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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이야기

[최순실 청문회] 국민의 당 김경진 의원, 김기춘 증인 당신께서는 죽어서 천당가기는 쉽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최순실 청문회] 국민의 당 김경진 의원, 김기춘 증인 당신께서는 죽어서 천당가기는 쉽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12월 7일 열린 청문회에서 국민의 당 김경진 의원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간 문답 내용입니다.


김경진 : 김경진 의원입니다. 김기춘 증인께 여쭙겠습니다. 증인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재직하셨죠.

김기춘 : 네

김경진 : 증인 재직시절에 민정수석이 누구누구 누구였습니까?

김기춘 : 에, 처음에 홍경식 수석이었고, 다음에 김영한 수석, 그리고 나올 무렵에 우병우 수석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김경진 : 곽상도 수석도 있지 않았습니까?

김기춘 :  곽상도 수석은 제가 실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계셨습니다.

김경진 : 알겠습니다. 김영한 비망록 얘기 최근 언론에서 많이 접하셨죠?

김기춘 : 네. 뭐, 일부 보도를 봤습니다.

김경진 : 예. 그 비망록에 사진 찍힌 화면들이 여러 언론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 김영한 비망록이 김영한 민정수석이 작성 안한 것이라고 혹시 생각하십니까?

김기춘 : 저는 그 비망록을 직접 본 일이 없고요. 그래서 그게 뭐, 누가 작성했는지 안했는지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알 수가 없습니다.

김경진 : 알겠습니다. 언론을 위해서 이 얘기는 드리겠습니다. 김영한 민정수석의 필적과 그 비망록의 필적을 대조해 보면 누가 작성했는지는 바로 몇 시간 내로 파악이 된다는 얘기를 참고로 드리겠습니다. 화면을 좀 띄워 주십시오. 저기 10월 27일자 화면입니다. 세월호 시신인양 부분. 그 다음 페이지. 기자 분들, 조금만 고개를 숙여 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 김기춘 실장님, 김기춘 증인. 에. 저기 보면 맨 왼쪽 끝에 한자로 '장'이라고 돼 있고 동글배기 표시가 있습니다. 보이십니까?

김기춘 : 네

김경진 : 저게 비서실장이 지시한 것은 '장'이라고 표시하고 동글 배기가 쳐져 있고, 대통령의 지시를 민정수석이 적은 것은 '령'이라고 하고 동글 배기가 쳐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저 부분은 당시 비서질장인 김기춘 증인의 지시를 김영한 민정수석이 받아 적은 부분입니다. 그런데,  10월 24일, 2014년 10월 27일자입니다.  세월호 인양,  시신인양 X, 정부 책임 부담, 이렇게 돼 있습니다. 자, 저 의미가 무엇일까요.

김기춘 : 이, 의원님. 이, 비망록이라는 것은 이제 우리 실장이 주재하는 수석회의라는 것이 있는데, 비망록이나 뭐 저런 메모를 하는 분도 있고, 안하는 분도 있고...

김경진 : 저 의미가 무엇이겠습니까?

김기춘 : 그, 그 의미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이걸 저, 우리 회의는 일방적으로...

김경진 : 모르시겠습니까?

김기춘 : 실장이 지시하는 것이 아니고...

김경진 : 역사 앞에서 똑똑하십시오.(목소리 높아짐)

김기춘 : 여러가지 현안에 대해서 이렇게 논의하고 소통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실장이 얘기하는 경우도 있고, 자기 생각은 있다고 그렇습니다.

김경진 : 시신인양 안 된다. 시신인양을 했을 경우에는 정부 책임과 부담으로 돌아온다, 라는 얘기를 당시 김기춘 비서실장 증인께서 했고, 그 내용을 김영한 민정수석이 받아 적은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김기춘 : 저는 그렇게 얘기 한 일이 없습니다. 

김경진 : 없습니까?

