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을 실감한, 대마도 요트여행

 

 

여행은 ‘기다림의 미학’일까?

 

이 글은 인터넷신문 중앙언론인 <오마이뉴스> '나의 황당 해외여행기' 응모글입니다. 조금 긴 글이지만 한번 읽어 보시면 요트와 해외여행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사진은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

 

돈 있고 시간만 있으면 외국으로 여행하는 일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일이 돼 버린 지금이다. 설이나 추석 연휴를 이용하여 온 가족이 공항을 빠져 나가는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은 일상의 뉴스가 된 것처럼. 이처럼 해외여행을 이웃집 드나들 듯 자유롭게 하지만, 언제부터 이렇게 여행자유화가 되었을까 의문을 가지는 이는 별로 없는 것만 같다.

 

밀항선을 타지 않고서는 외국으로 갈 수 없었던 시절, 해외여행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여권은 ‘특별한 신분’을 상징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그렇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사회에서 여권은 ‘VIP’ 대접을 받은 게 사실이었다. ‘관광목적 여권 발급’이 최초로 시행된 것은 1983년. 이후, 해외여행 자유화는 1989년 1월 1일 전면 시행되고 나서, 꼭 24년이 되는 셈이다.

 

‘나의 황당 해외여행기’를 쓰면서 서두가 길어진 이유 하나는 해외여행을 언제부터 이처럼 자유롭게 하게 되었나 싶어서였다. 해외여행이라면 여객기와 여객선을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나의 황당 여행기는 여객기도, 여객선도, 아닌 ‘요트’라는 것. 요트를 이용한 해외여행도 출입국 신고부터 세관검사까지 일반 해외여행과 똑 같다는 점이다.

 

 

세차게 부는 바람에 흰 거품을 이는 파도가 넘실거리는 망망대해. 돛 하나에 작은 동력으로 움직이는, 일행 7명을 태운, 길이 40피트(12.19m) 크루즈. 푸르다 못해 검붉은 색을 칠한 듯한, 바다에 뜬 요트는 강물에 떠내려가는 종이 조각배보다 더 위태롭다. 이 같은 상황에 놓였다면, 아무리 강심장을 가진 사람이라도 가슴을 졸이게 하지 않을까?

 

2011년 3월 4일 밤 11시. 오래전부터 계획돼 왔던 ‘거제도~대마도(일본명, 쓰시마 섬)’ 2박 3일 요트여행은 칠흑 같은 밤으로부터 시작됐다. 묵직한 발걸음 소리는 바다를 깨웠다. 소리에 놀란 파도는 몸을 일으켜 흰 거품을 내며 물결을 인다. 일행 15명이 요트 2척에 타고 떠날 거제 지세포항은 다이아몬드 빛을 발하는 별 금성아래 잠들어 있다.

 

대한민국과 일본 본토 중간에 위치한 대마도는 대한민국 땅에서는 지세포항이 제일 가까운 거리에 있다. 직선거리로 약 31마일(50km) 정도. 목적지는 ‘이즈하라’ 항구로 실제 항해 거리는 약 2배 정도인 100km의 거리다. 운항예상 시간은 약 9시간으로, 요트인으로서 바다를 탐험해 볼 만한 코스다.

 

항해에 있어 스키퍼(선장) 명령은 절대적

 

 

엔진을 켜자 기계소리가 적막감을 깬다. GPS를 켜고 각종 계기를 점검하고는 바로 출항이다. 항을 벗어나자 지세포항 불빛은 눈에서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다. 호수같이 잔잔했던 항내와는 달리 파도가 뱃전을 때린다. 피칭(배가 앞뒤로 흔들리는 일)과 롤링(배가 좌우로 흔들리는 일)을 반복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계기판을 확인하니 수심 80m 내외, 속도는 6노트로 순항하고 있다. 나를 포함한 일행 7명이 탄 ‘블루시티’호와 동행한 ‘코엔스블루(8명 탑승)’는 같이 출발 했지만, 깜깜한 시야로 앞서 가는지, 뒤따라오는지 흔적도 알 수가 없다.

