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여행, 킬로당 13만 원짜리 회... 믿어지십니까

빙어회가 먹고 싶어 만사 제쳐두고 무작정 떠난 여행. 빙어회무침.

산청여행, 킬로당 13만 원짜리 회... 믿어지십니까

갑자기 빙어회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치밀어 오른다. 갯가에서 나고 자라서인지 민물고기를 먹을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다. 특별한 맛으로 입맛을 당기게 한 것도 더더욱 아니었기에. 그럼에도 언제부터인가 추운 겨울이면 빙어회가 먹고 싶어진다. 지난 11일. 십여 년 전, 친구들과 겨울 빙어를 먹으러 다녔던 그 추억이 떠올라, 만사 제쳐두고 빙어회를 먹으러 산청 생초로 차를 몰았다.

 

빙어

35번 고속국도 생초 IC를 빠져 나오면 경호강 다리를 건너고, 우회전 하면 민물고기를 주 메뉴로 하는 식당거리가 나온다. 식당이름을 단 간판도 큼직하고 화려하다. 최근 정비를 한 듯, 산뜻하고 깨끗한 모습이 좋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식당가 바로 앞으로는 이곳에서 파는 민물고기의 산지라 할 수 있는 경호강이 흐르고 있다.

유유히 흐르는 경호강 물줄기.

경호강. 진주, 산청, 함양에 걸쳐 있는 남강의 상류부에 해당하는 하천으로 약 32km의 물길을 이루고 있다.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물은 남쪽으로 흐르면서 지류인 덕천강과 합하여 진양호로 유입되고 있다. 강변 언덕에 올라 강줄기를 내려다보니 춥다는 느낌보다는, 시원함이 가슴 뼛속까지 파고드는 기분이다. 겨울이라 그런지 유량은 많지 않다. 곳곳에 녹지 않은 잔설은 하얀 얼음장으로 변해 아름다운 정취를 풍겨주고 있다. 이곳은 3번 국도와 35번 고속국도가 지나가는 통로로 많은 여행자가 찾고 있다.

유유히 흐르는 경호강.

식당을 찾아 나서는데, 어느 한 식당 수족관에 큰 고기 한 마리가 눈길을 끈다. 카메라를 꺼내들고 다가가 보니 대형 쏘가리가 아닌가. 바다고기 대구는 큰 어종에 속하는 편이다. 그런데 웬만한 대구만한 크기의 쏘가리다. 이렇게 큰 민물고기를 직접 보는 것도 처음이다. 이리저리 사진을 찍으니 쥔장이 나와 말을 건넨다.

"손님, 쏘가리가 엄청 크죠. 이 크기의 쏘가리는 1년에 겨우 2~3마리 정도 밖에 잡히지 않습니다."
"얼마나 크죠?"
"잡은 사람이 45cm라고 하네요. 횟감으로 최고급이죠. 그런데, 아직 주인이 나타나고 있지 않네요."
"킬로그램에 얼마나 합니까? 이 정도는 얼마에 먹을 수 있습니까?"
"쏘가리회는 킬로그램당 15만원 하고 있습니다. 이 쏘가리는 2킬로그램 조금 안되는데, 손님이 드신다면 킬로그램당 13만원에 해 드리겠습니다. 매운탕과 다른 것은 서비스로 더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말문이 막혀 더 이상 말을 이을 수가 없다. 주머니 사정을 봐도, 적절한 핑계를 든다 해도, 그 비싼 쏘가리회를 먹을 수는 없는 형편이다. 민물고기 중에서 쏘가리가 최고의 횟감으로 쳐 준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지만, 이렇게 비싸리라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계나 단체 같은 모임이 아니면 개인적으로 먹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산청 생초, 얼음을 뚫고 유유히 흐르는 경호강을 보며

빙어회무침.

