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 그 제작과정을 아시나요?

지금 합천에서 열리고 있는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행사.(2011. 9. 23 ~ 11. 6)
이 행사를 통하여 국보 32호로 지정된 팔만대장경의 제작과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1. 대장도감(분사대장도감)을 설치하다.
새로 대장경을 만들기로 계획한 고려는 당시 수도였던 강화에 임시기구인 대장도감을 설치하여 대장경 제작 업무를 주관하게 하였다. 그리고 남해에 분사대장도감을 두어 경판을 조성하게 하였다. 최우, 최항 등 당시 권력을 쥐고 있던 무신정권의 실세들이 국가 행정기관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 일을 입안하고 진행시켰으며, 재정적 지원을 담당했다. 최우의 사위인 정안이 자신의 땅인 남해를 작업장으로 제공하고 재정지원을 하였으며,논산 개태사의 주지를 맡고 있던 수기 스님이 대장경 제작의 총 책임을 모맡았다.

팔만대장경, 그 제작과정을 아시나요?

2. 남해에 작업장을 설치하다.
판각지로 선정된 남해 관음포 대사리 지역은 오랜 시간 대장경을 제작하기에 천혜의 장소였다.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하여 노출의 염려가 없고, 밀물과 썰물 때의 물높이 차가 커서 목재의 운반에 유리했다. 대장경 판각에 쓰일 재목을 지리산에서 벌목하여 섬진강 하구에 띄우면 조류에 밀린 나무들이 저절로 이곳까지 흘러내려왔다.

3. 바닷물에서 2년, 바람결에서 1년을 보내다.
판각지로 옮겨진 나무는 바닷물 속에서 1~2년의 시간을 보냈다. 뻘이 잘 형성되어 있는 남해는 재목을 담가 놓기에 제격이었다. 오랜 시간 바닷물에 잠겨있던 재목은 건져서 경판 제작에 알맞은 크기로 자른 후 소금물에 삶았다. 이 과정에서 재목의 진액이 모두 빠지고,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을 가진 소금기가 목재 표면에 발라진 상태가 되어 건조할 때 갈라짐, 비틀어짐 등의 결함을 줄일 수가 있었다. 또한 이러한 결 삭힘의 과정을 통해 부식예방, 방제효과를 볼 수 있었다. 소금물에 삶은 재목은 물이 잘 빠지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가건물을 지어 약 1년 동안 온갖 정성을 쏟아 건조시켰다.

바닷물에서 2년, 바람결에서 1년을 보내다.

4. 닥나무와 맑은 계곡물로 종이를 만들다.
경판으로 쓰일 재목은 신중하게 골라졌다. 짧게는 30년, 길게는 40~50년씩 자란 나무 중에서 굵기가 40cm 이상 되며, 곧고 옹이가 없는 나무가 선택되었다. 산벚나무, 돌배나무를 비롯해 10여 종의 나무가 사용되었다. 경판으로 쓸 재목이 준비되는 동안 한쪽에서는 종이를 만들었다. 사방에 심어 잘 가꾼 닥나무를 베어 그 껍질을 곱게 두들긴 다음 풀을 섞어 묽은 종이죽을 만든다. 이를 체로 받쳐 얇게 종이를 뜨는데, 그 양에 따라 종이의 두께가 결정되었다. 고려가 뛰어난 인쇄술을 보유하고 대장경 작업에 착수할 수 있었던 것은 질 좋은 종이를 대량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작업에 들어간 엄청난 양의 종이는 남해 뿐 아니라, 각지의 사찰에서 만들어져 이곳으로 운반되었다.

종이를 만들다.

5. 문인과 관료들이 판하본 원고를 쓰다.
정확한 대장경 원고를 만들기 위해서는 책임자 수기대사를 비롯하여, 경전에 밝은 승려들이 많이 참여하는 고증 작업이 필요했다. 초조대장경, 송나라와 거란의 대장경 등을 비교하고 검토하여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글자를 확인하고 어떤 글자가 적합한지를 결정했다. 고증작업이 끝나면 원고를 만들었다. 한 장에 23줄, 한 줄에 14자를 쓰는데, 마치 한 사람이 쓴 듯 한 구양순 필체로 통일되어 있다. 원고를 쓰는 데 참여한 많은 관료와 문인들이 일정기간 필체 교정 교육을 받았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완성된 원고는 경판에 붙여 글씨를 새기게 되는데, 경판에 붙인다는 의미에서 판하본이라고 불렀다.