 

 

깜깜한 밤, 스키퍼(요트에 있어 선장)와 두 명의 보조 승무원만 항해를 책임지고 있다. 나머지는 선실에서 대기 상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루한 시간과의 싸움은 진행형이다. 잠시 밖으로 나와 스키퍼와 승무원과 대화를 나누며 지루함을 달래 본다. 봄으로 접어든 3월이라지만 밤바다 찬바람이 얼굴을 세차게 때려 친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 같은 어둠, 출렁이는 물결에 좌우상하로 움직이는 요트, 어둠과 바다가 주는 공포감은 나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

 

막연한 기다림은 시간을 뒤로 내쫓는다. 몇 시간이 흘렀는지 시계를 보지 않으면 느낌도 없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 신호가 느껴진다. 배의 속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감지한 것은 출항한지 5시간이 지날 무렵이다. 6노트에서 4노트로 급격히 떨어지는 속도. 엔진과 각종 계기판을 점검하고 요트 전체에 이상 유무를 점검했지만, 원인을 알기에는 역부족이다. 깜깜한 상황에서 현 상황대로 운항할 수밖에 없었고, 동행한 요트와 연락도 되지 않아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먼동이 틀 무렵 원인을 알았다. 스크루에 해초가 감겨 프로펠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속도를 내지 못한 것. 요트를 세웠다. 노련한 스키퍼는 차가운 바다로 뛰어 들었다. 바닷물 속에서 30여 분의 해초 제거작업으로 다시 출발할 즈음, 스키퍼의 얼굴이 검붉다. 항해에 있어 스키퍼의 의사결정과 명령은 절대적이다. 선장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는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여명이 인다. 남북 80km, 동서의 폭이 넓은 곳이 약 18km인 대마도 위로 붉은 기운이 솟는다. 바다 수면에서 보는 일출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출항할 땐 야간이라 엔진을 이용했지만, 날이 밝자 메인세일을 폈다. 이어 헤드세일도 올리자 바람을 받은 요트는 엔진과 함께 탄력을 받는다. 속도는 두 배로 빠르다.

 

 

오전 9시, 출항한 지 10시간째. 대마도 중앙부 섬 끄트머리가 보인다. 대마도는 상하 두 개의 큰 섬을 이루고 있다. 얼마나 지났을까, 앞쪽 멀리서 하얀 요트 한 척이 달려온다. 대마도요트협회 소속 회원이 마중을 나온 것. 서로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누고 일행을 선도하고 있다. 하나의 섬을 두 개의 섬으로 잘린 허리 부분인 만제키세토라는 협곡에 이르자 물살이 거세다. 물살에 떠밀려 내려다가다시피 하는 요트. 바다 물살을 보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낄 정도다.

 

세일링은 역시 바람이 불어야 제 맛

 

 

요트는 수로와 항구를 지나 아소만을 완전히 빠져 나갔다. 다시 망망대해다. 세찬 바닷바람이 마스트를 때린다. 역시 세일링은 바람이 불어야 제 맛이 드는 법. 엔진 시동을 껐다. 줄을 감고 잡아당기면서 손놀림은 빨라졌고, 몸은 재빠르게 움직인다. 선수는 치켜들고 선미는 반대로 가라앉으며, 요트는 좌우 요동을 반복한다. 좌현이 바닷물에 잠길 기세다. 돛은 팽팽히 댕긴 모양으로 바람을 가득 안은 상태다.

 

강한 바람이 불자 긴박한 상황은 계속 이어졌다. 데크에서 몸을 가누기가 힘들기에 선상 이동은 조심스럽다. 동행하는 코엔스블루는 연신 하얀 거품을 만들어 내뱉고 있다. 검푸른 바다에서 거친 파도와 거센 바람과 한 판 싸움을 벌이는 드라마요, 영화가 아닐 수 없다. 거제도~대마도 대한해협 첫 횡단 영화 한편을 찍고 있다는 착각이 인다. 그런데 몸을 지탱하기 힘든 상태에서 생동감 넘치는 사진을 찍기랑 쉬운 일이 아니다.

 

 

힘겨운 시간도 끝이 보인다. 항구 방파제 끄트머리에 붉은 등대가 보였기 때문이다. 거제도 지세포항을 출항, 목적지인 이즈하라 항구까지 걸린 시간은 정확히 13시간 25분. 정장차림의 근무복을 입은 사람이 요트에 올랐다. 출입심사와 세관검사를 할 모양이다. 여권을 준비하고 차례를 기다렸지만, 검사를 할 요량이 아니다. 1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 이번에는 해경 10여 명이 함께 나타났다. 그때서야 ‘아이고, 무슨 일이 벌어졌구나!’하는 느낌이 직감적으로 인다.

 

 

요트에 마약을 실은 것도 아니고, 무기를 실은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렇다고 각자 여권이 없어 밀항객으로 취급 받을 일도 없었다. 또 다시 흐르는 긴 시간. 겨우 출입국신고서를 작성하고 모든 검사를 마칠 수 있었다. 항구에 도착하고 4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에야 자유의 몸이 되었다. 왜 이렇게 입항신고가 늦어졌는지 나중에 안 일이지만, 당초 입항을 계획한 시간보다 일찍 항구에 도착했기 때문이란다.

