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여행] 부석사 무량수전, 비와 이슬을 맞지 않고 자라는 나무

/영주 가볼만한 곳

 

 

[영주여행] 부석사 무량수전, 비와 이슬을 맞지 않고 자라는 나무

/영주 가볼만한 곳

 

무량수전에서 서방정토극락세계 아미타부처님을 친견하다

 

여행을 함에 있어 같은 장소에 두 번 이상이나 가게 되면 식상할 것도 같지만, 이곳만큼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왜일까? 이곳이란, 경북 영주에 있는 부석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중학교 다닐 적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오래된 목조건물인 ‘무량수전’이 있는 사찰이라고 배웠다.

 

웬만한 여행자라면,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라는 문화유산답사기를 읽어 봤을 터. 이뿐만이 아니다. 무량수전 안 아미타불은 불자들에게 깊은 신심을 나게 하는 큰 힘이 돼 준다. 그래서일까. 두 번이 아니라, 그 이상을 찾아가도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는 곳이 부석사가 아닐까 싶다.

 

더위가 한풀 꺾였다지만, 8월 중순을 못 넘긴 탓인지, 후덥지근한 기운은 온 몸을 휘감는다. 그럼에도 비탈길을 오르는 길은 가볍다. 길가에 물건을 내다 놓고 파는 할머니들의 모습에서 처절한 삶의 모습이 느껴진다. 밭 언덕에 있는 과수원의 풍경도 눈에 익은 모습이다. ‘태백산부석사’라는 현액을 달고 있는 일주문이 나를 반긴다. 십여 년 만에 만나는 그리움일까. 반가운 사람을 만나듯, 버선발로 달려오는 기분이다. 합장 삼배하며 반가움을 대신한다.

 

 

부석사(浮石寺). 676년(신라 문무왕 16년), 의상이 왕명을 받들어 창건한 절로, 해동 화엄종의 종파로 한국 화엄종의 근본도량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경내에는 안동 봉정사 극락전과 함께 우리나라 최고로 오래된 목조건물 중 하나인, 무량수전(국보 제18호)과 조사당(국보 제19호), 소조아미타여래좌상(국보 제45호), 조사당 벽화(국보 제46호) 그리고 석등(국보 제17호) 등이 국보로 지정돼 있다.

 

보물로는, 당간지주(제255호), 자인당 석조 비로자나불 좌상 2구(제220호), 3층 석탑(제249호), 고려 각판(제735호) 등이 있고, 이 밖에도 원융국사비·불사리탑 등 지방문화재가 많이 산재해 있다. 가히 문화재의 보고가 아닐 수가 없다.

 

한국 최고의 건축미를 자랑하는 배흘림기둥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에 다다르기 전 높이 우뚝 선 당간지주. 당간지주는 당간(사찰에서 법회 등이 있을 때 당을 건 장대)을 지탱하기 위해 좌우에 세우는 기둥을 말한다. 그런데 이 당간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이 있다. 높이도 4.8m로서 다른 사찰의 것보다 훨씬 높을 뿐만 아니라, 당간을 지탱하는 ‘간공’(지주 가운데 뚫어 놓은 구멍)이 없는 것이 특이하다.

 

대신, ‘간구’(지주 꼭대기 부분에 타원형의 홈을 판 형태)와 ‘원공’(밑바닥에 당간을 끼워 넣을 수 있는 구멍)으로 당간을 지탱하게 했다. 창건당시 세워진 이 당간지주는 1300년이 지나도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부석사의 또 다른 특이점은 가람배치에서 찾을 수 있다. 일주문에서 진입로를 따라 경사진 언덕을 따라 오르면 전각들이 하나 둘 눈앞에 나타난다. 산자락 경사를 적절히 이용한 가람배치는 무량수전 마당에 이르기 전 까지, 전체 전각의 규모를 한 눈에 볼 수가 없다. 숨바꼭질 하듯 찾아내는 전각 하나하나에서 이 사찰의 진미를 느끼게 하는 진정한 참맛이 아닐까.

 

범종루에 이르니 현액은 ‘봉황산부석사’라 돼 있다. ‘태백산부석사’라는 일주문 현액과는 다른 표기다. 알고 보니, 부석사는 봉황산 자락에 자리하지만 봉황산은 태백산의 한 봉우리로, 태백산 품에 자리하고 있다는 뜻이란다. 일주문 현액은 1980년대 부석사를 정비할 때 새로 정비했다고 한다.

