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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은빛 바다에서 느끼는 짜릿한 손맛, 은빛 감성돔의 매력


거제도 어구정보화마을 전마선 낚시대회를 다녀와서

  
▲ 은빛 감성돔 다어상 1위를 기록한 15.44킬로그램의 감성돔. 마리수로는 약 80여 마리.
감성돔

추수가 끝난 논은 휑하니 텅 비어 있다. 나락을 털은 짚단은 하얀 곤포로 만들어 논바닥에 누워있다. 작은 도랑 옆, 나불거리는 억새는 햇살을 받아 빤짝거리며 너울거린다. 온 산은 단풍으로 물들어 있다.  

중부지방과는 달리 남부지방, 그 중에서도, 최남단 거제도는 이제 붉게, 노랗게, 물들어 가고 있다. 길가 가로수는 잎을 떨어뜨리고, 겨울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11월 6일, 거제도 둔덕면에 있는 어구마을로 향하는 길 옆 풍경이다. 

  
▲ 은빛바다 가을햇살을 받은 어구마을 앞바다는 은빛물결이 춤춘다. 어구마을은 풍부한 플랑크톤으로 감성돔이 살기 좋은 최적의 바다다.
은빛물결

햇살에 빤짝이는 건 들녘의 억새뿐만이 아니다. 바다에도 가을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게 있다. 은빛 바다 물결과 어구마을 바닷속에 살고 있는 감성돔이 그것. 잔잔한 바다는 호수 같아 보인다. 이 바다는 굴과 멍게를 키워내는 어머니 같은 존재다. 그 바다 위에 전마선(큰 배와 육지 또는 배와 배 사이의 연락을 맡아 하는 작은 배)이 널려있다. 어구정보화마을에서 올해로 다섯 번째 여는 전마선낚시대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 어구마을 앞 바다는 풍부한 플랑크톤으로 이 계절에는 감성돔 세상이다. 

  
▲ 감성돔 어구정보화마을전마선낚시대회에서 감성돔을 낚아 올리는 조사
어구정보화마을

작은 배를 타고 낚시 대회가 열리는 바다로 나갔다. 흰 물살이 포말을 일으킨다. 바닷가에서 태어났지만, 바다가 좋다. 어떤 사람은 비릿한 갯냄새가 싫다 하지만, 나는 이런 바다 냄새가 좋다. 가을바람은 해풍으로 얼굴에 와 닿는다. 소금기를 품은 바람은 코끝을 진하게 자극한다. 아침 일찍 시작한 대회는 낚시꾼들의 경연무대. 연방 낚아 올려지는 감성돔. 은빛에 검은 줄무늬가 선명한 감성돔은 가을빛을 받아 더욱 빤짝거린다. 날카로운 지느러미는 살려고 발버둥치는 듯 잔뜩 날을 새운다. 날선 지느러미는 감성돔의 매력이다. 꾼들의 얼굴에는 기쁨과 환희로 가득 차다. 같이 낚시하는 옆 사람도 부러운 듯 쳐다보지만, 자신도 곧바로 낚아 올리며 환호한다. 

  
▲ 감성돔 전마선낚시대회에서 낚아 올린 감성돔을 보여 주고 있다.
감성돔

이날 낚시대회는 전마선 1척에 2명씩 조를 이뤄 51척 102명이 나섰다. 오전 여섯 시부터 오후 두 시까지가 공식대회 시간. 이 시간 중 낚은 고기를 대상으로 시상을 한다. 주어종상, 다어상, 자연보호상, 그리고 가족상 등 푸짐한 상품도 달려있다. 푸짐한 상품이래야 기껏 낚시도구 몇 종이지만. 

  
▲ 전마선낚시대회 어구정보화마을전마선 낚시대회 모습
전마선

점심 때를 훌쩍 넘긴 오후 두 시 반, 마을에서 울리는 징소리와 함께 대회 마감을 알린다. 징소리는 가을바람을 타고 낚시에 몰두한 꾼들의 마음을 재촉한다. 한 마리라도 더 낚아 보겠다는 꾼들에게는 좋은 소리는 아닐 게다. 

