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찾기] 밭 언덕에 선 빨간 우체통, 노모는 바다에 나간 큰아들에게 편지를 띄운다

/행운을 전하는 통, 우체통/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빨간 우체통.

우체통이 밭으로 올라갔다.

높은 곳에서 동네가 보이고 바다도 훤히 보인다.


배가 떠있는 바다.

먼 바다로 나간 큰아들은 몇 달이 지났건만 아무런 소식도 없다.

팔 순 노모가 쓴 서툰 편지.

굵은 글씨로 쓴 편지는 종이 한 장에 기껏해야 몇 글자 정도다.

그저 “잘 있나”라는 인사고, “언제 들어오나”라는 간절한 마음뿐이다.

밭 언덕에 있는 우체통에 노모는 편지를 넣었다.


우체부가 편지를 가져갈지 의문이다.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는 이곳 우체통에 누가 편지를 넣을까?

그래도 우체부는 수시로 우체통을 비우러 온다고 한다.

이런 점을 아는 노모는 편지를 넣었을 게다.


안녕과 걱정이 담긴 노모의 편지를 큰아들이 받아 보았으면 좋겠다.

큰 고기 몇 마리를 든 큰아들이 노모 앞에 갑자기 나타난다면 늙은 엄마는 얼마나 좋아할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우체통이 행복을 전하는 행운의 통이 아닐까.


[행복찾기] 밭 언덕에 선 빨간 우체통, 노모는 바다에 나간 큰아들에게 편지를 띄운다

/행운을 전하는 통, 우체통

/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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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jongamk.tistory.com BlogIcon 핑구야 날자 2018.02.03 07: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억이 많은 우체통이네요 정말 예쁘군요

  2. Favicon of https://dolnadle.tistory.com BlogIcon 도랑가재 2018.02.03 07: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의 마음과 정을 전하는데
    그 어떤 것도 따라오지 못할
    독보적인 존재가 바로 우체통이라죠.
    잘보고 갑니다.^^~

  3.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8.02.03 08: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빨간우체통 보면 편지를 쓰고 싶어집니다^^

  4. Favicon of https://gdlsg.tistory.com BlogIcon 도생 2018.02.03 16: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손편지를 쓴지가 삼십 년이 넘었습니다.
    행복하세요^^


[포토에세이] 경산 갓바위 입구에서 만난, 갓바위 소원 성취 느린 우체통


경산 갓바위 입구에서 만난, 갓바위 소원 성취 느린 우체통.


그 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사찰여행을 하지 못하다가, 지난 주말 경산 갓바위에 올랐습니다.

경산 선본사 입구에서 만난 빨간 우체통 하나가 눈길을 끕니다.

'소원 성취 느린 우체통'입니다.

소원 성취는 느리게 다가오는 것일까요?


우체통 옆에 안내문이 적혀 있습니다.


1년 후 배달되는~


소원성취 느린 우체통 안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주는

경산 갓바위에 오심을 환영합니다.


이루고 싶은 소원을 엽서에 담아

나에게, 사랑하는 이에게 편지를 쓰세요!


팔공산 갓바위의 기운이

당신의 소중한 마음을 함께 전합니다.


※ 비치된 엽서는 무료로 배부합니다.

문의 : 경산시(관광과) 경산우체국 영업과(053-819-3704)


그러고 보니 편지를 쓰고 1년 후 배달된다고 하니, 편지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지 않을까요?

그 동안 수없이 이 우체통을 보았는데 별로 감각이 없어서 그런지 크게 느끼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다음에 가면 '나'에게 편지를 써볼까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라고 말입니다.


