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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이야기

[정치이야기] 풍운아였던 정치인 정두언의 죽음이 나를 슬프게 한다

 

질이 달랐다. 결도 달랐다. 품위는 더욱 돋보이는 정치인이었다. 정치 풍운아 정두언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런 그가 유명을 달리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다. 참 보수의 아이콘이라 할 정치인 정두언의 죽음은 많은 이들을 슬픔에 빠지게 했다.

 

어제(16일), 포털 사이트에 뜬 한 줄짜리 그에 관한 속보는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종일이나 차지했다. 그만큼 많은 국민들은 그의 죽음을 궁금해 했고, 안타까워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보도에 따르면, 지난 시간 우울증을 앓아왔고, 적극적인 치료도 해 왔다는 것이다. 그런 그가 왜 스스로 삶을 마감했을까. 유서를 남겼다고는 하지만 정확은 사정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바람처럼 왔다가(풍, 風), 구름처럼 사라지는(운, 雲) 의미를 가진 풍운아(風雲兒). 바람과 구름은 자연계 질서를 바꾸는 요인이기도 하다. 세상에도 질서를 바꾸는 일은 존재한다. 정치가 대표적이다. 바람을 타고 좋은 기회를 얻어 세상에 두각을 나타내다 한 순간 사라진 구름 같은 존재였던 정치인, 정두언. 3선의 전직 국회의원이었던 그는, 진정 보수를 대표하는 정치인이었다.

 

그의 삶은 ‘파란만장(波瀾萬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그의 정치인생을 알 것이다. 그래도 간략히 정리하면 이렇다. 그의 대표적 이미지는 이명박 대통령을 만드는데 일등공신이었다는 것. 최고의 개국공신이었던 그는 정권 출범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역경을 맞이한다.

 

그는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이 대통령의 청와대 핵심참모인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을 비판하며 권력에서 멀어진다. 이후 이명박 정권으로부터의 사찰과 법정 구속에 이르는 고난의 시절을 겪기도 한다.

 

17대, 18대 그리고 19대까지 내리 3선을 역임한 국회의원 정두언. 드물지 않았던, 수도권 3선 의원 정두언은 당내에서 소장파에 속했다. 예리한 분석으로 정치지형을 바꾸었고, 독설은 그를 당당하고 거침없는 정치인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런 인기 때문이었을까,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의 직함을 거머쥐기도 한 정치인이었다.

 

그는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였다. 연기에도 소질이 있어, 가수를 넘어 연기자의 길을 걸어가고 싶다고도 했다. 3선의 국회의원으로 쌓은 이력은 방송에서 정치평론가로서 큰 인기를 얻었다.

 

정두언은 참 보수가 뭔지 아는 정치인이었다. 지금의 집권당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고, 막말을 남발하는 일부 야당 정치인과는 비교할 대상도 아니었다. 나는 급진적인 진보주의자다. 하지만, 그의 보수적인 정치성향은 존중해 줄 수밖에 없다. 대안 있는 입바른 소리는 진보와 보수 모두에 필요하고, 사람 사는 세상에서 없을 수도 없는 보수와 진보가 아니던가.

 

대한민국에서 참 보수의 가치를 이어가려 했던 정치인 정두언. 그래서 정두언의 죽음은 여야를 떠나, 진보와 보수를 떠나, 많은 이들을 슬픔에 빠지게 했다. 이러한 참 보수를 지켜내려는 집단이 있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지 않을까.

 

최근에 일식집을 열고 운영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현실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대목이다. 여야를 넘어서서 경제를 살리는데 온 힘이 필요한 시점이다.

 

보수 정치인 중에서 몇 안 되는 참 보수 정치인 정두언. 언제나 당당하고 기개 넘쳤던 그. 나는 그의 죽음 앞에 국화 한 송이를 놓으며, 이 글로서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 고이 영면하기를...

 

[정치이야기] 풍운아였던 정치인 정두언의 죽음이 나를 슬프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