판하본 작업

6. 경판 새기기, 그 인고의 작업을 이루다.
건조된 목재는 경판으로 쓰일 수 있도록 다듬어졌다. 정해진 두께에 맞게 깎아내고, 대패로 정밀하게 마무리하는데, 그 오차가 1mm 이하로 거의 일정하였다. 이렇게 준비된 판자 위에 판하본 원고를 잘 보이도록 뒤집어 붙인 후, 경판새김에 들어갔다. 한 자라도 잘못 새기면 수년간 제작해온 목재를 버려야했으므로, 온갖 정성을 쏟아야 했다. 조각 실력이 뛰어난 전국의 각수가 모두 동원되어 한 자를 새길 때마다 한 번씩 절을 하며 경판을 새겼다. 숙련된 각수가 경판 한 면을 새기는 데 걸린 시간은 약 5일 정도로 추정된다.

경판 새기기, 그 인고의 작업을 이루다.
 
7. 한 장씩 찍어 내어 오탈자를 골라내다.
판각을 끝낸 경판은 제대로 새겼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한 장씩 찍어 내어 원고와 대조했다. 대조 결과 잘못된 글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부분을 제거하고 다른 나무에 새긴 것으로 채워 넣었다. 글자 하나가 잘못된 경우에는 그 글자를 경판에서 도려내고 그 자리에 다른 나무에 올바른 글자를 새겨 쐐기와 부레풀을 이용하여 붙여 넣었다. 정교한 작업으로 인해 인쇄된 종이에는 고친 흔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8. 마구리를 붙이고 옻칠을 하여 경판을 완성하다.
글자를 모두 새긴 경판에는 마구리 작업을 하였다. 경판끼리 서로 부딪히는 것을 막고, 보관 시 바람이 잘 통하도록 양쪽 끝에 경판보다 두꺼운 각목을 붙인 후 네 귀퉁이에 구리판을 장식한 것을 마구리라고 한다. 완성된 경판에는 옻칠을 하였는데, 이 작업 역시 장기간 보관에 결정적 도움을 주었다. 목각판에 옻칠을 한 것은 세계적으로 팔만대장경이 유일하다.

한 장씩 찍어 오탈자를 골라내다.

팔만대장경, 그 제작과정을 아시나요?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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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성제 2011.10.18 05: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죽풍님 안녕하세요
    요즈음 낚시하느라 자주 들리지 못하였습니다
    잘게시죠 날씨가 추워집니다 건강조심하세요
    덕분에 팔만 대장경제작 과정을 잘보고 갑니다

  2. Favicon of https://soulfood-dish.tistory.com BlogIcon 윤낭만 2011.10.21 14: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팔만대장경은 정말 명품중의 명품이군요 !
    엄청난 수고와 정성에 놀랍기만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봤으면 하는 좋은 포스팅입니다 :-)

    • 죽풍 2011.10.23 07: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안합니다. 답글이 늦었습니다.
      팔만대장경이라고 하면 국민 누구나 한번 쯤은 들어서
      알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합천 팔만대장경축전 현장을 방문해서 그 구체적인 내용도 공부하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팔만대장경은 어떻게 옮겨졌을까?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이 지금 합천에서 열리고 있다.
매주 토, 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3시부터 30분간 열리는 '대장경 이운행렬'.
이운이란 불상이나 보살상을 옮기어 모시는 것을 말하는데,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행사 기간 중 천년 전 대장경 이운행렬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행렬에 참여를 원하는 단체는 사전 접수를 받는다고 합니다.