"한 가지 소원을 꼭 들어주시는 갓바위 약사여래부처님께 소원을 빌어보세요. 1년 뒤 당신의 소중한 시간을 전해드립니다. 갓바위 소원성취 느린 우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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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시 와촌면 대한리 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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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jongamk.tistory.com BlogIcon 핑구야 날자 2016.11.29 08: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원은 빌때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기대하게 되니 말이죠

  2. Favicon of https://impresident.tistory.com BlogIcon 절대강자! 2016.11.29 08: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답변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제가 느리지만 소원성취한 기분이랍니다...ㅎㅎ

  3.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6.11.29 09: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얼마전 느린 우체통을 보았습니다
    아마 경산시 작품인것 같군요^^

  4. 2016.11.29 14: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Favicon of https://somdali-photo.tistory.com BlogIcon 솜다리™ 2016.11.29 17: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곳은 부산분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던데...
    저도 예전에 함 찾아봤었는데...
    넘 오래되어서리...^^

  6. Favicon of https://gdlsg.tistory.com BlogIcon 도생 2016.11.29 22: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광지에 느린 우체통이 유행인가 봅니다.
    행복하세요^^

  7. Favicon of https://travelyoungdo.tistory.com BlogIcon 영도나그네 2016.12.01 16: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산 갓바위 입구에도 이런 우체통이 새로 생겼군요..
    아름다운 사연들이 가득 담겨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잘 보고 갑니다..


[포토에세이] 가을여행 떠나기를 부추기는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



길가에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색깔도 고운 모습으로 자기에게 와 달라고 손짓합니다.

빨강, 분홍, 하양 색깔의 꽃은 자기 옷이 더 예쁘다고 자랑을 늘어놓습니다.

유혹에 못 이겨 잠시 발길을 멈추고 꽃과 놀았습니다.


전원주택 입구에 모양이 예쁜 빨간 우체통이 눈길을 끕니다.

우편 배달 차라는 뜻이군요.

행복찾기프로젝트 연구소 '죽풍원'을 다 짓고 나면, 나는 이렇게 이름 짓고 싶네요.

'행복이 넘치는 우체통'이라고요.




가을이 깊어만 갑니다.

이 가을날 훌쩍 떠나며 가을을 만끽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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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ravelyoungdo.tistory.com BlogIcon 영도나그네 2016.09.30 16: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깊어가는 가을 향취를 물씬 느낄것 같은
    아름다운 코스모스 꽃밭이군요..
    죽풍님이 설계하고 있는 "죽풍원" 의 모습이
    기다려 진답니다..

    잘보고 갑니다..
    마지막 가는 9월을 잘 마무리 하시고 다가오는 9월에도
    활기찬 한달이 되시기 바랍니다..

 

[이 한 장의 사진] 사라져 가는 것들을 위하여,,, 옛 간판에서 느끼는 정취

/하동여행

 

 

[이 한 장의 사진] 사라져 가는 것들을 위하여,,, 옛 간판에서 느끼는 정취

/하동여행

 

지금 나이로 50대 정도면 보릿고개를 경험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보릿고개란, "하곡인 보리가 여물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가을에 걷은 식량이 다 떨어져 굶주릴 수밖에 없던 4~5월의 춘궁기"를 말합니다.

초등학교 다닐 적, 먹을 것이 부족하여 참 많이도 굶고 자랐습니다.

정말 힘겹고 어려웠던 시절이었죠.

1960년대까지 이어진 보릿고개는 이후 경제개발과 통일벼 등 벼 품종개량 등 식량증산 정책을 통해 식량의 자급자족을 해결해 나갔으며, 이로 인하여 보릿고개도 서서히 사라지게 됩니다.

 

지난 4월.

하동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보릿고개 시절에나 볼 수 있었던 옛 풍경을 보았습니다.

오래된 낡은 간판이 달린 옛 집과 빨간 우체통 그리고 옛 정취가 묻어나는 골목길이었습니다.

지붕은 기와형태로, 벽은 시멘트로 개량을 하였지만, 집은 아마도 1960년대 지은 집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처마 밑에 매달린 빨간 우체통도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시외버스 임시정류장 간판도 옛 시절로 돌아가게 만들어 줍니다.

 

 

시골지역을 여행하다보면 오래된 이발소나 물건을 파는 작은 가게를 보게 됩니다.

