것은 속세의 비루한 질문이다.

깨달음은 무엇입니까?

스님은 깨달았습니까?

수행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염치를 접고 질문이 이어진다.

막막한 항해가 필요한 물음인 줄 뻔히 알면서 몰염치가 날개를 단다.

수행자의 책무는 속인의 나태를 대리만족 시켜주는 것이라는 억지마저 부려본다.

 

깨달음이란 집착과 분별심의 끈을 놓는 것입니다. 깨달음의 대상이 따로 있고 깨달음에 이르는 절묘한 비법이 어디 있겠소.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다 깨달음이고 부처입니다. 다만 거기에 집착하지 않아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도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나니 우주가 완성되고 얻어야겠다고 생각하니 모든 것을 다 잃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무돈무수(無頓無修), 깨달음도 수행도 따로 없습니다. 나는 깨달았냐고?

저는 깨치지 못했습니다.

다만 대오(大悟)한 것은 아니지만 정과 사는 구별할 줄 압니다.

사는 유무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나와 너를 나누고 부처와 중생이 따로 있다고 여기는 순간부터 집착이 생기고 이기심이 앞장을 섭니다.

 

라는 실체가 없다고 생각하면 나를 미워하고 불이익을 주는 너에 대하여 증오 대신 자비와 연민이 생깁니다.

남녀 간에 흔히 일어나는 사랑과 증오의 감정도 같은 것이 아닙니까.

나를 버리고 상대를 위하는 마음이 간절하면 사랑이요, 나를 창처럼 치켜세워 상대를 찌르려 하는 것이 증오지요.

 

수행의 목적은 착각을 없애는 것입니다.

깨칠 게 있다, 얻을 것이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불성이 따로 있다는 것은 머리 위에 머리를 얹는 행위지요

 

[나의 부처님]깨달음이란 집착을 놓는 것/ 산공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