비싼 쏘가리회 대신 2만 5천 원짜리 빙어회 한 접시를 시켰다. 오래 전 맛보았던 쌉사래한 그 맛이 되살아나고 있다. 펄떡펄떡 살아 움직이는 작은 빙어 한 마리를 젓가락으로 잡아 초장에 찍어 먹기란 쉽지 않은 일. 초장이 튀어 옷에 묻어도 맛만 있으면 그만 아니겠는가. 당초 빙어회를 먹으러 왔지만, 쏘가리를 보니 쏘가리회가 먹고 싶은 이 마음 어찌할까나. 그래도 '꿩 대신 닭'이라고 했던가. 쏘가리회는 못 먹었지만, 쏘까리 매운탕으로 그 맛을 대신 할 수밖에 없었다.

쏘가리 매운탕.

배는 채웠으니 이제 구경거리를 찾아 나서야겠다. 예까지 와서 특별히 찾아가 볼만한 데가 있다면 모를까, 없다면 고민할 필요는 없다. 식당거리에서 100여 미터 인근에 있는 '산청박물관'에서도 좋은 구경을 할 수 있기에.

산청박물관을 소개하는 유인물에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산청박물관은 생초국제조각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생초고분군과 어외산성에 연접해 있어 산청의 선사 유적과 세계적인 현대 조각가들의 작품이 어우러져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산청박물관

박물관에는 '산청의 이해', '산청의 문화관광', '가야의 혼, 그 흔적을 따라', 그리고 '기획전시실' 등 4개의 전시실로 나뉘어져 있었다.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은 조용한 박물관은 평온한 느낌으로 가득 하다. 가진 것이 시간인 게 전부인 나, 시간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다. 홀로 유유자적 박물관 관람에 빠져 보는 것은 오래만의 일. 박물관 내부에 새겨진 글자 하나하나 빠짐없이 읽고 머리에 저장하는데 온 시간을 보냈다.

작품명 : 물의 영혼(페루작가 LUIS ANGEL S. GONZALLES)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경호강은 푸른 하늘을 머리에 인 채, 끊어질 듯 이어지는 강줄기를 보듬듯 흐르게 한다. 생초국제조각공원은 새천년 밀레니엄 사업으로 기획하여 2001년 조성됐다고 한다. 2만여 평의 산지에 세계적인 조각가들이 만든 품격 높은 작품 27점이 공원에 전시돼 있다. 조각품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유명한 작품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예술을 이해해 보겠다는 자세만큼은 의지에 불타는(?) 전사의 모습이다.

산청의 인물.

가족으로 보이는 일행이 조각품을 열심히 관찰하고 있다. 뭔가 나름의 이해를 하는 듯한 모습이다. 싸늘한 겨울바람이 언덕을 타고 미끄러지듯 내 품으로 안긴다. 그 바람의 끝자락을 붙잡고, 산청을 흐르는 경호강 물줄기를 깜빡하는 찰나의 눈동자에 담았다. 앞으로 보이는 질주하는 차량의 고속도로가 나를 부른다. 집으로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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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성제 2012.02.17 06: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십삼만원 이거 작난이 아닌데
    일단은 먹고 봅시다 정말
    비싸다고 하니 더 먹고 싶어자네요
    일단은 소주을 한잔 부어보세요
    덕분에 회 잘먹고 그냥갑니다
    다음에 어구에 오세요 갚어드릴게요

    •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2.02.18 11: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쏘가리회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 어케 먹을 수 있나요? 그림의 떡이랍니다.
      요새는 밀치 낚시 안하십니까?
      한 마리 낚으면 연락 한번 주이소.
      소주나 한잔 하입시다.

