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펜션, 거제도만이 자랑하는 특별한 펜션 이야기 - 1
벌써 한 해가 기우는 12월이다. 들뜬 기분이 드는 것을 어찌하랴. 모두가 해 보냄과 해맞이 여행 계획을 세우고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경치 좋은 곳에서, 야외 바비큐로 푸짐한 만찬을 즐기는 모습을 그려본다. 어두운 밤, 창밖 구경이 궁금하다. 멀리까지 나아갈 것 없다. 항구 야경을 보며 와인 한잔 마시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편안한 잠자리에서 행복한 꿈을 꿀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없을 것만 같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 쪽빛 바다가 바로 눈앞에 있다. 눈은 뜯지만, 일어나기 귀찮아 꼬무락거리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좋은 휴식처가 또 어디에 있을까? 붉게 떠오르는 태양을 방안에서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여기에 있다. 거제시 일운면 소동마을 뒷산 자락에 위치한 '웰빙머드펜션'이 그곳이다.
연말을 맞아 거제도에는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오는 13일이면 지난 6년간의 긴 공사기간을 끝으로 거가대교가 개통된다. 거가대교는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시점)에서 부산시 강서구 천가동(종점)까지 총 8.2㎞다. 이 중 사장교는 2개소에 4.5㎞, 침매터널(콘크리트 구조물인 함체를 지상에서 미리 제작하여 바다 아래 고정시키는 최첨단 공법)은 3.7㎞. 거제도에서 부산, 부산에서 거제도로 오가는 길은 이제 이웃 마실 나들이 가는 길이 돼 버렸다. 통행거리는 140㎞에서 60㎞로, 소요시간은 2시간 10분에서 50분으로. 거리는 80㎞, 시간은 1시간 20분 단축됐다.
거가대교를 건너 접속도로 종점인 송정 IC까지 달린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 속도를 내지 않아도 짧은 시간에 도착할 수 있기에. 천천히 오는 그 시간 거제도 주변 풍경에 흠뻑 취해 보라. 여유가 있다면, 중간 중간 있는 출입 도로를 이용하여 지방도를 타고 꼬불꼬불 도는 재미도 느껴볼만 하다. 송정 IC에서 웰빙머드펜션까지는 고작 13㎞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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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출 지심도 너머에서 떠 오르는 거제도 '웰빙머드펜션'에서 바라본 일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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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을 머리에 이고 자리한 웰빙머드펜션은 꿀단지 모양을 한 지세포항을 내려다보고 있다. 가까이로는, 지금 이때 한창, 동백꽃이 만발하는 지심도가 나를 오라는 듯 손짓하고 있다. 그 뒤로는 지세포항에서 직선거리로 50㎞ 떨어져 있는 대마도가 동서로 길게 누워있다. 일년 중 대마도를 보는 계절은 겨울철이 제일이다. 비 오는 날이나, 안개 낀 날이 아니면, 대마도를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웰빙머드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서 호 대표는 거제도와 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80년. 도시의 번잡함 보다는, 시골이 풍기는 넉넉함이 좋아 거제도를 찾았다가, 파도, 바람, 시간이 빚어 놓은 거제도 절경에 반해 지금껏 눌러 산단다. 시골 사람 얼굴이 따로 없지만, 영판 시골 사람 얼굴이다. 처음 당시, 황토 참 숯가마 찜질 방을 운영하였는데, 많은 관광객과 주민들이 찾았다고 한다. 부지런히 일하고, 힘을 쓰는 성격 탓인지, 황토 벽돌을 직접 제작하여 찜질 방과 펜션을 손수 지었다. 굴착기와 지게차 운전도 직접 배워 토목공사도 자신이 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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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빙머드펜션 야경 웰빙머드펜션 야경 모습. 물레방아를 설치한 수영장은 어릴 적 물놀이 하는 기억을 되살려 주기에 충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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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함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뒷산에서 흘러내리는 산수를 이용하여 17m 규모의 풀장도 만들었다. 지난여름에는 아이들 물장구 놀이터로 변한 것은 당연한 이치. 옆으로는, 어릴 적 옛 추억을 되돌려주는 물레방아를 설치하여 운치를 더해준다. 풀장과 물레방아 야경도 환상적인 모습이다.