 

어둠이 내려앉은 이즈하라항 거리에는 한국인 여행객만 오갈뿐이다. 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거제도 지세포항을 떠난 지 꼭 20시간째. 1인용 침실에 눕자마자 잠에 빠져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니 천장이 빙빙 돌고, 건물 벽이 심하게 흔들리는 느낌이다. 혹여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나 싶어 밖으로 나와 살펴보니 지진은 아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육상멀미라고 한다.

 

3월 6일 아침 6시 30분. 7시까지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대기하라는 전날 협의 때문에 피로를 채 풀기도 전에 짐을 싸야만 했다. 항구의 날씨는 겨울날씨보다 더 차갑다. 차가운 기온을 얼굴에 맞대고 기다린 것도, 1시간을 넘기고 있다. 전날 항구에 도착해서도 그렇고, 출발하는 시간에도 애를 먹이는 관계 공무원이 얄밉기만 하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이즈하라 항의 아침 모습이다. 출발하는 당일도 2시간을 넘어서야 여권에 출항 승인 스탬프를 찍을 수 있었다.

 

바람, 파도, 바다 그리고 지루한 시간과의 싸움 요트여행

 

거제도로 돌아오는 항해. 또 다시 바람과 바다와의 싸움이 시작됐다. 그리고 긴 시간이 흘렀다. 지루함도 같이 흘렀다. 바닷길 길잡이 역할을 하는 지세포항 방파제에 선 등대가 일행을 맞이한다. 엊그제, 칠흑 같은 밤 우리 일행을 보냈던 그 지세포항은 아무 것도 변한 것 없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요트는 지세포항에 정박했다. 돛을 내리고, 엔진 시동도 껐다. 짐을 챙기고 입항신고 절차도 모두 마쳤다. 불편했던 대마도 이즈하라항 입항 수속과는 큰 차이가 났다. 역시 안방이 제일 편하다는 생각이다. 아침 9시 대마도 이즈하라 항에서 출발하여 거제도 지세포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반. 8시간 반이 걸린 셈이다. 출발에서 도착까지 정리하면, 거제도에서 대마도를 갈 때 13시간 반, 대마도에서 거제도를 올 때 8시간 반, 전체 22시간이 걸린 왕복 세일링이었다. 출입항 절차만 밟는 데만 별도로 6시간이 걸렸다. 이로서 거제도~대마도 대한해협 첫 요트 세일링 횡단 기록을 세운 것이다.

 

지난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미야기현 도호쿠 지방에서 규모 9.0의 강진과 쓰나미가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있었으며, 이웃나라인 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인에게 큰 아픔을 남겼다.

 

 

거제도~대마도 대한해협 요트횡단은 3월 4일 밤 거제도를 출발하여, 3월 6일 귀항했다. 정확히 지진 발생 1주일 전 항해였던 셈이다. 일본 쓰나미로 지인들은 농담 삼아 못 볼 뻔 했다는 말을 하지만, 성난 파도 앞에 당할 자 누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거제도~대마도(쓰시마) 요트여행. 외국여행에 있어 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필수라는 것을 새삼 느끼는 세일링이었다. 멋진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해야 할까?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을 실감한, 대마도 요트여행

여행은 ‘기다림의 미학’일까?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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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2.25 02: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2.12.25 1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초대장을 보내려고 하니, 이미 받으셨는지, 존재하는 메일이라는 메시지가 뜨네요. 다른 곳에 받지 못하셨다면, 다시 한번 댓글 남겨 주시면 확인해서 보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성탄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거제도여행] 주한영국대사의 남다른 거제도 사랑

 

[거제도여행] 대한민국 명승 2호 거제해금강. 왼쪽은 사자바위.

 

한영협회 회원과 동참한 거제도 여행기


한국과 영국의 문화 교류와 친선을 도모로 하는 단체인 <한영협회> 회원 28명이 1박 2일 일정으로 거제도를 방문했다.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 간 거제도를 방문한 한영협회 회원들은 풋풋한 거제사람들과 어울리며,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푹 빠진 여행일정을 보냈다. 이틀간의 여정에 동행했다.


11월 둘째 주말인 10일. 거제도에 도착한 시간이 점심시간이라, 거제 특산품이자 거제8미 음식인 멍게비빔밥을 점심으로 준비했다. 식사에 앞서 일행을 맞은 권민호 거제시장과 한영협회 박진 회장(전, 국회의원) 그리고 스콧 와이트먼(Scott Wightman) 주한영국대사 부부 등 일행소개와 권민호 거제시장의 인사가 이어졌다.


