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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어느 주례선생님의 비장한 주례말씀 어느 주례선생님의 비장한 주례말씀 지난 일요일(11월 27일). 지인의 딸 결혼식을 축하하러 아침 일찍 일행과 버스에 올랐다. 거제에서 목적지인 서울까지 10분 모자라는 6시간이 걸렸다. 청원 IC를 나가 점심도 먹고, 휴게소에 두 번이나 들러다 보니, 평소보다는 꽤나 시간이 걸린 셈.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 아니면 결혼식장에 축하하러 갔다가, 그냥 혼주 얼굴 보고, 축의금 내고, 점심 먹고 오는 것이 보편적 결혼식 축하 의례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날은 식장 안에 자리를 잡고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다. 예전과 다른 모습도 보는 흥미로움도 있었다. 그런데 내 관심을 끈 것은 예전과 다른 모습의 결혼식 과정이 아니라, 주례선생님의 주례사. 새로이 한 가정을 꾸리는 신랑신부에게 당부하는 모습이 심히 비장.. 더보기
출근길 할머니와 나눈 씁쓸한 대화 한 토막 출근길 할머니와 나눈 씁슬한 대화 한 토막 오늘(24일), 아침 출근 길 집 앞. 처음 보는 할머니가 저를 불러 세우는군요. 뭔 일인가 싶어 놀랍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하는 말은 뜻밖이었습니다. "저기 아래 무밭에 어제 저녁에 어떤 인간이 무를 훔쳐갔어." "예~. 얼마나요?" "일곱 갠가, 여덟 갠가..." "그런 일이 있었네요. 일년 농사를 지은 건데 그걸 훔쳐가다니 몹쓸 사람이네요." 별로 위로가 되지 않을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출근길을 재촉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아파트 단지 사이로 국유지인 공터가 제법 넓게 있습니다. 주민들은 1년 치 임대료를 내고 아기자기하게 작물을 가꾸고 있습니다. 취미생활도 할 겸, 적으나마 농작물을 직접 자신의 손으로 해 먹는 보람 때문이지요.. 더보기
당신의 세상살이는 어떻습니까? 당신의 세상살이는 어떻습니까? 당신의 세상살이는 어떻습니까? 광명의 빛줄기 세상살이는 무얼까? 참으로 고달프고 힘들게 살아간다는 것. 이것이 보통 사람들의 평균적이고, 대체적인 평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작은 것에 행복해 할줄 알고, 하루의 삶을 충실히 사는 사람에게는 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세상은 한 방향에서만 볼 수는 없다는 것.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에 있는 아담한 계곡. 안덕계곡이다. 마을 청년들이 잘 가꾸어 놓았다. 나무마다 이름표를 달고 걷기에 편하도록 나무 데크 길도 잘 만들었다. 울창한 숲 사이로 들어 오는 햇살은 어렵게 사는 사람에게 광명의 빛이라는 생각이다. 저 빛을 보면 그래도 힘든 세상살이.. 더보기
[특집] 블로그 운영 1개월 돌아보기 연꽃 한 송이로 블로그 운영 1개월을 자축하고 돌아보며...  연꽃. 촛불을 밝힌 연등을 생각하게 만드는 어둠을 밝히는 꽃. 희망을 본다.  블로그를 열고 운영한지 오늘로서 한 달. 매일 한 건 이상의 포스팅을 목표로 뜨거운 여름날을 지냈다.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를 정도다. 군 시절의 옛 추억이 떠올랐다. 그게 추억일까? 추억이라 하기에 좀 뭣 하다는 생각이다. 추억은 좋은 이미지라는 생각이 앞서기에. 늦잠 자고 싶은 젊은 나이에 매일 아침, 제 뜻과 상관없이 일찍 일어나야 했던 그 기억. 내가 경험했던, 군 시절 추억 아닌 기억이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앞선다.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니고,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힘든 것은 마찬가지. 그러나 어쩌랴! 이미 시작한거 목표의.. 더보기
피서지에서 생긴 일 피서지에서 생긴 일 “여기 주변 어디에 병원 없어요?” “...” 약간 기분이 나빠진 목소리의 그녀. 많이 아파 보이는 한 남자와 여자가 119 구급상황실로 찾아 든 건 지난달 30일. 거제도 학동흑진주몽돌해변이 있는 종합상황실이었다. 배를 움켜쥔 남자는 겉으로 보기에도 많이 아파보였다. 환자를 부축하고 같이 온 사람은 여동생으로 상황실 직원의 느린 응답에 약간 짜증이 나 있는 상태. “어디가 많이 아프세요?” “장염인지, 배가 많이 아파 그러는데 119 좀 빨리 불러주세요.” 비상 대기 중인 응급차는 때마침 다른 곳으로 출동 나갔고, 가까운 곳에 병원도 없는 터라 어쩔 수도 없는 마당이 돼 버린 상황. 환자는 배를 움켜쥐고 고통에 시달리는 상태가 잠깐이지만, 지속되는 상황에서 내가 끼어들었다. “내가 .. 더보기
쓰레기와 무더위가 한 편이 된 2:1의 전쟁 이순신은 왜군이 적이요, 내겐 쓰레기가 적이다 폭염경보가 내린 지난 주. 32도를 넘나드는 땡볕은 가만히 서 있어도 사람을 지치게 만들고 강풍에 고목나무 넘어지듯, 사람을 곧 쓰러트릴 것만 같다. 땀 맺힌 이마를 식혀 줄 바람이라도 좀 불었으면 좋으련만, 먼지하나 일으키지 못하는 무력한 바람이 얄밉다. 두 눈도 지친다. 푸른 바다라도 볼 수 있다면 그래도 낫겠다 싶지만, 적조 때문에 바다도 얄궂다. 앞으로 보이는 시원스레 쭉쭉 뻗은 거가대교만이 위안을 줄 뿐이다. 지난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인 18일. 낙동강에서 흘러 온 쓰레기를 치우려 동료직원들과 거제도 북쪽 해안가 유호리를 찾았다. 곧바로 무더위와 쓰레기가 한 편이 된, 2:1 싸움 한판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차에 내려 해안가에 도착하자마자 눈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