♥ 행사기간 : 2011. 9. 24 ~ 11. 5. 매주 토, 일, 공휴일(총14회)/15:00~15:30
♥ 행사장소 : 축전 주행사장
♥ 신청문의 : 홈페이지(http://www.tripitaka2011.com/sub/02_09_02.jsp)

그러면, 팔만대장경은 어떻게 옮겨졌을까?

간절한 호국의 염원으로 이뤄진 팔만대장경의 제작과정은 처음부터 신성함 그 자체였다.

팔만대장경판은 강화경의 대장경판당에 봉안되어 있다가, 고려 우왕 7년(1381) 이전, 혹은 조선 태조 7년(1398)경에 해인사로 옮겨 지금까지 보존하고 있다.
태조 7년을 기준으로 할 때 그 운반 과정에는 육로이동과 해로이동 두 가지 설이 있다.

세곡운반로를 따라가는 육로이동설
조선 태조 7년(1398) 5월 10일~12일, 팔만대장경은 강화도 선원사에서 한양 용산강을 거쳐 지천사로 옮겨졌다. 잠시 보관되어 있던 경판은 한강, 양수리, 장호원, 여주를 거쳐 대표적인 세곡보관창고였던 충주의 가흥창에 도착했다. 여기까지는 대체로 조선 시대의 세곡 운반로와 같기 때문에 배만 확보된다면 경판을 옮기는데 별 무리가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새재가 수레가 다닐 만큼 넓어진 것은 조선 후기이므로 당시에는 이고 지는 순수 인력으로 넘는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적어도 수천 명이 동원 되어야 가능한 일로 온갖 어려움을 이기고 새재를 넘은 경판은 문경, 점촌을 거쳐 낙동강변에 도착했다. 다시 강배에 실려 낙동강을 타고 내려와서 고령의 장경나루에 도착하여 육로로 해인사로 운반했다.


조운선에 실려 바닷길을 따라가는 해로이동설
조선 태조 7년(1398) 5월 12일 이후에서 정종 원년(1399) 1월 9일 이전의 어느 날, 지천사의 팔만대장경은 한강 용산나루터를 거쳐 해인사로 옮겨졌다. 조선 초기에는 각 지방에서 세금으로 거둬들인 물건을 보관하는  조창과 한양을 왕래하는 조운선이 있었다. 대장경을 해상으로 옮겼다면 짐을 부리고 삼남지방으로 되돌아가는 이 배들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조운선에 실린 팔만대장경판은 임진강과 만나는 김포군 하성면을 감싸고 돌아 한강 하구의 유도를 스쳐 강화해협으로 들어가게 된다.

서해안 조곡선의 항로를 따라 만리포, 법성포 앞바다, 임자도 해협을 거쳐 진도의 울돌목, 완도, 고흥반도, 여수를 지나 남해도, 거제도를 통과하여 낙동강 하구에 도착했다. 강배의 6~7배가 되는 바다배로는 강을 거슬러 갈 수 없으므로 낙동강 하구 가덕도 부근에서 100여 척의 강배로 다시 옮겨 실어야만 했다. 김해를 지나 물금, 삼랑진을 거처 낙동강 옛 뱃길을 따라 개경포 나루에 도착했다.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자료집에서)



팔만대장경은 어떻게 옮겨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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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성제 2011.10.15 06: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정말 팔만대장경은 우리민족의유물입니다
    옮기는 관정도 수수께끼이네요 정말 옛날에 그만은
    것을 어옮겼을까 궁금해 집니다
    언제시간니되면 한번 구경을 갈까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주말되세요
    감사드림니다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 빼 놓을 수 없는 우리 것들의 아름다움


지금 합천에서는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행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습니다.
2011. 10. 8일 여행 후기로 포스팅을 했지만, 찍은 사진을 버릴 수가 없어,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올립니다.
직접 합천여행을 통하여 보시는 것도 좋겠지만, 사진만이라도 감상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미약하나마,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성불하십시오.


http://bamnwind.tistory.com/249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 빼 놓을 수 없는 우리 것들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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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bloping.tistory.com BlogIcon 새라새 2011.10.13 18: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처음 보는것들인데...
    정이가면서 넘 멋지네요..
    역시 우리것은 좋은것 같아요..
    앞으로 잘 보존하는게 중요하겠죠??

