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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풍의 시

[행복찾기] 쓸쓸함에 젖어 있는 부처님의 천안(千顔) , 가을을 보내며.../죽풍의 시/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 쓸쓸함에 젖어 있는 부처님의 천안(千顔) , 가을을 보내며...

/죽풍의 시/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함양 용추사 가는 길.

 

추연(惆然)

 

원력을 다한 나무이파리

가만히 놔두어도

며칠이면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도 남을 텐데

바람은

그를 내버려 두지를 않는다

기어코 힘을 과시하고야 마는 심술이다

 

남녀가 한 방향이다

팔짱을 끼었다가 풀고 또 끼고

넉넉하고 자유로운

걸음걸음이 행복에 닿아 있다

어디로 가는 걸까

 

죽음의 바다에 내던져진 생명

무섭고 두렵고 공포로 가득하다

외롭고도 그립다

목숨은 멸하고 다시 나타나는 윤회

세상을 돌고 도는

회전목마를 탄 삶인 것을

 

가을을 넉넉히도 품은 용추사

만물의 영혼은 긴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시작도 끝도 둘이 아니요

나고 사라짐도 하나인 것을

불상 앞에 엎어진 채

살며시 고개 들어 부처님 얼굴을 보니

천안(千顔)은 쓸쓸함에 젖은 채다

 

<죽풍>

 

주) 추연 : 처량하고 슬프다

 

 

 

 

 

[행복찾기] 쓸쓸함에 젖어 있는 부처님의 천안(千顔) , 가을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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