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죽풍원(竹風園)'이다.
'대나무 숲에 바람이 부는 정원'이라는 뜻으로, 몇 년 전 지인으로부터 오죽(烏竹) 몇 그루를 옮겨 심은 후 지은 이름이다.
오죽은 줄기의 색이 까마귀처럼 검은 색을 띠는 대나무로, 분재로도 키우는 관상식물로서,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꽤나 높은 편에 속한다.

그런데 지금은 죽풍원에 오죽이 한 그루도 없다.
뿌리가 마당 전체로 번져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어 지난해 겨울 뿌리 채 뽑아 버렸기 때문이다.
대신 사계절 장미를 심어 5월부터 11월까지 수십 여 종의 장미가 형형색색 향기를 내뿜고 있다.
이제 정원 이름도 죽풍원에서 장미원으로 개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전원주택에서 대나무와 등나무는 식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생각이다.

대숲에 부는 바람 죽풍원, 이제는 장미원으로 고쳐야 하나
오늘(3. 26), 봄을 맞아 정원을 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벌써부터 잡초는 10cm 이상 자라 풀뽑기와 제초작업을 해야 했고, 제멋대로 번진 수목 줄기는 잘라 주어야만 했다.
겨우내 청소를 하지 못한 연못도, 물을 빼고 이끼제거와 바닥에 쌓인 낙엽도 걷어내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정원을 가꾸고 관리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집이 도로변에 위치하다 보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마디씩 건넨다.
"정원을 참 잘 가꾸어 놓았네요."
칭찬의 말을 들으면 기분은 좋지만, 깨끗한 상태로 관리한다는 것은 정원을 가꿔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충을 알 수가 없다.
제일 어려운 작업은 잔디밭 잡초관리로, 1년에 최소 6번은 잔디 깎기 전동기로 예취를 해야 하며, 풀 뽑기와 농약을 쳐야만 제대로 관리 할 수가 있다.

잔디밭 잡초관리 1년에 최소 6번은 전동기로 깎아야
귀촌한지 10년차에 접어드는 시골생활이다.
처음에는 꽃과 정원수 등 온갖 식물을 욕심 부려 가면서까지 심고 가꾸는데 재미를 붙였다.
다육의 종류도 수백여 종류가 넘었고, 야생화를 비롯한 화초류도 수백여 가지가 넘을 정도로 욕심을 부렸다.
그야말로 집은 정원으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해가 지나고 나이가 드니 감당이 되지 않는다.
그 전에는 키우던 식물이 죽으면 다시 구입하여 메우고 했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봄철 꽃 시장에 구경을 가더라도 꽃과 수목에는 눈길도 가지 않고, 가격대도 물어 보지 않을 정도로 관심도 없는 편이다.
이제 더는 욕심 부리면서까지 정원을 관리할 여력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원주택 정원에 대나무와 등나무 식재는 가급적 삼가야
몇 년이 지나면 잔디밭도 시멘트포장으로 바꿀 때가 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느 커뮤니티에서 부부가 귀촌하여 정원 가꾸는 문제로 옥신각신하는 일이 있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남편은 저 푸른 초원위에 노랫말처럼 잔디밭으로 하자고 하고, 아내는 풀 뽑기 등 관리하기 힘들기 때문에 시멘트포장이나 자갈을 깔자고 주장하다 다툼으로 이어졌다는 것.
남편 아내 각자 일리 있는 주장이라 인정이 되면서도, 이 상황을 경험한 지금의 나로서는 자갈을 깔지 않을까 싶다.
물론, 자갈을 깐다고 풀이 안 나는 것은 아니지만, 잔디밭 관리보다는 훨씬 수월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오늘 1차로 제초제를 치고 연못과 마당에 쌓인 낙엽도 걷어냈다.
이제 매일같이 정원에 나가 꽃과 수목을 관리해야 하는 힘든 여정이 시작되는 첫 걸음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조경기능사 2급 자격증 필기시험도 세 번 만에 합격하고서, 실기시험은 아직 응시도 못했는데, 올 해 다시 도전해야 할지도 고민이다.

2024년도 작은 하우스에 블루엔젤, 문그로우, 에메랄드그린, 에메랄드골드 등 정원수 150여 그루를 심었다.
중간 중간 나무가 죽어 보기에도 좋지 않아 다음 주 옥천나무시장으로 나무를 사러 가야 하나 고민이다.
꽃과 수목을 더 이상 구입해서 심기 않기로 작정했는데, 보기 흉한 하우스를 그대로 두어야 할지 난감할 뿐이다.
오늘 고민은 그만하고 다음 주로 넘겨 결정해야 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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