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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일기

[농사일기] 자동차의 화려한(?) 변신, 사람이 타면 승용차요 짐을 실으면 짐차/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겨울에 입으면 동복이요, 여름에 입으면 하복이지요


[농사일기] 자동차의 화려한(?) 변신, 사람이 타면 승용차요 짐을 실으면 짐차

/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겨울에 입으면 동복이요, 여름에 입으면 하복이지요


농사일을 시작한 이후 짐차(트럭)로 변한 승용차.


죽풍원을 짓고 난 후 남은 땅 150평.

농사짓는 땅이라 하기엔 좀 작은 면적이고, 텃밭이라고 하기에는 좀 큰 규모의 밭뙈기.

올 봄 처음으로 농사일을 시작하였습니다.

그저 작물 씨앗이 생기는 대로 무작정 밭에 뿌려 키워 볼 생각인데 잘 될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이웃으로부터 농사짓는 비법(?)도 전수 받아 해 보지만 쉽지마는 않습니다.

남들이 하는 것은 쉽게 보이는데, 실제로 해 보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농사는 땅이 크든 작든, 도구와 장비를 갖추는 것은 기본입니다.

괭이, 삽, 호미, 낫, 곡괭이, 톱 등을 비롯하여 갈고리, 소쿠리 등 도구도 다양합니다.

장비 측에 드는 것으로는 예취기, 관리기를 비롯하여 경운기, 트랙터 등 고가의 장비가 많습니다.

비료나 거름을 비롯하여 수확한 작물을 운반하려면 소형 트럭도 필요합니다.

몇 십 평 정도의 텃밭이야 삽으로 땅을 파고 흙 고르는 장비로 터를 골라 농사를 지을 수 있지만, 규모가 조금 크면 괭이나 삽으로 농사를 짓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승용차로 퇴비 50포를 날랐습니다.


퇴비를 운반하는데도 장난이 아닙니다.

집에서 5킬로미터 떨어진 마을까지 승용차로 4회로 나누어 날랐습니다.

냄새나는 가축용 퇴비를 트렁크와 뒷좌석에 실으니 승용차는 곧 트럭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요 앞전에는 이웃농가에서 채취한 두릅나무를 싣고 나른 적도 있습니다.

150평 농사지으려고 트럭을 구입할 수는 없는 일이고, 승용차는 이제 트럭용으로도 사용해야 할 처지가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 선배가 기율부에 지적당한 대화 내용이 떠오릅니다.

선배는 교복 착용에 있어 동복에서 하복으로 바뀌었는데도, 집안 형편이 어려워 며칠 째 동복을 입고 다녔는데 기율부가 "왜 아직 하복을 입지 않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을 했다는 것입니다.

"겨울에 입으면 동복이고, 여름에 입으면 하복이지 않습니까?"

승용차든, 트럭이든, 사람을 실으면 승용차고, 짐을 실으면 짐차(트럭)가 되지 않겠습니까?

차 안을 유난히도 깔끔하게 떨었던 성격도, 이제는 바닥에 흙투성이요, 거름냄새가 진동을 함에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즐기는 것이 곧 행복찾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와 농사 일기는 계속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