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호수의 나라, 핀란드 2
그 동안 잠시 쉬었던 북유럽 여행 다시 떠나갑니다.
2007년 6월 18일. 13:00. 암석교회로 불리는 암반교회 관람. 이 교회는 템펠리아우키오 교회로 1969년 티오모와 투오모 수오마라이넨 형제의 설계로 바위산 위에 세워져 있다. 핀란드 땅에는 돌이 많다고 한다. 실제로 하수구 공사를 하는 터파기 현장을 보니 불과 지하 수십 센티미터에 큰 암석들이 많음을 볼 수 있었다.
이 교회는 기존 교회의 모습을 완전히 깨뜨린 최첨단 교회로 내부는 천연 암석의 특성을 살린 독특한 디자인으로 돼 있으며, 암석 사이로 물이 흐르고, 3천 1백 개의 파이프로 된 4단 짜리 오르간이 이색적이다.
실제로 이 오르간은 소리를 내며 음색이 깨끗하다고 한다. 자연의 음향효과를 충분히 고려해 디자인되어 음악회장으로 자주 이용되고, 주말에는 결혼식이 자주 있어 핀란드인의 평범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찾았을 때 젊은 여자가 작은 오르간을 치고 있었는데, 울림 때문인지는 몰라도, 소리가 너무나도 아름답고 매혹적이어서 그 감동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13:10. 점심은 홍콩식당에서 중국식이다. 오후에는 제15회 헬싱키올림픽 대회(1952. 7. 19~8. 31)가 열렸던 스타디움을 방문했다. 울창한 숲에서 생산되는 좋은 목재로 스타디움의 의자는 나무로 제작되었고, 지금도 하나도 썩지 않은 그 당시의 모양으로 잘 보존돼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입구에는 핀란드 육상영웅인 누르미의 달리는 동상이 서 있다. 그는 1920년대 장거리 육상 종목을 석권했다. 3차례의 올림픽대회(1920, 1924, 1928)에서 6개의 금메달을 땄으며, 그가 기록한 1마일(1.6킬로미터) 경기의 세계기록 4분 10초 40은 8년 동안(1923~31) 깨지지 않았다.
이 대회에 당시 우리나라는 전란으로 우여곡절 끝에 총 43명으로 확정된 대표선수단은 육상 등 6개 종목에 출전했지만, 특히, 온 국민의 개대를 모았던 마라톤의 실패는 큰 충격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윤칠 선수가 골인지점 1백 미터를 남기고 앞선 주자를 따라잡아 4위로 골인했다는 것. 기록은 2시간 26분 36초였으며, 6위까지의 기록이 모두 올림픽신기록이었다.
한국선수단은 동메달 2개로 참가국 69개국 가운데 37위를 마크 했다. 또한, 이 대회는 역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구, 소련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381명의 대규모 선수단을 참가시킴으로서 냉전을 완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지만, 미국의 독무대였던 올림픽은 미-소의 첨예한 경쟁으로 양상이 바뀌게 되었다. 이와 함께 선수촌 숙소는 소련을 비롯한 공산권과 자유진영으로 양분됐고, 인종과 이념, 종교를 뛰어넘는 올림픽정신이 정치색으로 오염되는 징후였기도 했다.
18:10. 올림픽 스타디움을 관람 후 세 시간 반을 달려 숙소에 도착했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하여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놓았기도 하지만, 단속하는 경찰을 볼 수 없었다. 껌 한통을 사도 카드 결제가 되는 나라다. 이런 사소한 것에서도 볼 수 있듯, 세계에서 가장 부패 율이 낮은 나라라고 한다.
핀란드사우나로 피로를 풀다
일행은 핀란드식 사우나로 피로를 풀기로 했다. 전기로 달군 돌에 물을 조금씩 퍼 부으면 열기가 사우나실 안에 가득하고 온 몸에 땀을 내는 방식이다. 한 동안 땀을 흘리고 알몸으로 바로 옆에 있는 호수로 뛰어 들었다. 어릴 적 냇가에서 발가벗고 물놀이한 이후로는 처음으로 알몸으로 야외에서 물놀이를 했고, 일행 모두 박장대소로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1:00.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여행의 묘미가 이런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몸이 개운하고 피로가 많이 풀린 것 같아 오랜만에 깊은 잠에 빠질 수 있었다.
숲과 호수의 나라, 핀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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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라는 곳도 굉장한 곳이군요 :-)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핀란드 여행 다시 한번 하고 싶답니다.
다시 보는 유럽 여행기 정말 아름답다는 말밖에는
죽풍님이주신 사진덕분에 눈이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더분에 구경 잘 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