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둘레길 산동~방광 구간을 걷다가 산속에서 강태공을 만났다.
산속에서 낚시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었기 때문에 적잖게 놀란 것이다.
낚시터는 천은천으로, 구례 천은사 아래 천은저수지에서 흘러내리는 작은 하천이다.

하천을 건너는 시멘트 포장 길 아래로 수로가 뚫혀 있고, 물이 고여 있는 곳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강태공이다.
고기를 얼마나 낚았는지 말을 건네도, 말을 못들었는지, 낚시에 열중이었는지, 대답이 없다.
가까이 다가가 물으니, 살림망을 보여주는데, 열 마리쯤은 돼 보인다.

"이게 무슨 물고기예요?"
"피라미입니다."
"와~~~ 피라미치고는 월척이네요. 엄청 큽니다."
"씨알이 굵은 피라미가 가끔 낚이곤 합니다."

하천에 고인 웅덩이는 제법 커 보이고, 물도 맑아 보인다.
봄 날씨치고는 뜨거울 정도로 햇볕이 내리쬐는데도, 강태공은 낚시에 여념이 없다.
창 있는 모자에 수건을 둘러쓰고 낚시하는 모습을 보니 오로지 진지함에 빠져 있는 듯하다.

강태공은 본명이 여상으로 실존 인물이다.
주나라를 건국한 일등 공신이자, 대기 만성형의 상징적인 사람으로, 70이 넘도록 위수에서 곧은 낚시를 하면서 때를 기다린 일화로 유명한 인물이다.
현재 강태공의 의미는 '낚시꾼' 또는 '때를 기다리며 유유자적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강태공은 태공망(太公望), 여상(呂尙), 강자아(姜子牙) 등과 같이 같은 말로 쓰이기도 한다.
강태공과 관련한 고사성어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태공조어 이수삼촌 太公釣魚 離水三寸) : 강태공이 물 위 3치 높이에서 곧은 낚시를 했다는 뜻으로, 고집이 세거나 겉치레에 연연하지 않고 때를 기다림.
● 복수불반( (覆水不返) : 엎질러진 물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뜻으로, 강태공이 자신을 떠난 아내를 다시 받아주지 않은 일화에서 유래. <출처 : 구글 AI 답변>

한 해 두 해, 나이 들어가니 인생 뭐 별거 있나 싶다.
돈 자랑, 자식 자랑, 벼슬 자랑, 고급 아파트 자랑, 고급 자동차 자랑, 또 뭐가 있을까, 다 부질없는 자랑 질이다.
그렇게 자랑 질 하면서도 진즉 타인을 위해 베푸는 일은 드물고 인색하다.

언제까지 얼굴 잘났다고, 언제까지 몸매 탄탄하고, 언제까지 주름살 없이 살 것이고, 언제까지 젊어 있을 것이라, 착각하는 부류도 많다.
타인에게 베풀지 않으면서 자랑 질 하는 사람도 넘쳐나는 현실이다.
하지만, 속된 말로 옛날에 한 가닥 안 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럼에도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는 법.

나이가 들어갈수록 가진 것 내려놓고 매사에 나대지 말고 자제하며 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말이지.
지리산둘레길을 걸으며 인생 후반부에 많은 공부를 하고 있는 지금이다.
나도 저 강태공처럼 산속에서 유유자적하게 낚시나 즐기며 살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어쩌랴!
낚시를 하지 못하는 이유가 따로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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