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찾기] 기계로 밭가는 농부, 옛 시절 충직한 소를 모는 농부의 모습이 떠오른다

/팔려가지 않으려고 온몸으로 저항하는 소의 눈물/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아침 일찍 농부는 기계로 밭을 갈고 있다.


충직한 소와 농부.

며칠 째 이어지는 농사일에 피곤도 하련만, 충직한 소는 오늘도 꾀병을 부리지 않는다.

주인이 고삐를 모는 대로 들판으로 나간다.

논바닥에 고인 물에 빠져 발을 빼서 앞으로 내딛기도 힘든데도, 내색 없이 앞만 보면 나아간다.

소의 숨소리와 하얀 콧물을 흘리는 것을 보면 힘듦이 역력하다.

이런 소를 보는 농부의 마음은 아프지만, 어쩔 수 없는 농촌의 현실이다.

농기계가 나오기 전 농촌의 풍경이다.

하지만, 아직도 충직한 소와 누렁소를 아끼는 농부의 밭가는 모습은 산골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장면은 몇 년 후, 몇 십 년 후면 영원히 사라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침 운동 길에 만난 밭가는 농부.

농부의 앞에 소 대신 기계가 앞장을 선다.

농부를 이끄는 소는 묵묵히 소리 없이 앞으로 나아가지만, 기계는 불만 섞인 소리로 탱탱 거린다.

소보다는 힘이 세 헛발질도 하지 않고 앞으로 잘도 간다.

힘도 들지 않는 모양이다.

농부는 힘들게 조절하는 소 쟁기보다는, 손잡이와 장치로 기계를 손쉽게 다룬다.

저 멀리 밭 끝까지 갔다 돌아오는데 잠시 동안이다.

소로 반나절이 걸리던 밭갈이는, 아침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기계는 일을 마쳐버렸다.

농부는 소를 모는 것보다 편리한 게 사실이다.

참 좋은 세상이라고 해야 하나, 편리한 세상이라고 해야 하나?


세월은 문명을 바꿔 놓는다.

먹고 살기 힘든 시절, 소와 농부는 한 몸이 돼 서로를 필요로 하며 목숨을 이어왔다.

소는 농부를 위하고, 농부는 소의 아픔을 온몸으로 감수하면서.

이제는 옛 정겨운 풍경을 보기도 어려운 시절이다.

힘들고 아픈 시절이 그리워지는 모양이다.


문득, 옛 시절 기억이 떠오른다.

집에서 키우던 큰 소를 팔려고 소장수를 불렀는데, 소장수를 본 소가 팔려가지 않으려고 앞발을 버티면서 온몸으로 저항했다.

이를 본 아버지는 끝내 소를 팔 수 없었다.

그때 안도감을 느꼈는지 소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양쪽 눈에서 흘리는 소의 눈물을 보자, 나도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기계로 밭가는 농부를 보면서 드는 옛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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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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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ubleprice.tistory.com BlogIcon 버블프라이스 2017.06.16 02: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충직한 소와 농부 에피소드 잘 읽었습니다.
    왠지 공감이 가는 글 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소를 이용했지만 이제는 기계화 되면서 사람 인력도 줄어들고 대신 장비들을 농사에 투입하는 것을 보면 기술이 발달된 것을 새삼 느낍니다. 아직도 북한에는 기계로 농사를 짓지 않고 많은 인력을 동원한다고 하더라고요..

  2.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6.16 08: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은 대부분 기계로 하는것 같네요
    기계가 아니면 이제 농사를 못 지을듯 합니다

  3. Favicon of http://gdlsg.tistory.com BlogIcon 도생 2017.06.16 2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보만리' 우직하면서도 끊기있게 일을 하는 소를 빗댄 사장성어가 생각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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