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거제 2010년 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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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타임즈 2010년 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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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울려 퍼진 감동의 역전 드라마


역전 드라마. 스포츠 정신. 오늘(24일) 아침 꼭 맞는 표현이다. 뿌듯한 감동,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흥분. 관중석에 휘날리는 태극기를 보노라면, 가슴 떨리고, 눈시울이 찡한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플라워 세레모니에서 은, 동메달 선수가 금메달 선수를 양 어깨에 올리고 격려하는 모습도 처음 보는 장면이다. 국경을 넘어서서 인간미를 보는 순간이기도 하다. 기쁨에 차서 환하게 웃는 메달리스트들. 그들은 진정한 스포츠맨이었다. 인간만이 펼칠 수 있는 경기에서, 진정한 인간성의 의미를 알려 주었기에.


설날인 지난 14일 아침에 느끼고, 꼭 10일 만에 다시 느껴보는 기쁨. 대한민국 안방으로 전해준 이승훈의 금메달 소식은 인간승리이자, 모든 국민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중계방송 하는 아나운서의 흥분한 목소리보다 더 흥분된 아침이었다.


‘이승훈 선수, 그를 높이 칭송하고 싶다’라는 지난번 칼럼에서 새로운 올림픽 역사를 기록해 주기를 기대했던 바람이 있었다. 그리고 그가 해냈다. 며칠 만에 올림픽의 기록을 다시 쓰는 영광을 안았다. 동시에 필자의 바람도 이루어졌다.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10000m에서 12분 58초 55로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한 이승훈.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바꾼 지 7개월 만에 이룬 기적이다.


지금까지, 스피드는 서구 선수들의 독차지였고, 그들만의 잔치였다. 역시, 기록은 깨지기 마련인가 보다. 이제 더 이상 그들만의 잔치가 아님을 이승훈 선수를 통해서 알았다. 아시아 선수 중 최초로 장거리에서 은메달과 금메달을 따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모든 경기는 우열을 가린 끝에 승패가 갈린다. 승패를 가르는 방식은 기록과 평점을 부여한다. 사람이 평가하는 것은 절대적이지 않다. 사물을 보는 시각도 똑 같지 않다. 보는 사람마다 제각각 다른 이유와 관점에서 평가한다. 그래서일까? 필자는 기록경기에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을.


100m 육상경기를 보라. 막판 스퍼트에서 최선을 다하는 얼굴 표정을. 승자의 기쁨과 차 순위의 안타까움, 그리고 메달 권 확보에서 밀려나는 선수들의 탄식. 그것은 불과 0.00 몇 초 사이에서 갈라진다. 여기에는 제3자가 개입하지 않는다. 선수 대 선수만 존재한다. 오로지 선수들의 체력과 기량만이 승패를 가늠할 뿐이다. 점수로서 평가하는 종목보다 기록으로 우열을 다루는 경기가 더욱 흥분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스벤 크라머(24, 네덜란드). 그는 12분 41초 69의 세계기록을 보유한 세계랭킹 1위로, 이 종목 세계 최고의 선수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 이승훈 보다 4초가량 앞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잠시 후, 심판들의 판독 끝에 실격 처리됐다. 인코스를 한 번 더 타는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 높은 기량을 가진 선수였지만, 어찌 되었건, 금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다.


박지성 선수가 한 말이 있다고 한다. “그것도 축구다.” 그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것도 스피드 스케이팅이라고.” 이승훈과 스벤 크라머는 아직 젊다. 4년 후,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금메달을 놓고 맞대결을 펼칠 세계적 선수들이다. 그때, 다시 진정한 승자를 보고 싶다.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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