“한국과 영국은 오래전부터 교류를 시작하여 지금까지 그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전쟁 때 1만 5천여 명의 병력을 파견하여 위기에 빠진 우리나라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런 소중한 인연으로 지금도 400명이 넘는 영국인들이 우리시에 거주하며 문화교류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이웃과 다름없는 영국인들은 우리시가 80여 국가와 1만여 명에 이르는 외국인과 함께하는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여가는 데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영협회 회원들이 거제시를 방문하여 권민호 거제시장의 환영을 받고 있다. 좌로부터 조용국 거제시 주민생활국장, 권민호 거제시장, 한영협회 박진 회장(전, 국회의원), 스콧 와이트먼 주한영국대사.

 

이어 스콧 와이트먼 주한영국대사의 답사로 분위기는 편안하고 한층 무르익어 갔다.


“지난 6월 영국에서 장관님 한 분이 방문하셔서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하였으며, 오늘 두 번째 거제도를 찾았습니다. 대우조선해양에는 현재 영국 해군을 위한 4개의 상선이 건조되고 있습니다. 이 번 두 번째 방문에서 거제시장님과 시민 여러분들의 환영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또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거제도의 발전상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한영협회는 영국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한국 분들과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영국인들이 함께 모이는 커뮤니티입니다.”


이날 참여한 10명의 영국회원들은 멍게비빔밥을 처음으로 먹어보았다면서, 그릇을 다 비웠을 만큼이나 맛도 좋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식당 인근에 위치한 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공원을 찾은 일행은 한국전쟁 당시 영국을 비롯한 16개 참전국 국기가 게양된 분수광장에 들어서자 숙연해지는 분위기다. 흥남철수작전 시 피난민을 태운 ‘메레디스 빅토리호’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당시 배에서 태어난 ‘김치 파이브(5)’라 불리는 다섯 아이의 이야기에도 관심이 집중이다.


한국전쟁의 상흔, 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서 숙연해 지는 한영협회 회원들

 


탱크전시관 좌우로 전시된 한국전쟁 주요인물상을 지나 디오라마관에서는 놀라는 모습이 역력하다. 실물 같은 포로수용소의 모습과 포로들의 생생한 얼굴표정에서 당시의 처참한 역사를 알 수 있었다는 고개의 끄떡거림이었다. 6.25역사관, 대동강철교, M.P다리, 포로생활관을 관람하면서 전쟁의 아픔을 느끼는 모습도 보인다.

 

이어 여자포로관, 포로사상대립관, 포로폭동체험관, 포로수용소유적관, 무기전시장을 관심 있게 둘러보았다. 그리고 지금도 남아있는 잔존유적지는 뼈  아픈 전쟁의 역사를 그대로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한 시간 반 정도의 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공원 관람은 마지막 이곳에 왔다는 사진 한 장을 남기며 자리를 떠나야만 했다.

 


두 번째 방문지인 대우조선해양. 입구에서 회사관계자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았고, 회사에 대해 전반적인 설명을 들었다. 그 동안 영국은 대우조선해양에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의 발주가 있었고, 최근에는 영국 군함을 발주하기도 했다. 이런 연유로 회사관계자로부터 듣는 설명은 더욱 진지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 이어 버스를 타고 조선소 현장을 한 바퀴 둘러보았으며, 특히 900톤급 골리앗 크레인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회사 내 단체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에서 대우조선해양 방문을 기념하는 사진 한 장을 남겼다.

 

 

한영협회 회원들이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하여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으며,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다. 아래사진에서 스콧 와이트먼 주한영국대사(왼쪽), 한영협회 박진 회장(전, 국회의원).

 

저녁시간이 다 돼 갈 무렵, 거제요트학교를 찾았다. 거제요트학교는 2009년 9월 개교하여 해양레저스포츠의 산실로 시민을 비롯한 거제를 찾는 여행자로부터 해양레저를 체험할 수 있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김병원 거제요트학교장으로부터 학교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듣고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그런데 영국인 회원이 던지는 걱정(?)섞인 질문이 다소 의외라는 생각이었지만, 학교장의 답변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세일링을 하다 바람을 잘못 타 북한으로 넘어가면?

 

스콧 와이트먼 주한영국대사(왼쪽) 등 한영협회 회원들이 거제요트학교를 방문하고 김병원 거제요트학교장(오른쪽)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세일링을 하다 바람을 잘못 타서 북한으로 넘어가면 위험할 텐데요.”

“그럴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세일링을 하는 사람들도 훈련을 받고 조심하지만, 접경지역에는 군과 해양경찰이 순시와 경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 넘어갈 위험은 크게 없다고 봅니다.”


이어 거제도 특산품인 상황버섯 재배현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첫 느낌’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노란 상황버섯은 여행자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향을 맡아보며 이것저것 질문하며 관심을 보이는 일행에게, 상황버섯 차 한 잔을 내 주는 주인 내외가 고마울 뿐이다. 상황버섯 현장 방문으로 하루 일정을 끝내고 저녁은 서민들이 즐겨먹는 ‘막썰어회’를 준비했다. 저녁에는 ‘메레디스 빅토리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김치 파이브(5)’ 이경필씨도 참석하였으며, 회원 각자 소개와 건배로 이날 최고의 기쁨을 누렸다.