  
▲ 주어종상1위 주어종상 1위를 기록한 30.9센티미터의 감성돔
감성돔

  
▲ 잡어1위상 4.34킬로그램의 잡어상 1위
잡어

방파제 입구에는 계측기가 준비돼 있고 검수요원들이 검수를 하고 있다. 도착하는 순서대로 계측을 하자, 많은 구경꾼들이 모여 혼잡하다. 모두 호기심 가득, 관심 폭발이다. 낚은 고기를 담은 살림망 안에 있는 고기를 털어내자 탄성을 쏟아낸다. 주어종상으로 분류될 만한 감성돔은 길이를 재고 기록한다. 삼십여 분,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낚은 고기 계측이 끝났다. 일부 꾼들은 시상을 포기하고, 한 마리라도 더 낚을 요량으로 바다에 남아있다. 

이날 낚시대회에서, 제일 큰 감성돔을 낚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주어종상 1위에는, 30.9㎝를 낚은 최창용(부산), 최창균(통영) 팀이고, 2위에는 29.2㎝를 낚은 김성근(거제)씨 혼자가 차지했다.  

낚은 감성돔의 총 무게를 다어상 1위에는 창원에서 온 전상우, 김호현 팀의 14.44㎏이고, 2위에는 역시 창원에서 온 강철석, 조철래 팀이 5.92㎏를 기록했다. 감성돔을 제외한 잡어의 총 무게를 다는 잡어상 1위에는 거창에서 온 문병열, 권의권 팀의 4.34㎏이고, 2위에는 창원의 강철석, 조철래 팀이 4.30㎏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자연보호상에는 거창군 서변정보화마을(위원장 이일도), 가족상에는 아이와 함께한 창원에서 온 이지남씨가 수상했다.

 

  
▲ 자연보호상 이일도 거창군서변정보화마을위원장이 이날 낚시대회에 참가하여, 박성제 어구정보화마을 위원장으로부터 자연보호상을 받으며, 활짝 웃고 있다.
서변정보화마을

이날 가장 주목 받은 꾼은 다어상 1위를 차지한 전상우, 김호현 팀. 총 14.44㎏의 감성돔을 낚았으며, 20~28㎝ 크기 80여 마리를 낚아 올리면서 짜릿한 손맛을 봤기 때문. 소감을 묻자, 

"처가가 여기 어구마을입니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낚시하러 오는데, 오늘은 다른 날과 달리 정말 행운이 따른 것 같습니다. 둔덕면 어구마을 앞 바다는, 중간치 이상 감성돔이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춘 풍부한 바답니다. 대어 위주로 낚는 갯바위 낚시보다, 마리수를 기대하는 꾼이라면, 어구마을 전마선 낚시를 권해 봅니다. 짜릿한 손맛을 보려면, 지금부터 내년 2~3월까지가 최고 좋은 때입니다." 

  
어구정보화마을 전마선 낚시대회 모습
어구정보화마을

어구정보화마을(위원장 박성제)은 2006년 2월 정부의 정보화마을 조성사업 시책에 의해 조성됐다. 가구별로 컴퓨터를 보급하고, 마을정보센터를 만들어 농어촌 지역에 정보화시대를 열겠다는 취지. 홈페이지를 구축하여 농어촌에서 생산하는 특산품을 인터넷을 통하여 판매함으로서, 농가소득 증대에도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 어구마을 2006년 2월 어구정보화마을로 지정되고, 이후 전국 정보화마을 운영평가에서, 2007년 장려, 2008년 최우수마을로 선정된 바 있다.
어구정보화마을

어구마을 특산품으로는 새우, 멸치, 갈치, 까나리 등 액젓 류, 굴, 멍게, 알로에 등이 있다. 체험상품으로는 연중 이용 가능한 전마선 낚시와 매년 1~2월경 한 차례 열리는 바지락 캐기가 인기 있다. 해상콘도는 10명이 정원으로, 낚시를 하며 하루 밤을 바다 위에서 즐기는 것으로 이 마을 최고 인기 있는 상품이다. 

마을부녀회 35명, 마을어촌계 28명이 참여하는 어구마을은 전국 정보화마을을 대상으로 한 운영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리며, 전국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2007년 전국 304개 대상마을 중 장려상, 2008년 328개 마을 중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5천만 원의 정부 시상금은 정보화마을 조성에 큰 힘이 되고 있다. 

2010년 11월 현재, 전국 363개 마을이 정보화마을로 육성돼 자기 고장을 알리고 있으며, 경남에서도 29개 마을이 정보화마을로 지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