  2. Favicon of https://dbfldn.tistory.com BlogIcon 승현이라 불러줘 2012.02.17 19: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넘...비싼데요...키로에~~헉!!!
    그래도 맛은 있겠네요...
    ㅎㅎㅎ
    즐건 주말 되세요^^*

    •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2.02.18 11: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습니다.
      너무 비싸 우리 같은 사람들은 구경만 해야겠지요.
      그림의 떡이네요.
      즐건 주말과 휴일 되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산청맛집, 1년에 두세 마리밖에 잡히지 않는 대형 쏘가리

1년에 두세 마리밖에 잡히지 않는 대형 쏘가리

산청여행, 1년에 두세 마리밖에 잡히지 않는 대형 쏘가리

지난 월요일(2. 13일) 포스팅은 대물 바다고기 낚시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아는 분이 낚은 일명 '밀치'라 부르는 93cm 크기의 가숭어 낚시가 화제였죠.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니라, 비슷한 크기 두 마리를 낚았으니 오죽했겠습니까?
어떤 사람들은 반 농담으로 이렇게 말을 합니다.

"아마존 강에서 낚았어요?"

지금 거제도 둔덕 '어구낚시마을'에서는 가숭어와 농어낚시가 한창입니다.
전마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 낚시하는 손맛이 짜릿하다고 합니다.
2명이 정원인 전마선은 한 척당 5만원을 내면 하루 종일 낚시를 할 수 있다고 하네요.
한번 낚시를 해 보고 싶지만 마음뿐입니다.

지난 주 일요일(2. 12일).
함양 갔다 오는 길에 산청군 생초면에 들렀습니다.
빙어회가 먹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5~6년 전, 겨울철이 오면 친구들과 빙어회를 먹으러 다섯 차례 정도 다니곤 했던 적도 있습니다.
생초면사무소가 위치한 이 곳에는 10여 집이 도로를 따라 민물고기를 주 메뉴로 하는 식당이 줄을 서 있습니다.
그 중 어느 한 식당 수족관을 보았는데, 놀라우리만치 큰 물고기가 보입니다.
민물고기 회로서 최고로 쳐 주는 '쏘가리'더군요.
사진을 찍으니 쥔장이 나와 설명을 해 줍니다.

1년에 두세 마리밖에 잡히지 않는 대형 쏘가리. 45cm 크기 쏘가리다.

"손님, 쏘가리가 엄청 크죠. 이 크기의 쏘가리는 1년에 2~3마리 정도 밖에 잡을 수 없습니다."
"얼마나 크죠?"
"잡은 사람이 45cm라고 하네요. 횟감으로 최고급인데, 아직 주인이 나타나고 있지 않네요."
"킬로그램에 얼마나 합니까? 이 정도는 얼마에 먹을 수 있습니까?"
"쏘가리회는 kg당 15만원 하고 있습니다. 이 쏘가리는 2kg 조금 안되는데, 손님이 드신다면 kg당 13만원에 해 드리겠습니다. 매운탕과 다른 것은 서비스로 더 드리도록 할게요."
"..."

1년에 두세 마리밖에 잡히지 않는 대형 쏘가리

민물고기 횟감 중에서 제일로 맛이 있다고 알려진 쏘가리회.
바닷가에 사는 나로서는 그렇게 맛이 있다는 쏘가리회를 아직까지 한번도 먹어 본 적이 없습니다.
처음으로 쏘가리회를 한번 먹고 싶었지만,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 도저히 엄두를 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2만 5천 원짜리 빙어 '소'자 회 한 접시로, 그 기분을 대신하면서 돌아서고 말았습니다.

쏘가리회 좋아 하시는 분, 지금 생초로 떠나 보시기 바랍니다.
1년에 두세 마리밖에 잡히지 않은 대형 쏘가리.
아직도 팔팔히 살아 있을 것입니다.

맛있다는 민물고기 쏘가리회.
아는 사람들끼리 십시일반 조금씩 모아 한번 먹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당장 오늘부터 곗돈이라도 부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진 위로부터 빙어, 메기, 송어(가운데 큰 고기), 누치, 피라미.