지금 현대식 이발관의 모습과 대형 마트랑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거기에다 세련되고 현대적 감각이 돋보이는 요즘의 간판과 옛 간판을 비교하면 더욱 그런 느낌이 듭니다.

간혹 1970년대 흑백 사진이나 TV 프로그램을 보면, 어찌 그리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까요?

하지만 그 속에는 고달팠지만, 아름다운 삶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촌스럽다고 버려서도 안 되고 버릴 필요는 더더욱 없지 않을까요?

 

하동여행을 하면서 아주 오래된 작은 간판 하나.

앞으로도 시골지역을 여행하면서 이런 추억이 담긴 사진을 많이 촬영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이 오래된 작은 간판 사진 한 장이 옛 추억을 더듬게 해 줍니다.

 

 

 

[이 한장의 사진] 사라져 가는 것들을 위하여,,, 옛 간판에서 느끼는 정취

/하동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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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하동군 북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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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bs2014.tistory.com BlogIcon 뉴론7 2014.08.09 05: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년전 시골모습같네염 잘보고 감니다.

  2. Favicon of https://moldone.tistory.com BlogIcon 청결원 2014.08.09 0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추억이 기억이 나네요^^

  3. Favicon of https://su1624.tistory.com BlogIcon 도느로 2014.08.09 09: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골동네를 한번씩 가면 저렇게 오래된가게하나쯤은 꼭 발견하게되더군요.
    그럴때면 늘 옛기억을 들추어냅니다. ^^

  4. Favicon of http://landbank.tistory.com BlogIcon landbank 2014.08.09 09: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 정말 추억이 떠오르는 곳 이네요

  5. Favicon of https://blogrammer.tistory.com BlogIcon Blogrammer 2014.08.09 15: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시골마을이군요. 보릿고개까지는 아니지만. 예전 기억이 나는군요

  6. Favicon of https://gdlsg.tistory.com BlogIcon 도생 2014.08.09 2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빵 참 오랫만에 봅니다.
    행복하세요^_^

 

통영의 외딴 섬 장사도에서 만난, 유치환의 '행복'/통영 장사도

 

 

통영의 외딴 섬 장사도에서 만난, 유치환의 '행복'/장사도

 

통영의 외딴 섬이라 부르는, 장사도.

 

장사도는 2011년 12월 문화해상공원으로 탄생하며, 장사도해상공원 까멜리아』로 부르게 됩니다.

이 섬은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산 4-1번지에 속하며,

총면적 390,131㎡, 해발 101m, 폭 400m, 전체길이 1.9km로, 개발면적은 98,000㎡입니다.

 

이 섬은 14채의 민가와 40여 명의 주민이 살았고, 한산초등학교 장사도분교와 작은 교회도 있었습니다.

이 섬은 2012년 1월 7일 개장하여, 지난 한 해 약 42만여 명의 여행자가 다녀갔습니다.

장사도는 거제도 저구항(남부면 위치)에서 유람선으로 15분이면 닿을 수 있는 아름다운 섬입니다.

 

10만여 그루의 동백나무와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 그리고 천연기념물인 팔색조와 풍란과 석란이 자랐던,

장사도는 섬의 형상이 누에를 닮았다고 '잠사도'라 불리기도 하고,

뱀의 형상을 닮아 '진뱀이섬'이라 불리기도 했답니다.

'늬비'란 누에를 뜻하는 경상도 방언으로 누에처럼 생겼다 하여 오래전부터 불려오던 섬의 옛 지명이라고 합니다.

 

섬의 북쪽 언덕에는 빨간 우체통이 하나 서 있습니다.

앞으로는 유치환의 '행복'이라는 시가 새겨져 있는 시비 하나도 서 있습니다.

시비 앞에 서서 찬찬히 읽어 보니,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가물가물 떠오릅니다.

 

그 어느 누구한테 연민의 편지 한통 쓰서 우체통에 넣고, 섬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우체부가 이 우체통을 열어 편지를 부치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어쩌면 받는 사람에게 전달되지 않고, 영원히 우체통 안에 그대로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그래도 편지를 써 붙이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빠~알간 우체통이 참으로 정겹다는 생각입니다. 

