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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할머니의 대화가 궁금한 5일장에서 만난 사람들/ 세상사는 이야기/ 이래서 삶이 아름답지 않을까요?


[포토에세이] 할머니의 대화가 궁금한 5일장에서 만난 사람들/ 세상사는 이야기

/ 이래서 삶이 아름답지 않을까요



농촌에 살다보니 사람구경도 하고, 필요한 물품도 구입하기 위해 5일장에 들릅니다.

5일장은 지역마다 다르게 열립니다.

함양군 주변으로 5일장이 열리는 날짜를 알아봅니다.(날짜의 뒷자리 수)


1일과 6일은 거창읍

2일과 7일은 함양읍

3일과 8일은 남원시 인월면

4일과 9일은 함양군 서상면

5일과 0일은 함양군 안의면


5일장에서 만난 풍경입니다.


두 할머니가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물건을 파는 주인으로 보이는 듯한, 할머니는 두 손까지 허공을 휘저으면서 뭔가 열심히 말을 하고 있습니다.

맞은편에 앉은 할머니는 한 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로 경청하고 있습니다.


두 분은 무슨 중요한 얘기를 나누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속 썩이는 영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까요?

세상 일이 잘 풀린 손자 자랑을 늘어놓는 것일까요?

건강도 좋지 않은데 자식 며느리가 한 번 찾아오지 않는 서러움에 대한 원망일까요?

아픈 허리 약 값 장만하려고 얼마라도 벌어야 하는 이 신세를 탓하는 것일까요?


대화의 주제가 어떤들 어떻습니까?

80초반의 나이에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저 몸 건강하게 살다 가는 것이 제일 행복이 아닌가 싶습니다.

할머니가 내 놓고 파는 물건은 종류가 그리 많지도 않습니다.

굳이 사지 않아도 되는 당근 한 묶음을 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 정도로 보이는, 나이 든 할머니가 추우 겨울 고생하는 모습이 안쓰러웠기 때문이고, 사진 한 장 찍으려니 그냥은 미안하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 발길이 무겁게만 느껴지는 5일장 구경이었습니다.


"할머니! 우짜든가 추운 날씨 감기 조심하시고, 너무 무리하지 않으면서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 또 들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