김기춘 : 네. 그렇게 얘기한 일이 없습니다. 네. 그, 회의를 하다보면 이... 장부를 저 노트를 작성할 때 작성하는 사람의 주관적인 생각도 가미되어 있으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김경진 : 제가 웬만해서는 거친 얘기는 안하는 사람입니다마는, 김기춘 증인 당신께서는 죽어서 천당가기는 쉽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반성 많이 하십시오.

김기춘 : 죄송합니다.

김경진 : 대한민국의 어린 아이들이 수장이 돼서 뱃속에 차가운 시신으로 있는데, 시신을 인양하면 안된다, 시신을 인양하는 것이 정부에 부담이 가중이 된다, 그래서 세월호 인양 최대한 늦춰야 된다, 이런 말이 대한민국 비서실장으로서 어떻게 할 수 있는 얘깁니까?

김기춘 : 저는 그런 생각을 가진 일도 없고 그렇게 지시한 일도 없습니다. 

김경진 : (목소리 높아지면서) 그러면 비서실장이 하지도 않은 얘기를 비서실장이 한 것 처럼 기재한 그런 민정수석을 당신은 비호하고 그 사람과 당신은 일을 같이 했다는 얘깁니까?

김기춘 : 그 내용은 알지 못합니다만, 그 당시 해수부장관하고 인양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일은 긴밀하게 의논한 일이 있습니다. 저도 자식이 지금 죽어 있는 상탠데, 왜 그 시신인양을 하지 말라 하라 하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의원님.

김경진 : 제가 지금부터 1분 47초를 드릴 테니까, 하느님 앞에서 국민 앞에 1분 47초 동안 얘기를 해 보십시오. 

김성태 위원장 : 김기춘 증인께서 하시고 싶은 말씀 다 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기춘 : 저는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을 못해 가지고 오늘날 이런 사태가 된데 대해서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의원님과 국민께 사죄드립니다. 그러나 지금 질문하신 것은 제가 그렇게 지시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 지시는 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성태 위원장 : 방송 중계 관계로 우리 김경진 의원께서 이 소중한 심문조사 시간을 이렇게 보내니 김기춘 증인께 진솔한 답변을 구하기 위해서 양보했습니다. 추가로 하실 더 말씀 있으면 하십시오. 

김기춘 : 거듭, 거듭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김성태 위원장 : 네. 좋습니다. 그럼 김경진 의원 수고하셨습니다.


지난 반세기 권력의 중심에 섰던 김기춘.


1960년 10월 제12회 고등고시 합격을 시작으로 출세 가도를 달렸던 김기춘.

1974년 9월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 부장, 1980년 대검찰청 특수부1과 과장, 1985년 대구지방검찰청 검사장, 1987년 6월~1988년 12월 제12대 법무연수원 원장, 1988년12월~1990년 12월 제22대 대검찰청 검찰총장, 1991년 5월~1992년 10월 제40대 법무부 장관, 1996년부터 2008년까지 15대·16대·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지역구 거제시),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재직했던 김기춘.

대통령 자리를 빼고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화려한 정부 요직을 거쳤던 인물이 있었을까 싶다.

그런 김기춘이 7일,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국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그리고 국민의 당 김경진 의원과 일문일답은 전국에 생중계로 통해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알려졌다.


권불십년이요, 화무십일홍이라 했던가.

권력을 잡았던 그때, 세상을 흔들었던 그 당당한 기세는 볼 수 없었다.

꼿꼿한 자세는 유지했건만, 주눅든 그 모습은 초라하다.

한편으로 불쌍하고 측은스럽기도 하다.

사람마다 보는 시각은 각기 다르겠지만, 지난 세월 권력의 칼을 잡고 휘둘렀던 공안통치, 비민주적인 행태 등 일일이 열거하고 싶지도 않다.

이제, 80을 앞둔 그.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는 그의 말처럼, 이제 단 한 순간, 단 한 번만이라도,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참회하기를 바란다.

역사는 진실을 기록하고, 무엇보다 이 땅에 민주주의만큼 소중한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다.

같은 동향인으로서, 이 글을 쓰는 사람도 마음이 편치마는 않은 심정이이라는 것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