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거제 2009년 1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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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공원을 보고 싶다


전남 장흥군에 있다는 천관산문학공원.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어떻게 만들고 가꾼 공원일까 궁금했다. 이름도 특별나지만, 어떤 느낌인지 와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궁금증이 있으면 직접 풀어야 하는 법. 아침 일찍 서둘러 세 시간 만에 도착하고 받은 첫 느낌은 참으로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국내 저명 문학인 50명의 친필원고를 받아 자연석에 시를 새긴 문학을 소재로 한 공원이라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그곳에는 땀과 정열이 배어 있었다. 산기슭 아래로는 자연 숲과 돌을 활용하여 주민들이 참여하고 직접 쌓아올린 크고 작은 돌탑 400기가 눈길을 끈다.


호남의 명산인 천관산(해발 723m), 기암괴석이 산봉우리에 박혀 있는 모습이 기이하다. 자연의 오묘함과 신비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는 산이다. 이 공원은 2000년 11월부터 수 천 그루의 나무를 심고 사랑의 돌탑을 쌓았다. 모든 일에는 동기가 있는 법. 오래전, 이곳에 탑산사라는 절이 있었다. 그런데 6.25때 화재로 소실되고 흔적만 남아 주민들이 아쉬워했다고 한다. 그래서 계곡 주변에 널려 있는 돌을 이용하여 사라진 절을 기리는 뜻으로 탑을 쌓기 시작했다. 예산 한 푼 들이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마을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노력하였다. 이어서 계모임, 동창회, 부녀회 그리고 각급 단체들이 참여하여 지금의 모습을 이루었다고 한다.


주민참여가 이끈 우수사례는 또 있다. 일운면 망치마을, 전국 1239개 마을이 참가한 ‘2009년 참 살기 좋은 마을가꾸기’ 전국대회에서 대상이라는 최고의 영광을 안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이 사업의 핵심은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것. 행정이 주도하는 것 보다는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토의하고, 의사결정을 함으로서, 지방자치의 진정한 의미를 살린다는 것이다. 이런 이미지가 관광자원화가 됨은 당연하다. 전남 장흥군의 주민 참여사례가 증명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일운면은 지역 개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지세포만 매립공사와 국도 개량 및 개설공사로 인하여 많은 자연석이 발생하고 있다. 이 돌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 면민들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자연발생적인 자원을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지 않은가?


망치마을에서 동부면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에는 1950년대 에티오피아 셀라시에 황제가 다녀갔다는 일명 ‘황제의 길’이 있다. 길에서 내려다보는 자연풍광이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원더풀을 일곱 번씩이나 외쳤을까. 이 길에는 면에서 심고 관리하는 명품 꽃인 붉은 꽃무릇이 가을을 한층 더 붉게 물들이고 있다. 지나는 길 곳곳에는 작은 공터가 있고, 여러 가지 꽃이 계절별로 피어 이 길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까지 더해 주고 있다.


이런 작은 공터에 자연석을 활용한 아름다운 공원을 조성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문제는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 앞서 장흥군의 사례에서 보듯 주민이 직접 참여하여 공원을 만들자는 의견을 내 놓은 결과 일부 주민은 상당히 호응적이다는 것이다. 공원 조성에 필요한 자연석은 공사업체와 이미 협의를 마친 상태로 별 문제가 없는 상태.

 

굳이, 60~70년대 성공을 이룬 새마을 운동의 의미를 지금 이 시대에 강조할 마음은 없다. 정부가 주도를 하였건, 국민이 자발적 참여를 하였건, 그때는 그래도, 정부와 국민이 오직 잘 살아 보자는 뜻에서 출발한 자발적 참여로 평가받고 있다. 길도 닦고, 마을단위 공사도 하고, 모두가 한 몸으로 동참한 경험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지금은 예전과 다르다는 느낌이다. 시대가 변한 탓으로 봐야 할까?


모든 일에, 모두가 같은 생각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사회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하나의 의견으로 뭉치는 것도 쉽지 않음은 물론이다. 그렇지만, 옳고, 의미가 있고, 가치 있는 일이라면 한번 시도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더군다나 후세에 남겨줄 만한 자산이 된다면 더욱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일운면은 관광거제 1번지라 외치고 있다. 망치삼거리에서 동부로 넘어가는 고갯길. 일명 ‘황제의 길’이라 불리는 이곳에 주민들이 직접 쌓아 올린 돌탑공원을 언젠가는 보고 싶다. 누군가 나서 이 일을 주민이 직접 주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출향인사도 함께 하면 더욱 좋으리라. 필자도 동참하여 작은 탑 하나를 쌓아 놓고 길이길이 보고 싶음은 물론이다. 이 길을 지날 때마다 그 탑 속에 담긴 땀과 정열을 다시 느끼고 싶기 때문에.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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