 

한영협회 회원들이 거제도 특산품인 상황버섯 제품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왼쪽에서 두번째가 한영협회 박진 회장(전, 국회의원)이며, 상황버섯 엑기스를 마시고 있는 분이 스콧 와이트먼 주한영국대사. 

 

이튿날인 11일. 아침에 내리는 비와 강풍으로 외도, 해금강으로 가는 유람선이 출항을 못한다는 소식이다. 계획을 바꿔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중, 유람선사로부터 연락이 와 출항이 가능하다고 전한다. 전날 저녁, 긴급한 업무로 서울로 복귀한 스콧 와이트먼 대사 부부를 제외한 일행 모두 유람선에 올랐다. 날씨 탓으로 심하게 출렁이는 파도로 유람선은 춤을 추듯 이리저리 흔들린다. 직각으로 절벽을 이룬 해금강 암벽을 보며 모두 탄성을 쏟아낸다. 높은 파도로 십자동굴에 배가 들어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 롤러코스트를 타는 듯 출렁이는 배를 타며 촛대바위, 사자바위 등 해금강 한 바퀴를 돌며 신비한 자연의 풍경에 빠져 들었다.


환상의 섬이라 불리는, ‘거제의 섬 외도’에서 탄성을 쏟아내다


‘환상의 섬’이라 부르는 아름다운 섬, 외도가 일행을 반겼다. 섬에서 자라는 850여 종의 식물은 제 마다의 특성으로 여행자의 관심을 끈다. 선인장을 비롯한 아열대 식물은 남국에 온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섬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인 비너스 가든을 지나 ‘겨울연가’ 촬영지인, 이 섬의 대표가 머무는 숙소에 들러 잠시 숨을 돌렸다. 창밖으로 멀리 있는 해금강이, 눈 앞 가까이에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이다. 일행 모두 절로 감탄사를 내뱉는다.


개인 사택이라 아무나 출입할 수 없는 숙소에서, 따뜻한 주인의 환대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자리를 떴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섬, 외도. 때로는 이 바다가 무서운 태풍으로 섬을 괴롭혔지만, 이날만은 쪽빛 바다가 섬을 더욱 빛나게 해 주는 보배 같은 존재이리라. 일행은 외도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 버린 탓에, 열두시 출항 예정인 유람선을 기다리게 해야만 했다.

 


멀어지는 섬, 외도. 거제도 자연풍경 여행은 여기서 끝을 맺었다. 우락부락 생긴 뚝배기 그릇에, 생긴 모습 그대로 담긴 꽃게, 홍합, 새우 그리고 조개 등 갖가지 해물탕이 점심으로 준비됐다. 이틀 간 모두 전통 한식으로 식사를 한 한영협회 영국회원들의 한국음식 사랑이 남다르다. 국물 맛이 제격인 해물탕은 순식간에 비워졌다. 온 가슴으로 포만감을 안은 채, 버스의 기계소리는 서울로 가자고 재촉인데, 한영협회 박진회장의 작별인사가 이어진다.


“1박 2일 한영협회 회원들의 거제도 방문에, 큰 사랑으로 맞이하여 주신 거제시장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한영협회가 지향하는 한국과 영국의 교류 확대는 물론, 거제시와 본 협회간의 상호 교류도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거제도에서의 추억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비교적 싸게 먹을 수 있는 거제도 '막썰어회'를 저녁으로 마련한 자리에서, 앤드류 대글래쉬(Andrew Dalgleish) 주한영국부대사가 건배제의를 하고 있다.

 

 

이틀간 동행하며 함께한 김병원 거제요트학교장, 전기풍 거제시의회 의원 그리고 나는 떠나는 버스 뒤쪽 꽁무니를 한참이나 바라보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다음은 스콧 와이트먼 주한영국대사와 나눈 내용이다.


거제도에 도착하자마자 시간상으로 점심시간이라, 거제시 8미 음식 중 하나인, 멍게비빔밥을 드셨습니다. 멍게비빔밥을 먹어 본 적이 있는지, 맛은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멍게비빔밥은 처음 먹어보는 것이었습니다. 맛이 있었고 함께 나온 생선으로 만든 것 같은 국도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한국전쟁의 아픈 역사가 숨어 있는 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공원을 둘러보았습니다. 공원에는 아직도 아픔이 서려있는 곳이 많습니다. 어떤 곳이 제일 가슴에 와 닿는 장소로 기억되었는지요.