 

 

행복 - 유치환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통영의 외딴 섬 장사도에서 만난, 유치환의 '행복'/통영 장사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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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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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plmoknn.tistory.com BlogIcon 단버리 2013.02.12 12: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 갑니다~
    행복하고 즐건 하루 되시길 바래요~

  2. Favicon of http://life-lineup.tistory.com BlogIcon +요롱이+ 2013.02.12 19: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잘 보고 갑니다^^
    남은 하루도 행복하고 평안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거제여행, 샛바람 소리가 궁금한 분, 이 길을 걸어 보시길...

거제여행, 바람도 숨이 차 쉬어 가는 길, 거제도 구조라 '샛바람 소리길'.

거제여행, 샛바람 소리가 궁금한 분, 이 길을 걸어 보시길...

봄이라지만, 아침저녁으로 변덕을 부리는 기온 탓에 집밖을 쉽게 나서기가 망설여진다. 아파트 좁은 공간을 이리저리 갔다 왔다 한들, 갑갑한 마음을 풀기엔 별다른 묘책이 없다. 지난 10일. 헐거운 옷차림에 가벼운 마음만 챙겨 문 밖으로 나왔다.

집에서 불과 10km 남짓한 거리로, 지난해부터 꼭 가 보고 싶었던 곳인데도 아직 가 보지 못했던 곳. 숲길로는 거제도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이 길은 이름에서 뭔가 품위와 운치를 주는 느낌이다. 이름하야 '샛바람 소리길'.


거제여행, 거제도 구조라마을에는 '샛바람 소리길'이 있다. 시릿대 사이로 난 좁은 길을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거제 일운면에 소재한 구조라마을은 거제 최고의 해수욕장이 있다. 대한민국 명승 2호 '해금강'과 천국의 섬인 '외도'로 가는 들머리로 유람선터미널이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이런 연유로 개인과 단체 여행을 불문하고 수많은 여행자가 일년 내내 이 마을을 찾고 있다.

이 마을 역시 여느 마을과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 그럼에도 주민 모두 한 마음으로 마을을 가꾸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남다르다.

옛 기억 떠 오르게 하는 이 동네... 참 괜찮네

거제여행, 거제도 구조라마을 골목길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어 동심으로 돌아 갈 수 있다.

해금강과 외도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유람선을 타야만 한다. 여행자가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정시에 출항하는 여객선과는 달리, 유람선은 곧 바로 뜰 수가 없다. 승선인원이 다 차지 않고 항해시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착안한 점이 바로 '샛바람 소리길' 복원과 '벽화마을' 조성이었던 것.

유람선을 타기까지 기다리는 내내 무료함을 달래주는 공간적 시간을 가지게 해 준다는 점. 이것이야말로 여행자에게 볼거리 하나라도 보여 준다는 점에서 많은 여행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거제여행, 거제도 구조라마을 '샛바람 소리길' 입구. 아담하고 소박한 모습이 사랑스럽다.

'샛바람 소리길'은 폐교된 구조라초등학교 입구와 구조라항 물량장에서 들머리로 잡을 수 있다. 약 500m 마을 골목길에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월아트봉사단'이 2010년 정성들여 그린 벽화가 그려져 있다.

연 날리는 아이들의 모습은 동심의 세계로 빠트려 놓는다. 물고기 그림은 어릴 적 자맥질하며 고기를 잡으려고 헤엄치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벽화에 빠져 감상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옮겨 놓으면, 금세 '샛바람 소리길' 입구에 다다른다.

거제여행, 거제도 구조라마을에 있는 '샛바람 소리길'. 이름이 참으로 정겹다.

