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도 없이 나를 노려보는 사마귀.(2020. 10. 6.)

하우스 안에서 일을 하다 사마귀를 만났다.

사마귀는 앞발을 치켜들고 도끼눈으로 나를 노려본다.

한참 동안이나 꼼짝도 하지 않고, 폰 카메라를 들이대도 겁도 없이 당당한 자세로 노려보는 사마귀다.

동물이나 곤충 등 움직이는 생명은 인기척을 느끼면 도망가기에 바쁜데, 사마귀란 이 녀석은 좀 특이한 행동을 하는 것만 같다.

 

사마귀에 대한 고사성어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당랑거철(螳螂拒轍)'에 관한 고사성어로, "사마귀가 앞발을 들고 수레를 멈추려 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 자기 분수도 모르고 무모하게 덤빔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실제로 일을 하다 만난 사마귀는 앞발을 들고 겁도 없이 내게 달려들 기세로 버티고 있다.

 

살다보면 자기 분수도 모르고 무모한 일을 저지르고 마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대부분은 참혹한 결과를 맞이한다.

차분한 이성보다는 순간적인 기분에 휩싸여 행동을 저지르기 때문이다.

자기분수를 모르고 덤비려는 사마귀처럼 말이다.

 

사마귀의 눈이 예사롭지가 않다.

두 눈을 내리지도 않고 정면으로 응시하며 노려보는 듯한 눈매는 매섭고 무섭기까지 하다.

그런 용맹이라면 수레를 멈추려하는 것을 넘어, 호랑이라도 잡을 기세다.

사림이 살면서 용맹과 기세는 필요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지 않겠는가.

무턱대고 시도 때도 없이 허세를 부린다면 결국 자신만 손해를 볼 것이 아닐까 싶다.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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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일] 작은 농사라도 큰 믿음을 가져야만, 결실의 기쁨을 안겨 주리라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무얼까?


간혹 이런 질문에 빠져들고, 스스로 답을 내 놓는다. 아마도 그것은 구체적인 어떤 ‘일’이 아니라, ‘남들 하는 일’이라고. 최근 잘 알고 지내는 형의 밭에 농사를 지어 보기로 했다. 말이 농사이지 손바닥만한 서너 평의 땅에 가을작물을 심어보기로 했다는 것. 거창하게도 작물이라 말하지만, 상추, 시금치, 겨울배추 그리고 쑥갓 등 네 가지 채소류다.

 

 


지난 7일. 잡초가 무성한 밭을 일구기 위해 도구를 장만했다. 삽, 괭이 그리고 호미는 새로 구입했고, 낫은 벌초작업 때 쓰던 것으로, 장비를 챙기고 밭으로 나섰다. 최근 비가 내리지 않은 탓에 땅은 메말랐고, 단단히 굳은 땅에 삽질을 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한 동안 삽질과 괭이질을 번갈아 가면서 작업을 하는데, 괭이자루가 힘없이 부서지고 만다. 너무 힘만 믿고 세게 하다보니 제 힘에 부러진 모양이다. 적절한 힘을 배분해서 일을 해야만, 일하는 사람도, 도구도 온전할 텐데. 힘만 가지고 섣부를 작업을 하려니 무엇 하나 제대로 될까하는 생각이 인다. 다행히 삽은 자루가 쇠로 된 것을 샀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아마 나무자루로 샀으면 이 또한 부러졌을 터.

 

 

 


아무튼 두어 시간의 노력 끝에, 서너 평의 땅에 내 농사를 짓게 된 기초를 마련한 셈이 됐다. 평탄작업도 마치고, 기념으로 사진도 찍었다. 얼굴과 등에 땀이 배어났지만, 그래도 뿌듯하다. 이제 씨앗을 뿌려야 되는데, 무얼 심을지 몰라 씨앗뿌리기는 다음으로 미뤄야만 했다.


10일. 아침 일찍 밭으로 가 씨를 뿌렸다. 밭은 집에서 자동차로 10분 정도로, 그리 멀지는 않은 거리. 지난 2005년도에는 경남 고성으로 주말농사를 지으러 다닌 일이 있다. 그때 직장 동료들이 하던 말이 떠오른다.


“고성까지 왔다 갔다 하는 경비 가지고, 차라리 상추나 과일을 사 먹는 게 훨씬 싸게 친다고.”

 

 

 


분명, 말은 맞는다는 생각이다. 그 비용이면 몇 배나 사 먹고 남을 수 있는 돈이라는 걸. 그래도 여행 삼아, 운동 삼아, 다니는 즐거움은 돈으로도 살 수 없었다는 생각이다. 이제 작은 땅을 마련하여, 채소를 직접 가꾸는 재미에 빠졌다. 더욱 좋은 것은 무공해 농산물을 먹고 건강도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심도 높아진다.


며칠 전, 성담스님의 강연 말씀이 생각난다. 모든 일을 함에 있어 ‘믿음’을 가지라고. 농부가 씨를 뿌리고 그냥 돌아서는 것도, 씨앗이 싹을 틔울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작은 농사이건만, 믿음을 가지고 농사를 지어보려 한다. 추운 계절이 다가올 그 때쯤, ‘믿음’이라는 파릇파릇한 채소를 보며 그 맛 또한 진한 ‘믿음’을 느끼지 않을까.


어제(21일) 저녁 밭에 가 물을 주었는데, 오늘 비가 내린다. 많은 비가 온다면 땅이 파 헤쳐져, 아직 뿌리가 내리지 않은 채소가 파 헤쳐질까 내심 걱정이다. 그래도 믿음으로 한번 지켜볼까 한다.

 

[세상사는 법과 세상사는 재미] 작은 농사라도 큰 믿음을 가져야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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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을여행 2012.10.23 17: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농사의 기쁨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믿음이 있으면 농사도 잘 되리라 봅니다.

  2. 가을단풍 2012.10.23 19: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키워서 나눠 먹으면 좋겠네요 정성을 들여 보십시요

  3. Favicon of https://hanwhablog.com BlogIcon 한화호텔앤드리조트 2012.10.24 10: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농사 시작하셨군요~ 심은 작물들이 잘 자랐으면 좋겠어요~
    블로그에서도 죽풍님의 농사이야기 자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구요..
    중간에 사마귀 사진 보고 깜짝 놀랐답니다 ^^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2.10.25 0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서너평의 농사 ㅎㅎㅎ
      힘이 들지만 그래도 재미가 있습니다.
      저도 사마귀를 무척 오랜만에 보았습니다.
      자연과 생명이 숨이 쉬는걸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