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여행] 아픔을 치유하는 곳, 양양 낙산사 해수관음상/양양 가볼만한 곳
나는 인생의 길에서 어떤 길을 걷고 있을까
낙산사 입구.
[양양여행] 아픔을 치유하는 곳, 양양 낙산사 해수관음상/양양 가볼만한 곳
나는 인생의 길에서 어떤 길을 걷고 있을까
극심한 아픔이 치유된다면,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원래 모습대로 돌아가는 것일까?
파괴된 현장을 복구한다면, 아픔을 숨기지 않은 채 원래 상태대로 남아있는 것일까?
양양 낙산사 여행을 앞두고 문득 이는 생각이다.
2005년 4월, 강원도 양양군에서 발생한 산불은 낙산사가 소실되면서, 중요한 문화재를 잃은 쓰라린 교훈을 준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 15일. 여름휴가를 맞아 낙산사를 찾았다.
2005년 8월, 업무 차 이곳에 들렀으니까, 햇수로는 꼭 10년 만에 다시 찾은 셈이다.
군대 간 아들도 1년이 채 안 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너무나도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야 만나 보게 되는 낙산사.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 몹시 궁금증이 인다.
낙산사 해수관음사리탑·비(보물 제1723호, 2011. 11. 1일 지정).
일주문을 지나 언덕을 오르니, 극심한 아픔과 파괴된 현장이 아직까지도 남아 있다.
치유하고 복구했다지만, 흔적과 아픔은 숨길 수가 없는 모양이다.
아름다리 큰 소나무 밑동에는 불에 탄 모습이 10년 세월을 무상하게 만들어 놓았다.
단박에 알아 볼 정도로 검게 탄 소나무 껍질은 몸체에서 떨어지지 않은 채 강한 생명력을 보여주고만 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그럼에도 꿋꿋이 인내하며 생명을 이어가는 저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산불로 인해 뜨거운 열기를 받은 나무들은 웬만하면 고사하기 마련이다.
"왜, 우리는 이처럼 인재에 둔감한 것일까"라는 탄식과 의문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면서 또 다시 그 아픈 기억을 살려내고 있다.
그럼에도 이곳에 살아남아 있는 큰 소나무 수 그루는 내게 큰 위안을 주고 있다.
낙산사 해수관음상(가운데)과 보타전(아래).
고통이 있는 사람, 이곳에서 힐링으로 완쾌되었으면...
절 마당으로 들어서니 깔끔한 전각들이 늘어서 있다.
화려한 단청으로 치장하였지만,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을 금세 알 수 있는 모양새다.
나만 이런 느낌이 드는 걸까, 오래된 사찰에서 사람을 품고 안아주는 포근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을.
그럼에도 어쩌랴, 낙산사 주법당인 원통보전 관세음보살님께 삼배 기도를 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다시는 이런 재앙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며, 이 사찰이 영원토록 후대에 전해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기도한다는"
낙산사 원통보전과 7층석탑(보물 제499호, 1968. 12. 19일 지정).
양양 낙산사는 강화 보문사, 남해 보리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관음성지로 꼽힌다.
그런 만큼 불자가 아닌 일반 여행자들도 이곳에 들러 바다를 향해 우뚝 선 해수관음상에 참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해수관음상은 1977년 11월 6일 점안했으며, 높이는 16m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다.
대좌의 앞부분은 쌍용상을 옆 부분은 사천왕상을 조각하여 해수관음상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이 해수관음상은 왼손에는 감로수병을 들고, 오른손은 가슴높이로 수인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낙산사 해수관음상. 해수관음상은 1972년 착공하여 5년만인 1977년 11월 6일 점안했다. 높이 16m, 둘레 3.3m, 최대 넓이 6m이며, 우리나라에서 양질의 화강암 산지로 손꼽는 전라북도 익산에서 약 700톤을 운반해와 300여 톤을 깎아내고 조성한 것이다. 해수관음상 앞에 위치한 관음전에서는 불상을 별도로 모시지 않고 창문을 통하여 이 해수관음상을 보며 기도하게 하도록 돼 있다.
불교 최고의 경전이라 칭하는 <묘법연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에 따르면,
"만약 갖가지 고통을 받고 있는 무량 백 천 만억의 중생이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듣고 한마음으로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부르면 보살은 곧 바로 그들의 음성을 관(보게 됨)하여 모두 해탈하게 하나니라"라고 설해져 있다.
절에 가는 사람들 중에서 제일 많이 찾고 기도하는 관세음보살.
일심으로 부르면서 기도하면, 관세음보살이 그 소리를 듣고 구원을 해 준다고 한다.
우리나라 관음성지를 상징하는, 낙산사 해수관음상과 보타전
낙산사 홍련암(강원도 문화재자료 제36호, 1984. 4. 2일 지정).
낙산사는 신라 문무왕 11년(671),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의상대사 기념관에는 대사의 기록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 많이 보관돼 있다.
동해안 바닷가 절벽위에 자리한 홍련암도 의상대사가 문무왕 16년(676)에 세웠다고 한다.
의상대사가 동굴 속으로 들어간 파랑새를 따라가 석굴 앞 바위에서 기도하다, 붉은 연꽃 위의 관음보살을 친견하고 세운 암자다.
홍련암의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낙산사 의상대.
낙산사에서 꼭 빼 놓지 않고 둘러 볼 곳이 또 있다면, 1993년 4월 10일 완공한 보타전.
이 전각은 2005년 4월 발생한 양양산불에도 무사했다고 한다.
불전내부에는 가운데 천수관음을 중심으로, 좌측으로는 성관음, 십일면관음, 여의륜관음이, 우측으로는 마두관음, 준제관음, 불공견색관음이 협시로서 자리하고 있다.(불상이 앉은 위치에서)
이 7관음 외에 32응신과 1500관음상을 같이 봉안하고 있어, 가히 우리나라 관음성지임을 상징하는 전각이 아닐 수 없다.
법당 내부 불전을 향해 사진촬영을 할 수 없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낙산사 보타전.
하늘 높이 우뚝 선 소나무 두 그루를 품은 의상대에서 바라보는 동해바다가 푸르다.
저 푸른 바다만큼이나 이곳을 찾은 여행자들의 마음도 푸르렀으면 좋겠다.
왼쪽으로 선 절벽에 홀로 선 홍련암은 뭇사람들을 맞이하며 외로움을 달랜다.
계단석에 새겨진 글귀 하나가 눈길을 끈다.
“길에서 길을 묻다”
이 글귀를 보면서, 나는 인생의 길에서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 나 자신에게 묻고 있다.
낙산해수욕장.
[양양여행] 아픔을 치유하는 곳, 양양 낙산사/양양 가볼만한 곳
나는 인생의 길에서 어떤 길을 걷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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