★ 대형 쏘가리 먹으러 찾아 가는 곳
. 위치 : 경남 산청군 생초면사무소 주변 민물고기 식당 거리
. 식당이름 : 남원식당
. ☎ 055-972-1606

남원식당(맨 오른쪽)

산청맛집, 1년에 두세 마리밖에 잡히지 않는 대형 쏘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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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imglorious.tistory.com BlogIcon 도플파란 2012.02.15 02: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쏘가리가 정말 크네요...

  2. 박성제 2012.02.15 08: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쏘가리 매운탕에 쐬주 한잔 하면은 인생의힘찬 연료가 될텐대
    이제는 당분간 좋아하는 술도 못먹어니 인생열차가 너무나 재미없이
    여행을 합니다 이렇게 큰 쏘가리는 본적이 없습니다
    요즈음 아마존 시대인가요 왜큰 물고기만 나오지?

    •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2.02.15 09: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요즈음 술도 못하고 재미가 없으셔서 어찌 합니까? 빨리 완쾌하셔서 소주도 한잔 하고 하입시더. 건강 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3. Favicon of https://dbfldn.tistory.com BlogIcon 승현이라 불러줘 2012.02.15 08: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정말 크네요...
    크기에 한표를...ㅋㅋㅋ
    즐건날 되세요^^*

  4. Favicon of https://sophism-travel.tistory.com BlogIcon 무념이 2012.02.15 10: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아~ 대형 쏘가리라...어떤 맛을 보여줄지 궁금하네요...
    정말 엄청 크네요~ ㅎㅎㅎ

  5. Favicon of https://dldduxhrl.tistory.com BlogIcon 잉여토기 2012.02.15 16: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야, 정말 크네요.
    담뱃값이 아주 조그맣게 보이는 착시~.
    다른 물고기 구경도 잘 했어요.
    횟집 앞도 참 구경하기 좋은 수족관이네요.

    •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2.02.15 18: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민물고기로서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 작은 쏘가리와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 크기인지는 알 수 있겠죠. 회를 시켜 먹고 싶었지만, 주머니 사정이,,,

  6. 쏘가리낚시왕 2012.02.18 21: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두 11년도에 33마리 낚았는데요 쏘가리 참 신기한놈들입니다. 아무리 바위와 자갈이 많아도 나오는곳에만 나옵니다 분명 있을거 같아도 없는곳에는 아무리 던져두 안나와요 작년 기록은 41센티이고 30센티 이상은 약 15마리정도 잡았네요 저두 잡아서 먹지 비싸서 사먹진 안습니다. 맛은 바닷고기랑 비슷하다 할까요? 밋물고기인데두 상당히 고소하고 맛있습니다. 쓸개를 쏘주에 타고 회를 처서 한잔하면 정말 기가막힙니다. 껍데기는 데쳐서 먹고 나머지는 매운탕을 흐흐흐

    •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2.02.18 22: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실감이 나는 댓글입니다. 리얼리티한 모습이 그려집니다. 1년에 33마리 쏘가리 낚시, 대단합니다. 41cm 굉장하군요. 저는 아직 쏘가리회를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너무 비싸 먹을 수가 없네요. 고작 한 접시 2만 5천원 하는 빙어회.ㅎㅎㅎ,,, 언제 한번 쏘가리회를 먹을려나? 쓸개에 소주 타서 먹는 것은,,바다고기로는 복어가 유명하죠. 어떤 사람들은 복어 쓸개 먹고 죽는거 아니냐 하지만, 복어국 먹고 십겁한 사람은 있지만, 복어 쓸개 술 먹고 십겁한 사람은 아직 소문을 못 들었네요. 쏘가리 쓸개 술, 대충 짐작이 가네요. 암튼 좋은 댓글 고맙습니다.

  7. 얼룩이 헌터 2012.03.04 14: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45면 그럭저럭 사이즈는 곧잘나와요... 5짜는 넘어야 대형이란 단어가 붙죠...6자넘는거 보심 놀라시것넹..

  8. BlogIcon 김동휘 2016.04.05 22: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무생각없이진짜크다고생각하고있었는데저희외할머니가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