그런데 표지판이 정겹기 그지없다. 고급 재질, 깔끔한 디자인과 화려한 색채로 만든 도심의 회색 간판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허름한(?) 이 간판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이 뭔지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을 한다'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안내판에는 호소 감 짙은 모습으로, '보이소'라고 쓰여 있는데, 보지 않을 수가 없는 마음이다. 나무로 만든 표지판에 초등학생 정도의 그림 지도와 안내 설명문은 오히려 정겨움을 주고도 남는다.

"드가서 댕기 보이소" 구수한 안내문

거제여행, 거제도 구조라마을 '샛바람 소리길' 입구에 서 있는 안내판. '보이소'라는 문구가 여행자로하여금 읽어 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보이소

지금 서 있는 이 주변을 우리 동네 사람들은 뎅박동이라 불렀다, 아입니까? 샛바람 소릿길은 뎅박동에서 언덕바꿈으로 가는 시릿대 오솔길을 말하네요. 샛바람을 피하기 위해 심은, 뭐라캐야 하노... 일종의 방풍림이었네요.

옛날에 겁이 억수로 많은 아~들(아이들)은 여(여기)있는 시릿대 밭에 거시기해서, 들(들어)가지도 못했는데 여름날 땡볕에도 서늘한데다 그만치 어두컴컴해서, 입담 좋은 동네 어른들이 여름 밤 돗자리에 누워 이야기 해 주던 언덕바꿈 뒤 애기장(아기 무덤) 전설거치(같이) 샛바람에 한 매친 아이귀신들이 울어대는거 맨커로(울어대는 것과 같이) 등골이 오싹해지가꼬 엄청시리 겁났네요.

인자는 다 알아삐 갖고 겁은 좀 덜나는데, 그래도 혼자가모 쪼깬 그시기하네요.
우짜든가 둘이 드가서(들어가서) 댕기(다녀)보이소.

거제여행, 거제도 구조라마을 '샛바람 소리길' 언덕배기에서 풀을 뜯는 염소가 평화로워 보인다.

어느 동네치고 동네에 얽힌 이야기가 없을까마는 이 안내문르 읽어보니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른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소 풀을 먹이고, 나무하러 다녔던 야산에는 야트막한 돌담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엔 그저 돌담이니 생각했는데, 어느 때 알고 보니, 아기 무덤이었던 것. 그 이후로는 겁이 나 차마 그곳으로 가지 않고 먼 길을 둘러 다니지 않을 수가 없었던 기억이 있다.

거제여행, 거제도 구조라마을 '샛바람 소리길' 언덕배기에 있는 고목과 빨간 우체통.

안내판을 뒤로 하고 오솔길을 접어들자 울창한 밀림에 온 기분이다. 좁은 길 양쪽으로는 무성한 대나무 잎이 하늘을 가려, 조명 없는 대나무터널을 통과하는 느낌이다. 때마침 샛바람이 부는지 대나무 잎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린다. '사그락, 사그락'. 이 소리는 발밑에서도 들려온다. 길바닥에도 대나무 잎이 떨어져 발걸음을 옮길 때 마다 싱그럽게 들려오고 있다.

거제여행, 거제도 구조라마을 '샛바람 소리길'을 지나 오르면 언덕바꿈공원이 나온다. 앞으로 보이는 작은 섬은 윤돌섬.

상념에 빠져 걷는 짧은 시간이 지나자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으로는 언덕바꿈공원이요, 바른쪽은 둘레길. 어느 쪽으로 가든지 언덕바꿈으로 갈 수가 있다. 바른쪽 길을 따라 잠시 걸으니, 봄날 따스한 햇살이 쏟아진다. 쪽빛 바다가 뒤로 보이는 언덕에는 염소들이 풀을 뜯고 있다. 여행자가 다가가니 한 녀석이 째려본다. 밉기 보다는 귀여운 모습이다. 한 동안 염소와 그렇게 놀았다.

