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열리는 '대금산진달래축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이면서도 우리 민족의 정과 한을 상징하는 진달래. '사랑의 희열'이라는 꽃말을 가진 진달래는 3월 말에서 4월 초까지 전국의 웬만한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나라의 토종 꽃이기도 하다. 아주 척박한 땅에서도 추운 겨울을 이겨내며, 붉게 물들인 모습으로 꽃을 피우는 그 생명력은 잦은 외침 속에서도 연연히 이어오는 우리민족의 혼을 그대로 닮지 않았을까?

연분홍빛 꽃살은 갓난아이 볼처럼 한없이 연약해 보이지만, 특유의 달콤한 향기는 방금 머리 감은 여인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내음과 같아서, 산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여자를 처음 알게 되었던 청춘의 그 시절, 한적한 길을 거닐며 손을 잡았던 그때, 가슴 떨리며 흥분되었던 그 마음이 연분홍빛 진달래 꽃잎 색깔과 똑같다는 생각이다.

▲ 지난해 4월 18일 촬영한 대금산 정상부근에 핀 진달래, 태풍과 혹한으로 산 전체를 물들이지 못했다. 앞으로 보이는 섬은 이수도
진달래는 창꽃 또는 참꽃이라고 부른다. 이 말은 좋은 꽃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개꽃이라 불리는 철쭉과는 달리 먹을 수 있는 꽃으로서, 화전을 부쳐 먹기도 하고, 두견주라 하여 술을 담가 마시기도 한다. 진달래로 담은 술은 독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날, 따뜻한 햇살에 진달래꽃 파전 안주로 진달래 술 한 잔 마시면, 넉넉 장골도 쓰러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진달래가 독하다는 뜻일까?

▲ 갓난아이 볼처럼 연약해 보이는 연분홍빛 진달래 꽃 살과 먹음직스러운 화전
거제도에는 열 개가 넘는 명산이 있다. 최고봉인 가라산(585m), 계룡산(566m), 노자산(565m), 옥녀봉(554.7m), 앵산(507.4m), 산방산(507.2m), 선자산(507m), 북병산(465.4m), 국사봉(464m), 대금산(437.5m), 그리고 망산(397m) 등이 있다.

▲ 대금산 정상에서 바라본 외포항
산의 높이가 대부분 4~5백 미터 내외로서, 내륙지방의 높은 산과 비교할 수는 없으나, 산 중턱부터 산행 시점이 시작되는 내륙지방의 유명산과는 달리, 거의 해면 높이의 시점에서 시작되는 거제도의 산을 그리 만만찮게 볼 일은 아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거제도의 산이 등산객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는 정상을 올라갈수록 사면이 확 트인 푸른 바다와 오밀조밀한 섬을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임과 동시에 자랑이 아닐 수 없다.

▲ 대금산 정상에서 바라본 진해만
대금산에서 4년 만에 진달래축제가 열린다. 지난 2002년 여름, 거제도 전역을 강타한 태풍 '셀마'가 무서운 위력으로 사람들에게 크나 큰 재앙을 안기면서, 자연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바닷물의 염분이 태풍에 날려 진달래 군락을 이루고 있는 대금산을 휩쓸었고, 이로 인하여 지난 3년간 낮은 개화율로 진달래축제를 열지 못했다.

그동안 시와 인근 주민들이 온갖 정성을 들여 진달래 군락지를 가꾼 노력으로, 예전의 수준으로 꽃을 피울 수 있었으며, 올해 4년 만에 주민과 행정이 한몸이 되어 성공적인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 2002년 진달래축제 모습
축제가 열리는 대금산은 산 들머리부터 40분 정도면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으로, 어린이나 노약자도 쉽게 오를 수 있어 가족 단위의 여행객이 많이 올 것을 기대하면서, 산 중턱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각종 행사가 여행객을 맞이할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행사로는 진달래백일장, 사생대회, 보물찾기, 진달래사랑 이름표달기, 키다리 코믹 매직 풍선쇼, 김소월의 ‘진달래꽃’ 시낭송대회, 골든벨, 댄스공연, 무용단공연, 페이스페인팅, 요술풍선만들기 등이 있고, 어른과 아이가 함께하는 행사로는 우리소리 한마당, 삼도장구가락, 대금산등반코스 통과하기, 진달래가요제, 락키즈와 함께하는 월드컵선전기원한마당 등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 2002년 봄, 대금산 중턱 특설무대에서 열린 축제 모습
이 밖에 부대행사로서 길놀이한마당, 민속연날리기, 패러글라이딩시범, 디카사진전 등이 있으며, 거제도의 특산품을 판매하는 직판장 운영과 향토음식점도 운영할 계획이다. 행사 후에는 자연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의미로 모든 참가자가 함께 하는 그린캠페인도 예정되어 있어 거제도의 자연사랑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대금산 밑에 자리하고 있는 명상마을회관, 화전을 부치는 두 여인
거제도에는 이 밖에도 진달래꽃을 많이 볼 수 있다. 기암괴석과 진달래꽃이 조화를 이루는 산방산(507.2m)은 3월 말경이면 정상 부근이 붉은색으로 물든다. 면단위의 참꽃 축제를 개최하여 조촐한 행사를 벌인다. 또한, 6·25 한국동란의 가슴 아픈 흔적을 지금도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통신대가 있는 계룡산(566m)은 선자산(507m)까지 이어지는 주능선 코스에도 만개한 모습으로 등산객을 유혹하고 있다.

▲ 진달래꽃, 두견새 우는 소리에 진달래 꽃잎이 한 송이 두 송이 떨어졌을까?
두견화라고 불리는 진달래는 애달픈 전설을 간직한 꽃이라고 한다. 중국 촉나라 임금 망제(이름은 두우)는 위나라에 패한 후 복권을 꿈꾸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자 억울한 혼을 위로하는 넋이 두견새가 되었다고 한다. 한 맺힌 두견새는 밤낮으로 '귀촉'(고향 '촉'으로 가고 싶다는 뜻) 하면서 슬피 울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죽은 망제의 혼이 환생한 두견새는 피를 토하며 울고, 토한 피를 다시 삼켜 목을 적셨다고 하며, 한맺힌 피는 땅에 떨어져 진달래 뿌리에 스며들고, 꽃잎에 떨어져 붉게 물들었다고 한다. 두견새는 봄이 오면 슬프게 울어 대는데, 야산에 핀 붉게 물든 진달래만 보면 더욱 슬피 운다고 하며, 한 번 우는 소리에 꽃잎 한 송이가 떨어진다고 한다.

고등학교 다닐 적, 예비고사(지금은 수능시험)를 준비하면서 달달 외우고, 시상의 세계에 깊이 빠졌던 김소월의 '진달래 꽃'을 읊어 보면서 이 봄에 진달래 활짝 핀 대금산으로 <오마이뉴스> 애독자 여러분을 초대 합니다.

▲ 4월 8일 열리는 제10회 대금산진달래축제 초대장. 오마이뉴스 애독자 여러분을 이 초대장으로서 대신합니다. 많이 와 주시기 바랍니다.


진달래 꽃
- 김소월, 개벽(1922)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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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dudco 2015.09.05 03: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들렀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