 

 

계단 길을 올라 안양문에 이르렀다. 불교에서 ‘안양’이란 ‘극락정토’라는 뜻으로, 이 문을 통과하면 극락정토세계로 간다는 뜻. 좁은 문은, 고개를 절로 숙이게 만들고, 이는 극락정토로 가기 위해서는, 자신을 낮춰야 함이리라. 가람배치를 한 사람의 세심한 설계의도가 숨어 있다고 해석 할 수 있을 법도 하다.

 

극락세계에 이르니 열려 있는 법당 문으로 통해 보이는 아미타부처님. 황금색 가사를 걸친 아미타부처님의 모습이 근엄하면서도 지혜로 가득 차 있는 형상이다. 저절로 두 손이 모아진다. 아미타불은 대승불교에서 서방정토 극락세계에서 머물면서 법을 설한다는 부처다.

 

법당 안에 자리한 불상은 대개 남향을 하고 있지만, 이곳 무량수전 아미타불은 서쪽에 자리하여 동향을 하고 있다. 이런 불상배치는 쉽게 볼 수 없는 형태로, 아미타불이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머물면서, 중생을 구제하는 의미라 할 수 있다.

 

 

법당 안으로 들어가 아미타부처님을 친견하니 그 웅장함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이 불상은 찰흙으로 빚은 ‘소조아미타여래좌상’으로, 높이가 278cm나 되고, 광배높이는 무려 380cm에 이른다. 어떻게 흙으로 이렇게 큰 불상을 조각했을까 싶다. 다리는 결가부좌를 하고 손은 항마촉지인으로 땅을 향하고 있다. 머리 위 상투 모양은 큼직하고 얼굴은 풍만하며, 양쪽 귀는 긴 편으로, 목에는 삼도가 보인다. 고려 초기 불상으로 정교한 수법을 보이는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석사는 창건에 얽힌 선묘아가씨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도 유명하다. 무량수전 뒤편에는 ‘선묘각’이 자리하고, 설화에 나오는 내용처럼 선묘아가씨가 용을 타고 하늘을 나는 벽화도 그려져 있다.

 

의상대사와 선묘아가씨의 애틋한 사랑이 담긴 설화가 있는 곳

 

 

‘송고승전(宋高僧傳)’에는 의상대사의 전기와 부석사 창건설화가 전해진다. 설화에 따르면, 의상이 중국 등주해안에 도착하여 한 신도의 집에 머무를 때, 집 주인인 선묘는 의상을 흠모하게 된다. 이에 의상은 공부에 전념하고, 선묘는 사랑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스님께 귀명할 것을 다짐한다. 의상이 귀국길에 오르자, 뒤늦게 이를 안 선묘는 바다에 물건과 몸을 던지고 선묘는 용으로 변신하게 된다.

 

그 후, 의상이 부석사를 창건하자 권종이부의 잡귀 무리들이 방해하고, 이에 선묘룡(善妙龍)은 허공에서 변신하여 큰 바위로 변해 가람의 정상을 덮고, 막 떨어질 듯 말 듯, 하니 잡귀들이 혼비백산으로 도망쳤다. 이로서 의상은 무사히 부석사를 창건했다고 한다. 지금도 무량수전 뒤쪽 한편에는 큰 바위에 부석(浮石)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그간 부석사에 몇 차례 들렀건만, 삼층석탑 뒤로 난 길을 따라 걷는 길은 처음이다. 이 길 끝에는 자인당과 조사당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자인당에는 보물 제220호인 석조여래좌상 2기가 동서로 안치돼 있는데, 서쪽 불상은 9세기 후반기 유행하던 비로자나불상으로 당시 불교 사상의 특징과 불상 양식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인당 아래쪽에는 조사당이 있다.

 

조사당 처마 밑에는 의상조사가 중생을 위하여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이곳에 꽂았더니 가지가 돋아나고 잎이 피어 오늘에 이르렀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다. 비와 이슬을 맞지 않고 자라는 이 나무는 아직도 조사당 처마 밑에 사람들의 손을 피하기 위해 철망의 보호를 받으며 잘 자라고 있다.

 

 

점심은 정갈하고 공덕이 가득 담긴 공양으로 채웠다. 식기를 씻으며, 잠시나마 세속의 때를 함께 씻어 흘려보냈다. 두 시간을 넘게 머문 부석사는 나를 소홀하게 대접하지 않았다. 화려한 단청 없이 수수한 모습으로 천년의 세월을 지켜 온 무량수전 앞마당에서 아미타부처님의 자비와 지혜를 가슴에 담았다. 안양루 너머 펼쳐지는 태백산 줄기의 영험함도 같이 간직했다.