구조라해수욕장은 여름 위해 휴식 중

거제여행, 거제도 구조라마을 '샛바람 소리길'을 지나 언덕바꿈공원에 오르면 거제도 최고의 해수욕장인 구조라해수욕장이 보인다. 올 여름을 위해 긴 휴식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말라비틀어진 잡초 사이로 파릇파릇한 봄기운이 솟아나고 있다. 쑥도 있고 냉이도 보인다. 봄기운에 온몸이 함씬함씬 젖어 생기가 넘쳐난다. 때마침 어디서 날아왔는지 꽃잎 하나가 하늘거리며 하늘을 날고 있다. 매화 꽃잎이다.

약간 비틀진 길을 오르자 구조라 마을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평평한 언덕배기에 수많은 솟대가 하늘을 찌르며 맞닿아 있다. 푸른 하늘이 바다에 빠졌는지, 쪽빛 바다는 더 없이 푸른색을 띠고 있다. 길게 늘어진 구조라해수욕장은 뜨거운 여름날을 위해 긴 휴식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거제도여행, 거제도 구조라마을 '샛바람 소리길'을 지나 언덕바꿈공원에 오르면 빨간 우체통과 빈 의자가 동무하고 있다.

잎을 다 떨어뜨린 고목 밑, 정겨운 모양의 빨간 우체통이 눈길을 끈다. 옆으로는 의자가 홀로 있다. 의자도 비었고, 우체통도 비었다. 서로가 의지하며 동무하는 느낌을 받는 것은 왜일까. 잠시 의자에 앉아 동네를 내려다본다. 바다 위 곡선을 그리며 손 쌀같이 내달리는 배. 바삐 움직이는 배와는 달리, 왔던 길을 천천히 다시 걸은 푸근한 휴일 하루나들이였다.

거제여행, 샛바람이 궁금한 분, 이 길을 걸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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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leader1935.tistory.com BlogIcon 까움이 2012.03.14 17: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제도 주민들의 관광지 만들기가 매우 좋은 효과를 얻은 예인거같아요.
    샛바람 소리길이라는 이름도 정겹고요^^*
    기회된다면 꼭 가보고 싶은 장소이군요!

    •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2.03.15 0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샛바람 소리길을 걸으면 많은 추억이 되살아 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 2012.03.15 10: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거제여행, 군 시절을 떠올리게 해 준 거제도 구조라 언덕바꿈공원 빨간 우체통

 

거제여행, 구조라 언덕바꿈공원에 있는 빨간 우체통. 아름다운 편지의 추억을 되살리고 싶다면 이곳으로 가 보는 것도 좋으리라.


거제여행, 군 시절을 떠올리게 해 준 거제도 구조라 언덕바꿈공원 빨간 우체통

거제도 구조라마을 언덕바꿈공원.
낙엽을 다 떨어뜨린 고목 한 그루, 말라비틀어진 잎사귀만 겨우 달고 있는 고추나무 대.
휑하니 불어대는 샛바람은 언덕배기를 오른 나에게 쓸쓸함만을 안겨 준다.

그런데, 저쪽 한 모퉁이에 빨간 우체통 하나가 서 있다.
몸짓이 작은 우체통은 예전 마을 골목 어귀에서 봐 왔던, 몸통을 땅바닥에 쫙 붙이고 서 있던 우체통과는 다른 모양이다.
옆으로는 빈 의자가 동무한 채 앉아 있다.

황량한 풍경과는 달리 정감 있는 모습이요, 옛 추억을 떠올려준다.

거제여행, 거제도 구조라마을 언덕바꿈 공원에 있는 빨간 우체통.

군 복무 시절.
편지는 그야말로 꿈이요, 희망이었다.
피곤한 하루를 마감하게 해 주는 청량제였기도 하다.
저녁 휴식시간.
편지를 전달하는 선임하사의 눈과 입으로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
드디어 계급과 이름을 부른다.

김oo 이병, 박oo 병장, 이oo 일병, 권oo 하사 ...

다음에는 내 이름을 부르겠지.
그런데 손에 쥔 편지는 시간이 갈수록 두께가 얇아진다.
조마조마한 마음은 끝내 오늘도 나의 편지가 없음을 깨우쳐 주면서, 희망했던 그 짧은 시간을 무참히 쪼개 놓고 만다.