“수용소 방문은 이번 방문에서 가장 가슴 아픈 부분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수용소의 성격과 규모 또 그 역사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영국도 우방국으로 참전하였습니다. 당시의 아픈 전쟁의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얻어야 할 교훈이 있다면?


“지난 60년 동안 한국이 경제적 정치적으로 얼마나 발전했는지 지켜봤습니다. 교훈은 명확합니다. 국제 사회는 언제나 자유와 정의의 편에 서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전쟁 중 흥남철수작전 시 피난민을 태운 ‘메레디스 빅토리호’에서 출생한 다섯 명 중, 아직 생존한 ‘김치 파이브(5)’라 불리는 이경필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떠한 감정이 들었습니까?


“이경필씨와 그의 부인을 만났고 두 분의 겸손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흥남을 떠나는 피난민들의 사진은 정말 흥미로웠고 두 분과 저녁 식사와 건배의 인사를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영국에서 대우조선해양에 선박을 수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용도인지, 어느 크기 정도의 선박을 수주하였으며, 직접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하고 난 후 소감을 말씀해 주신다면.


“대우조선해양이 영국 회사들과 협력해 영국 해군 상선을 건조하게 되었으며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영국 정부는 이 상선 입찰에 있어 전 세계의 회사들이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을 하도록 했으며, 대우조선해양의 입찰이 영국 납세자들을 위해 가장 높은 가치를 보여주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한 뒤 그 거대한 규모에 놀랐고, 거제도와 영국 모두에게 큰 혜택이 될 수출 전망에 대해 기대하게 됐습니다.”


저녁 식사 때는 비교적 싸면서도 평범한 서민의 음식이라 할 수 있는 ‘막썰어회’를 드셨습니다. 맛은 어떠했는지요?


“거제도 지역의 해산물 요리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또 모든 음식점 주인들이 친절했던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거제도여행] 한영협회 거제도 여행/외도, 해금강, 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공원을 둘러보며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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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행자 2012.11.15 08: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자바위가 꼭 사자를 닮았네요.

  2. 가을여행 2012.11.15 08: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해금강, 외도 아름답습니다.

  3. Favicon of https://hanwhablog.com BlogIcon 한화호텔앤드리조트 2012.11.15 18: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영협회분들의 거제도 여행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한영협회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인분들이 거제도 여행을 즐기셨으면 좋겠네요 ^_^

    •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2.11.16 07: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습니다. 많은 외국인들도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거제도에 많이 오고 있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4. Favicon of http://www.hairbird.com BlogIcon LACE 2012.11.16 0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사님이 엑기스 드시는 모습이 재밌네요.

  5. 김병원 2012.11.19 1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다른 열정으로 동행 취재 및 안내를 맡아 고생하신 정도길부회장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영국대사, 부대사가 우리 거제시를 방문한것이 처음일겁니다. 많은 것을 보고 맛보고 느끼고 갔을 것입니다. 다음에는 한영협회 많은 분들이 찾을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기풍의원과 정도길 부회장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2.11.20 0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같이 동행하며 즐거운 추억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종종 이런 좋은 추억이 있었으면 합니다.
      즐거운 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22시간 파도와 싸움, 스쿠루마져... 아찔

거제도~대마도 요트 횡단. 2011년 3월 일본 동남지역을 휩쓴 '쓰나미'가 오기 1주일 전, 대한해협을 건너 거제도~대마도 요트 횡단에 성공하였습니다.


이 기사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에 2012. 1. 31. 09:51분 메인면에 걸린 기사입니다.


난 네게 빠졌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해양레포츠 '요트'


"여기 사람들이 제일 갖고 싶어 하는 것이 무언지 아시나요? 바로 요트라고 합니다. 신제품까지도 생각을 안 하죠. 중고품이라도 좋으니 자기 요트를 가지고 여가 생활을 하는 것이 여기 사람들의 꿈이라고 합니다."

2007년 6월 북유럽을 여행하면서 가이드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 그리고 핀란드 등 북유럽은 전통적인 해양국가로 알려져 있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라는 말도 북유럽을 지칭하는 것이다. 북유럽을 여행하는 내내 시야에서 요트가 정박해 있는 모습이 사라지지 않는 크고 작은 항구.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마스트(돛대)와 하얀 세일(돛)을 단 요트는, 내게 있어 분명코 꿈이었고 환상적인 모습이었다.

2007년 6월. 북유럽을 여행하면서 본 요트는 본격적으로 취미생활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노르웨이 오슬로항 주변 항구에 정박한 요트. 그림같은 모습이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08년. 맡은 일이 스포츠와 관련되다 보니 자연스레 북유럽 여행의 기억이 떠올랐고 요트에 관심이 갔다. 당시 내 직장에는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실업 요트 팀이 있었고, 전국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그런 연유로 틈틈이 요트에 관한 공부를 하게 됐고, 본격적인 취미생활로 접어들게 된다.