 

 

언제 와 봐도 정겹고, 떠나면 언제 또 볼까 그리워지는, 부석사. 의상대사와 선묘아가씨의 애틋한 사랑이 담긴 우리나라 문화재의 보고인 부석사. 이 좁은 지면으로 부석사를 말하기는 부족하리라. 부석사를 뒤로 하고 일주문을 나서는 발길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영주여행] 부석사 무량수전, 비와 이슬을 맞지 않고 자라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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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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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bs2014.tistory.com BlogIcon 뉴론7 2014.08.27 05: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국곡곡에도 볼거리가 많군염 전 어디 많이 가보질 않아서염 잘보고 가염.

  2. Favicon of https://thinkdenny.tistory.com BlogIcon 신비한 데니 2014.08.27 09: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경 잘하고 갑니다^^

  3. Favicon of http://landbank.tistory.com BlogIcon landbank 2014.08.27 0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정말 너무 좋아보이네요 ㅎ
    멋집니다 ^^

  4. Favicon of https://smilecap.tistory.com BlogIcon 스마일맨 민석 2014.08.27 11: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에 부석사 가봤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

  5. Favicon of https://su1624.tistory.com BlogIcon 도느로 2014.08.27 16: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만들었지 가보지는 못한곳인데..
    우리나라에 가볼곳이 참 많은것 같아요 ^^

  6. Favicon of https://iconiron.tistory.com BlogIcon 레오 ™ 2014.08.27 2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마 어마한 역사가 깃든 곳입니다
    1300년된 당간지주 ..느낌이 어마 어마 합니다

  7. Favicon of https://moldone.tistory.com BlogIcon 청결원 2014.08.27 21: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멋지네요~

  8. Favicon of https://gdlsg.tistory.com BlogIcon 도생 2014.08.27 2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상대사께서 서방정토의 주불인 아미타불께서 서쪽에서 동쪽을 바라보시고 있는 영주 봉황산 부석사를
    창건 하시고, 다음해에 영주에서 반대 방향인 서쪽 충남 서산 부석면에 두 번째 부석사를 창건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미타불께서 서쪽으로 가신 까닭은 무엇일까요?
    부석사는 언제봐도 아버지 품처럼 편안하고 따뜻합니다.
    행복하세요^_^

  9. Favicon of https://moimoihair.tistory.com BlogIcon MINi99 2014.08.27 23: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기한 전설이 있는 신기한 나무군요^^ 정말 다양한 볼거리들이 많네요^^

  10. Favicon of https://junil.tistory.com BlogIcon 주닐 2014.08.29 1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들 많이 없을때 한번쯤 가보고 싶네요 ㅎ

  11. Favicon of http://u3385 BlogIcon 고향인 2014.09.19 12: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향이 부석이다. 어릴 때 부석사 창건설화에서 원효스님과 의상스님 두분이 당나라로 유학을 가시는데 길을 가다 날이 저물어 깜깜한 밤길을 가시다가 저만치에 불빛이 보여 오두막에서 하룻밤을 유하게 되었는데 새벽에 원효스님 께서 목이 말라 머리맏에 물이 있어 맛있게 잡수셨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오두막이 아닌 무덤에서 잠을 잣고 원효스님이 잡수신 물은 해골바가지에 담긴 물을 잡수셨다. 그때 원효스님은 도를 깨쳐 유학길을 접으시고 의상스님 혼자서 당나라로 유학 가서 선묘낭자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금은 없고 이 이야기는 경주의 설화에 해골물을 마신 원효대사라는 이야기에 나오는데 어떻게 된지 궁금하다. 고향인 ~(()).

[하동여행] 섬진강을 품은 하동, 그곳에 머물고 싶다

/제19회 화개장터 벚꽃축제/4월에 가볼만한 여행지

 

하동에서 구례로 잇는 국도 19호선에 핀 벚꽃. 다음 주까지 벚꽃구경을 해도 좋을 것만 같다.