1981년 6월 어느날.
서울 잠원국교(지금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으로부터 위문편지를 받았다.
그 당시는 학교에서 반 강제로 위문편지를 쓰게 하던 때였다.
나 역시 초등학교 시절 '국군장병 아저씨께' 라는 서두로 위문편지를 써본 적이 있다.
그리고 어릴 적 나와 비슷한 아이로부터 위문편지를 받을 줄이야.

군 복무를 마치고 30년을 넘긴 오늘(12일).
고이 간직한 그 위문편지를 앨범에서 찾았다.
조금 탈색한 봉투에 담긴 편지를 꺼내 읽어보니, 옛 군 생활이 온 머리를 헤집어 놓는다.
고생, 고통, 인내, 담력, 담배, 유격훈련, 행군, 구보, 초코파이, PX, PRI, 외박, 외출, 휴가, 부족한 잠 그리고 야간근무 등등 수없이 많은 기억의 파편들.

구조라 언덕바꿈공원에 있는 빨간 우체통이 옛 추억을 떠올려 놓게 할 줄이야.
편지와 관련한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고 싶은 이 있으면, 이곳을 찾아 가 보는 것도 좋으리라.
아름다운 풍경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할 수 있기에.

군 시절 3학년 초등학교 아이로부터 받은 위문편지를 소개해 봅니다.

국군 아저씨들께.

안녕하셨어요? 저는 서울 잠원국민학교에 다니는 김OO 이어요. 이 무더위에 우리들을 지키시느라고 수고 참 많이 하시네요. 우리는 아저씨들 덕분에 잘 뛰놀고 공부도 열심하고 있어요. 이 은혜를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나는 6.25를 생각하면 자꾸 아저씨들이 모습이 떠올라요. 한번 가 보고 싶지만 너무 멀어서 못가 보겠네요. 무슨 말을 해야겠는지 모르겠어요. 아저씨들께서는 하늘, 바다, 육지가 좋으신가 보죠? 궁금하네요. 저는 바다가 좋아요. 바다에는 여러 가지 식물과 고기들 또 땅속에는 지하자원이 있기 때문이어요. 이제는 연필을 그만 놓아야겠네요. 답장 써 주실 때 제가 궁금하다는 것 풀어 주셔요. 그럼 안녕히...

1981년 6월 21일
- OO 올림 -

거제여행, 30년이 훌쩍 넘은 군 복무 시절 받은 위문편지. 편지의 주인공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거제여행, 군 시절을 떠올리게 해 준 거제도 구조라 언덕바꿈공원 빨간 우체통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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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ophism-travel.tistory.com BlogIcon 무념이 2012.03.12 12: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빨간 우체통이 참 이쁘네요~
    어릴때 국군의날잉면 군인아저씨께 라고 편지를 쓰곤 했는데...
    요즘 생각하면 군인 동생들이 되어버렸네요~ㅎㅎㅎ

    •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2.03.12 12: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체통이 참 이쁘죠.
      그나저나 요즘도 학생들이 '국군장병 아저씨'께 라고 위문편지를 쓰는지 모르겠군요.
      ㅎㅎㅎ,,,

  2. 박성제 2012.03.12 14: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문 편지 감동이죠 우리 군생할땐 편지 한장이
    인기짱이에요 옛날 군생할생각 하면은 끔찍 해요

  3. Favicon of https://borisu1004.tistory.com BlogIcon 누리나래 2012.03.12 2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을 이름도 공원이름도 참 특이합니다..20년전의 위문편지를 아직도 가지고 계시네요..^^

    •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2.03.12 21: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럼요. 20년전이 아니라, 30년전 소녀의 편지를 아직도 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소녀는 이제 마흔이 넘었겠지요. 잘 사는지 모르겠군요.

  4. 전기자 2012.03.20 1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계장님 블로그 대박이시네요.
    네이버 켜면 메인 화면에 계장님 포스트만 줄줄이 노출되는 기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