일반적으로 국민소득 2만 불을 넘어서면 '마이 요트(My yacht)'시대라고 하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자 경향이다. 그럼에도 요트는 '돈 있는 사람만이 하는 고급 스포츠'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물론, 요트 한 척을 살 경우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요트를 즐기는 모든 개인이 자신의 요트를 소유하고 있지는 않다. 동호회를 조직해 공동소유하거나 회원제 운영으로 얼마든지 요트를 탈 수 있기 때문이다.

거제도~대마도 요트 횡단에 나선 거제시요트협회 소속 '블루시티'호(오른쪽, 40피트, 7명 승선)와 거제요트클럽 소속 '코엔스블루'호(왼쪽, 46피트, 8명 승선)

요트를 알고 나서 도전정신과 자연사랑 생겨나

요트의 부정적 편견을 없애자, 한 번 타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우연한 기회가 찾아왔다. 이어 요트협회에 가입하고 2008년 11월 경남 마산항에서 처녀항해에 나섰다. 당시 경상남도윈드서핑협회장과 거제시요트협회장의 도움이 컸다.

비록 항 인근에 위치한 '돝섬'을 돌아오는 짧은 코스였지만, 잊지 못할 추억거리로 남아 있다. 작은 요트가 좌우로 혹은 앞뒤로 흔들거릴 때는 위험을 느끼면서도 스릴을 동반하는 쾌감이 넘쳐 흘렀다. <관련기사 : '환상적'이었던 첫 크루저 여행>

거제도~대마도 요트 횡단. 대마도 아소카만 인근 해역을 지나는 일행이 탄 요트.

요트는 정박과 운항이 두 가지 큰 조건이다. 경우에 따라 바람이 적이 되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한다. 태풍이나 바람을 피해 안전하게 정박할 항구도 필요하지만, 바람이 없으면 항해에 걸림돌이 돼 버리는 요트다.

거제도에는 요트에 필요한 이 두 가지 요소가 꼭 맞는 항구가 많다. 그래서 거제도가 요트도시로 각광받으며 뜨고 있다. 항구 중에서도 지세포항은 항아리 모양을 빼닮은 아름다운 곳으로 거제도를 대표하는 요트 정박지로 알려져 있다.

결코 긴 시간이 아닌 짧은 기간, 요트를 알고 나서 변화한 나의 모습은 도전정신과 자연사랑. 요트라는 취미생활로 요트를 알기 전 보다 삶의 활력소가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덤으로 50중반을 넘어서는 나이에도, '뭔가 할 수 있다'라는 도전정신과 '나의 삶이 곧 자연이다'라는 자연사랑이 생겨난 것. 더 나아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나태해지는 인간의 속성에서 탈피해 적극적인 사고와 행동을 가져다준 것도 큰 변화라른 생각이다.

거제도~대마도 요트 횡단. 대마도 아소카만을 지나 인공해협인 '만제키' 다리를 지나고 있는 '블루시티'호.

대한해협 횡단해 대마도까지 여행

요트라는 취미생활을 하면서 뭐니 뭐니 해도 잊지 못할 사건(?)은 대한해협을 횡단한 대마도까지의 세일링. 거제도~대마도는 직선거리로 약 37마일(약 60km)이지만, 목적지인 이즈하라 항구까지 항해거리는 약 67마일(108km)이다.

2011년 3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밤낮을 운항하여 바다에서 보낸 시간만 해도 22시간, 거리는 왕복 216km가 넘는다. 첫날밤, 해상에서 스쿠루 고장으로 얼음장 같은 찬 바다에 뛰어들어 수리해야만 했던 일은 아찔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사건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대마도 이즈하라 항구에 도착하고도 예정시간보다 빨리 입국했다는 이유로, 육체적 피로감에도 4시간 넘게 입국심사와 조사를 받아야 했다. <관련기사 : 4시간 넘게 기다렸다. 이게 다 일찍 왔기 때문이란다>

검푸른 바다 수면위에서 떠오르는 보기 드문 장엄한 일출. 험난한 파도와 바람과의 싸움은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일. 이런 상황은 요트를 탄 세일링이 아니면 경험하지 못하는 일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당시 요트 체험기는 <오마이뉴스>에 이렇게 전하고 있다.

"칠흑 같은 밤이다. 지세포항은 깊은 잠에 빠져있다. 묵직한 발걸음 소리는 바다를 깨우고, 소리에 놀란 파도는 몸을 일으켜 흰 거품을 내며 물결을 인다. 15명의 일행을 대마도(쓰시마)로 태워 갈 두 척의 요트는 조용히 정박해 있다. 마스트 꼭대기에 걸려있는 큰 별 금성은 다이아몬드 빛을 내고 있다. 3월 4일 금요일 밤, 거제도 지세포항 풍경이다." <관련기사 : 요트서 본 일출, 장엄하고도 장엄하도다>

거제도~대마도 요트 횡단을 하면서 본 대마도 일출. 아래 검은 땅이 대마도.