 

[하동여행] 섬진강을 품은 하동, 그곳에 머물고 싶다

/제19회 화개장터 벚꽃축제/4월에 가볼만한 여행지

 

섬진강을 품은 하동, 그곳에 머물고 싶다

29일부터 2일간, ‘화개장터 벚꽃축제’ 열려

 

봄비로 땅은 초근하다. 산자락에 걸린 엷은 안개는 잔잔하게 이는 파도와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숲 속 나뭇가지는 쉬이 떠나지 못하는 겨울을 안고 있지만, 매화와 개나리는 아름다운 봄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지난 26일. 퇴직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미래설계반' 교육생들의 모임에서, 하동으로 떠나는 버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다.

 

섬진강을 품은 땅, 하동(河東). 왠지, 그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설레고, 이곳을 들를 때마다 생기는 감정이다. 사람들은 섬진강을 '어머니 젖줄'이라 표현한다. 그 만큼 강은 사람에게 많은 도움을 주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원이다. 하동은 신라 경덕왕대에 이르러, '섬진강의 동쪽에 위치하였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요즘, 귀농과 귀촌이 가끔 뉴스의 한 면을 차지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퇴직한 사람들이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귀농과 귀촌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퇴직 후의 삶은, 흔히 인생 2모작에 비유되는 만큼, 매우 중요한 일임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알차고 멋진 노후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인생설계를 잘 그려야 할 터. 가능하다면 많은 것을 보고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두 곳의 농가에서 귀농에 관한 정보를 얻고, '최참판댁'으로 이동했다. 최참판댁은 대하소설 '토지'의 주 무대가 되었던 곳으로, 전통가옥으로 잘 조성돼 있다. 그간 몇 번이나 이곳을 다녀갔지만, 올 때마다 마치, 소설 속의 배역을 맡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아마도 오육십 대 이상 나이라면, 어릴 적, 소를 몰고 농사지으며 살아 온 과거의 진한 잔상이 살아나 그런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다.

 

하동의 명품, 녹차.

 

평일임에도 최참판댁 주차장은 대형버스로 가득했다. 나이 든 어른들의 단체여행인 듯싶다. 입구에는 봄나물을 비롯한 여러 가지 약초를 내다 파는 할머니들. 나이 들어서도 삶의 무게를 견뎌내는 성실함에 고마움과 존경스러운 맘이 인다.

 

'최참판댁'에서 소설 속의 배역을 맡은 느낌

 

오랜만에 찾은 이곳은 예전과 다른 모습이 하나 보인다. '최참판댁' 토지 세트장이다. 물길 따라 도는 물레방아가 정겹다. 초가로 만든 집집마다 대형문패가 걸려있다. 소설 속 배경이라 하지만,  실제 조상들이 살아 온 애환이 깃든 삶이 묻어 있음을 느낀다. 최참판댁 입구에서 하동군청 관계자로부터 해설이 이어진다. "사랑채로 가는 길은 문이 없는데, 그 이유는 문을 열 때, 삐거덕거리는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과, "참판이란 관직은 지금으로 볼 때 차관급에 해당한다"는 것도 일러준다.

 

 

솟을대문을 들어서자 방망이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강약이 조절되고 리듬을 타는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보통 숙련된 솜씨가 아니다. 아니나 다를까, 나이 든 어르신 두 분이 장단 맞춰 두드리는 '다듬이질' 소리였던 것이다. 경북 영주에서 왔다는 두 분은 웃음 가득한 행복한 모습이다. 그 사이 다듬이질 소리를 듣고 많은 관객이 몰려들었다. 나와 다른 구경꾼도 한참이나 그 소리에 빠져 자리를 뜨지 못했다.

 

 

최참판댁에서 내려다보는 들판은 풍요가 가득하다. 아직 농사철이 아닌 탓에 휘휘한 들판이지만, 보리가 솟아나고 나락이 영그는 계절을 생각하면, 어떤 모습인지 그려지고도 남는다. 들판 한 가운데 서 있는 소나무 두 그루. 하동사람들은 '서희와 길상'이라 이름 붙여 '부부송'이라 부른다고 한다. 아침 시간이면 운해 속 부부송은 기묘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전국의 많은 사진작가들로부터도 사랑을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이 소나무는 몇 십 년이 지나도 크지 않는 듯, 그 모습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사랑채에서 잠시 시간을 내어 참판으로부터 인생 강의도 들었다. 돌아 나오는 길은 아쉽다. 언제 이곳에 다시 올까 싶어서다.

 

고무신이 참 정겹다.

