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풍의 시
[행복찾기] 나는 이름 없는 바람이고 싶어라/죽풍의 시, 무명풍(無名風)/산들바람, 남실바람, 꽃바람, 마파람/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죽풍
2018. 3. 19. 00:00
[행복찾기] 나는 이름 없는 바람이고 싶어라
/죽풍의 시, 무명풍(無名風)/산들바람, 남실바람, 꽃바람, 마파람/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바람이 부는지, 안 부는지. 함양읍내 로터리 풍경.
이름 없는 바람(無名風)
나는 바람이었으면
몰래 다가가 사모하는 이를 놀라도록 해 주고 싶다
튕기던 여인도 깜짝 놀라 나를 안아줄지도 모를 일
나는 바람처럼 살고 싶다.
따스한 봄날
아지랑이 피어 날 때
곁에 서서 부드럽게 솔솔 불어
덩실덩실 춤추는 그 바람이고 싶다
비구름을 가득 안고
목마른 땅이 울부짖는 곳으로 날아 가
비를 뿌리게 하여
환한 웃음을 머금은 그 얼굴을 보고 싶다
하늘 높고 푸르른 가을날
홀씨와 한 몸으로 날고 싶다
북녘 땅 황무지에 살포시 내려 앉아
영원토록 기름진 땅을 만들게 하고 싶다
이쪽은 산들바람 저쪽은 남실바람
여기는 꽃바람 저기는 마파람
제 자랑에 빠져 제 멋대로 생긴 바람
나는 그냥 이름 없는 바람이고 싶다
<죽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