당시, 이틀째 세일링도 요트는 바람과 파도와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음을 전하고 있다.

"세찬 바닷바람이 분다. 역시 세일링은 바람이 불어야 제 맛이 드는 법. 엔진 시동을 껐다. 크루(승무원)는 헤드세일과 메일세일을 폈다. 줄을 감고 잡아당기면서 손놀림은 빨라졌고, 몸은 재빠르게 움직인다. 선수는 치켜들고 선미는 반대로 가라앉으며, 요트는 좌우 요동을 반복한다. 좌현이 바닷물에 잠길 기세다. 돛은 팽팽히 댕긴 모양으로 바람을 가득 안은 상태다."

"성훈아, 댕겨 줄 댕겨. 오른쪽, 오른쪽 줄 말이야."
"감아, 감아. 주혁아, 윈치. 머리 조심해. 붐, 붐에 머리 닿지 않도록 조심해."

2011년 3월. 일본 동남 해안을 급습한 쓰나미는 온 세계를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위대하다는 인간'은 자연의 위력 앞에 한갓 부질없는 존재였던 셈. 바로 그 쓰나미가 오기 1주일 전, 나를 태운 거제시요트협회 소속 '블루시티'(40피트, 7명 승선)호와 다른 일행을 태운 거제요트클럽 소속 '코엔스블루'(46피트, 8명 승선)호는 대마도 세일링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 세일링은 거제도~대마도 국내 최초의 기록으로 남게 된다. <관련기사 : 대지진 1주일 전, 요트타고 대마도 다녀왔습니다>

거제도~대마도 요트 횡단. 요트라는 취미생활을 하면서 '도전정신'과 '자연사랑'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올여름에는 많은 이들이 해양레포츠를 취미로 삼았으면

'요트'라는 취미생활은 결코 어렵지 않다. 제일 많은 사람이 사는 서울. 사람들은 어떻게 먼 바다까지 요트를 타겠냐고 하지만, 서울에는 아름다운 한강이 있다. 윈드서핑을 비롯한 요트를 즐기기에 적합하고, 실제로 동호인도 많다. 마음먹기에 따라 지금이라도 당장 실천 가능한 레저스포츠가 윈드서핑이요 요트다.

경남은 해안을 낀 지역으로 요트가 활성화되고 동호인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요트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요트학교도 창원(마산, 진해), 통영, 남해 그리고 고성에서 활기차게 운영중이다. 거제 역시 2010년 10월 '거제요트학교'가 문을 열고, 시민과 거제를 찾는 사람들에게 해양레포츠를 알리고 있다.

요트학교에서 카약, 윈드서핑을 비롯하여 요트까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는 요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어린아이들에게는 여름철 대표적인 레포츠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요트가 대중화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매년 7월이면 거제도 지세포항에서 윈드서핑 전국대회가 열리고 있다. 요트를 타기에 앞서 해양레저스포츠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윈드서핑을 비롯한 카약체험도 바다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올여름 거제도에서 많은 사람이 해양레포츠를 취미생활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2010년 10월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항에 '거제요트학교'가 문을 열었다. 연간 5천여 명이 해양레포츠를 배우기 위해 이 학교를 찾고 있다.


거제요트학교 바로가기
http://www.geojeyacht.co.kr/

22시간 파도와 싸움, 스쿠루마져... 아찔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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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ubuntuk.tistory.com BlogIcon ubuntuk 2012.01.31 1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대단하세요
    요트 타시는 분들 많이 부러웠는데요
    이제 거제도에 요트 학교가 있군요.
    멋진 포스팅 감사히 보고 갑니다^^**

  2. Favicon of https://sophism-travel.tistory.com BlogIcon 무념이 2012.01.31 23: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꿈이 요트를 가지는 것인데...그리고 요트로 세계 일주~ ㅎㅎㅎ
    어릴때 부터 방학이면 부산 광안리 이모네 집에서 머물며 숙식을 해서 그런지...
    바다를 너무너무 사랑하고 역시 바다는 요트죠! ㅎㅎㅎ

    •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2.02.01 09: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꿈, 한번 가져 볼 만한 것입니다.
      요트타고 대양을 누비는 꿈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무한한 도전정신과 사명감이 없으면 불가능하겠지요. 무념이님은 아직도 젊은 혈기가 있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요트에 관한 공부를 하고 바다에 친숙해진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리라는 생각입니다. 좋은 날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