150㎡ 규모의 야외 바비큐 마당은 고기냄새와 연기로 가득하다. 연신 콜록거리면서도 고기 굽는 아이 모습은 행복 그 자체. 또한 5초 구이도 주문한 하면 가능하다. 대형 가마솥이 두 개나 있기에 단체 관광객들이 직접 요리체험도 할 수 있다. 이 펜션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참나무 숯불이다. 숯가마에서 직접 구운 참숯은, 참나무만 가지고 있는 특별한 향으로, 고기 맛은 두 배가 될 수밖에 없다. 맛이 좋아 많이 먹다보니, 돈이 좀 더 들지만, 어쩌랴. 오랜만에 좋은 사람들과의 만찬에서 돈이 좀 더 들면 어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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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실과 발코니 웰빙머드펜션 침실에서 바라본 거제도 쪽빛 바다. 지심도와 멀리 대마도가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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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지은 펜션 한 동 때문에 지인들로부터 걱정스런 전화를 많이 받았단다. 국도를 지나면서, 산 밑에 위치한 펜션을 바라보면, 건물이 삐딱하게 넘어간다는 것. 그렇지만, 사실은 건물설계를 예술적(?)으로 하다보니 멀리서 볼 때, 비스듬히 누워있는 형태였던 것이다. 하도 많은 전화 때문에 직접 국도로 내려가서 보니, 실제로 건물이 넘어지는 모습이더라는 것. 예술이 그래서 중요하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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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 웰빙머드펜션 실내 모습. 넓은 방과 은은한 조명이 편안한 휴식을 줄 것만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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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뒤 한 마당에는 공사가 한창인데 올 해 안에 마무리 할 계획이란다. 거제도에 처음 올 당시 운영했던 황토 숯가마 찜질 방을 다시 시작하려고 3층 규모의 찜질 방과 목욕탕을 건립중이다. 펜션을 찾는 고객에게 최선의 편리함과 최대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웰빙머드펜션 주인의 생각이다. 나아가 거제도 관광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싶단다. 고객에게 최대의 만족을 주는 관광의 핵심은 친절함, 편리함 그리고 합리적인 경제성이라고 주장하는 서 호 대표. 그래서일까. 역사적인 거가대교 개통을 맞아 관이 아닌, 민이 거제도를 찾는 관광객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 싶단다.
"2011년도는 '거제 방문의 해'라고 들었습니다. 앞으로 있을 거가대교 개통과 내년도 거제 방문의 해를 맞아 거제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작은 선물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웰빙머드펜션'을 찾는 분들에게, 거가대교가 개통하는 날부터 내년 2월 3일(음력 설날)일까지 주중(일~목)에는 펜션 이용요금에 대하여 30% 할인된 가격으로 손님을 모시고자 합니다. 거가대교를 한번 건너보시고, 저희 '웰빙머드펜션' 이용으로 편안한 거제도에서의 여행을 기대하겠습니다."
이 펜션의 시설을 둘러보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우선, 주변 자연 경관이 너무 좋다. 펜션이 집중해 있는 소동마을 제일 위쪽에 자리하다보니, 펜션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는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다. 앞이 확 트인 점이 최대 장점. 지심도와 대마도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뒷산으로 나 있는 오솔길을 산책하는 기분도 최고다. 내부시설도 호텔 못지않을 정도로 손색없다. 방마다 창문을 열면 쪽빛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넓은 발코니는 스위스 산악지대 숙소나 지중해 풍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아늑한 실내분위기와 은은한 조명은 피로감을 풀어주기에 딱 안성맞춤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침구는 주기적으로 새것으로 교체하여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한단다. 특히, 지난 10월 준공한 2개 동의 펜션은 경관과 내부시설 모두 최고 인기상품으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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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 웰빙머드펜션 뒤로 나 있는 산길에는 이런 나무를 볼수 있어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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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워크숍을 겸한 세미실과 대형식당을 갖추고 있다. 음향시설도 꽤 수준 높다. 최근 기업에서 워크숍 개최 시 가족을 동반시키는 추세에 있다고 한다. 이런 펜션이면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별도로 운영하는 식당은 오리고기와 돼지고기가 주류다. 참나무 숯불에서 구워먹는 맛이 일품이다. 식사는 선짓국으로 우거지 씹는 맛이 좋다.
이만한 펜션이면 가족끼리, 연인끼리, 동료끼리 하룻밤을 보내고, 하룻밤을 더 보내고 싶을 정도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아늑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런 펜션은 머무는 사람들에 최고의 휴식을 줄 것만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더 후한 인심을 가진 이 펜션 주인 내외 모습이 더 편안해 보인다. 거가대교 개통 기념과 '2011년도 거제 방문의 해'를 맞아 펜션 요금을 할인할 때 지인들끼리 하룻밤을 지내보는 것은 어떨까.(2010. 12. 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