 

하동하면 섬진강이 떠오르지만, 또 하나가 더 있다. '하동십리 벚꽃 길'이다. 이 맘 때쯤이면, 벚꽃을 구경하러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 하동이다. 하동군청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광양 매화축제 때 하동IC에서 쌍계사와 최참판댁에 이르는 국도가 몸살을 앓았다고 한다. 그래서 차라리 "걸어가는 것이 훨씬 빨리 이동할 수 있다"는 귀띔이다. 이어, 26일 현재 "개화율은 약 30% 정도로, 이번 주말에 많은 여행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주 금,토,일은 펜션이나 민박은 거의 예약이 완료됐다는 것.

 

최참판댁 토지세트장.

 

야간 조명 벚꽃 길 100m 구간, 27일부터 불 밝혀

 

29일부터 2일간 열리는 '제19회 화개장터 벚꽃축제'로 인해 더욱 많은 여행자가 몰릴 것을 예상하고 있다. 더구나 이 축제는 지난 2010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열린다고 한다. 가수 조영남이 '화개장터'를 찾아 노래 '화개장터'를 열창하고, 여러 가지 볼거리로 많은 여행자를 불러들일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볼거리는, 활짝 핀 '벚꽃 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안내하시는 분이 좋은 정보 하나를 알려준다.

 

 

"이번 주말부터 활짝 핀 벚꽃을 구경할 수 있지만, 비만 내리지 않는다면 아마 다음 주말(4월 5일)에도 아름다운 벚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차라리 평일 벚꽃 구경이 좋을 것입니다. 십리 벚꽃 길 구간에는 야간 조명을 설치 해 놓아 몽환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야간 조명 길은 화개장터 십리 벚꽃 길 약 100m 구간에 설치돼 있다. 위치는 화개중학교를 조금 지나 상하행선 일방통행로 구간이 나오는 쌍계사 방향에 있다. 지난 27일부터 불을 밝히기 시작했으며, 불 켜는 시간은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이고, 벚꽃이 질 무렵까지 운영할 것이라고 한다.

 

영화의 한 장면인 것만 같다.

 

평사리 공원에서 보는 섬진강이 평화롭기만 하다. 태곳적부터 흐르는 저 물줄기는 끊어지지 않고 지금까지 영원히 흐르고 있다. 어머니 젖줄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고운 백사장에 한 쌍의 남녀가 발자국을 남기며 걷고 있다. 이내 모래밭에 신발을 벗고 앉아 사랑을 속삭인다. 나는 멀리서 영화의 한 장면을 몰래 지켜보면서 감상에 빠져들고 있다.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 둑길을 걷고, 활짝 핀 벚꽃 길 하동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다.

 

[하동여행] 섬진강을 품은 하동, 그곳에 머물고 싶다

/제19회 화개장터 벚꽃축제/4월에 가볼만한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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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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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성제 2014.03.29 08: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죽풍님 오늘의사진중에서 나의눈길을 멈추게한 고무신
    두컬레 정말 아름다움보다 너무나 정겹습니다.
    나에게도 아직은 무언가 남아 있나봐요
    오늘의 하일라이트포토는 고무신입니다.
    몇점줄까요 이건 99점 드림니다.

  2. Favicon of https://redcrowlife.tistory.com BlogIcon 赤烏 2014.03.29 1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덕분에 예전 아이와 함께 하동에 다녀온 기억이 나네요
    잘 보고 갑니다^^

  3. Favicon of https://annasi.tistory.com BlogIcon 안나씨 2014.03.29 12: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4월에 가볼만한곳 추천 감사해요..
    구경할것들이 무지 많아서 즐겁네요.
    행복한 주말되세요^^*

  4. Favicon of https://gdlsg.tistory.com BlogIcon 도생 2014.03.29 13: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오염이 안된 곳이 섬진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 모습 오랫동안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_^

  5. Favicon of https://nimpopoyes.tistory.com BlogIcon 톡톡 정보 2014.03.29 23: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봄 나들이 가기에 좋은 곳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늘 행복하세요^^

  6. Favicon of https://hym9981.tistory.com BlogIcon 마니7373 2014.03.31 0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국의 벚꽃 열풍이 하동에서 먼저 시작되네요
    최참판댁도 이제는 빠지지 않고 방문하는 명소가
    된 것 같습니다~

  7. Favicon of https://orimiraclle.tistory.com BlogIcon 삐떠팬 2014.03.31 15: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ㅋㅋ 정말 좋은곳이네요 ㅋㅋ
    저도 꼭 가볼게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