    • 죽풍 2011.10.13 2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습니다.
      우리것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새라새님도 우리네 전통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 박성제 2011.10.14 1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불교는 문화의산실인가봅니다
    모든 역사가 불교에서 시작된 느낌 입니다
    오늘도 감사하면서 즐감 하고 갑니다

    • 죽풍 2011.10.15 1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습니다.
      우리 불교는 우리나라 문화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중한 자산 잘 간직하여 후손만대에 물려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합천 대장경천년문화세계축전 정신문화관에 본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

나는 누구인가?
이 물음은 불교에서만 있는 줄 알았는데, 서양철학에서도 자주 거론되는 화두라는 걸 알았다. 책도 많이 출간되었다. 하기야, 사상이 어디 동서양이 크게 다를까마는, 그래도 나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궁금할 뿐이다.

나는 누구일까?

지난 주, 합천 대장경천년문화세계축전 '정신문화관'을 둘러보다가 새긴 글귀를 보았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실체, 내 이름 정 아무개일까?
이 화두와 관련하여 오래전에도 강의를 몇 번 들은 적이 있지만, 나는 아직도 '나는 누구인지' 모르고 살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 이 물음을 풀기 위해 먼저 육하원칙이란 무엇이며, 그 유래는 어디서 나왔을까를 알아봤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이런 답이 나온다.

육하원칙의 유래는 19세기 말엽 노벨상 수상 작가인 키플링의 아래 시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I keep six honest serving-men.
Their names are what and why and when and how and where and who!

"나에게 여섯 명의 정직한 하인이 있네.
그들의 이름은 무엇, 왜, 언제, 어떻게, 어디서, 그리고 누구라네!"

육하원칙은 위의 키플링의 시에서 유래됐다. 이 여섯 명의 정직한 하인은 주인에게 불평하는 적이 없다. 그들은 늘 주인을 위해 봉사할 따름이다. 충직하고 믿음직스러운 더 없이 훌륭한 부하들이다. 육하원칙은 그 어떤 백만 군대보다도 더한 대단한 주인을 위한 응원군이다.
사물을 인식할 때, 어떤 사실에 접했을 때, 이 육하원칙을 활용하면 대단한 응용력과 활용력이 생겨날 수 있다. 두뇌 훈련에 활용하면 더욱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무엇을 할 것인가를 확정하고, 왜 하는지, 그 이유를 명확하게 정립해 언제, 어디서, 누구를 통해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정확히 계획에 따라 과정을 추적, 분석, 평가하면 정보 활용의 극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나는 누구인가?

육하원칙에 따라 대입해 본 나는 누구일까?

누가? 나. 나는 생명체다. 나=생명.
언제? 이는 언제 태어났으며(과거), 언제 죽느냐(미래)에 대한 것으로, 과거와 미래에 대한 물음이다. '살아있음'을 말하는 그 자체 현재도 있음은 물론이다.
어디서?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야하는지, 인간의 탄생에서부터 지금까지 걸어 온 길, 그리고 남은 인생에 대한 '행선지'나 '목적지'로 가야하는 길에 대한 물음이다.
무엇을? 살아가야 하는 것, 해야 하는 것 등 '삶의 목적'에 대한 물음이다.
어떻게? 방법이 무언지, 어떤 건지, 어떻게 살다 어떻게 죽을 것인지에 대한 '방법'에 대한 물음이다.
왜? 살기 위해 먹는지, 먹기 위해 사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얻기 전, 먼저, 육하원칙 하나하나 질문에 대한 답을 풀어본다면, 또는 풀 수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 다음, 대명제인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에 가까이 갈수 있지 않을까.

사람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시험을 치루며, 시험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 중에는 쉬운 문제도 있고, 어려운 문제도 있다. 그리고 너무 어려워 풀지 못하고 영원한 숙제로 남기고 떠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처럼 인생은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육하원칙에서처럼.

며칠 전,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만 56세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남긴 어록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을 묻게 한다.

어느 누구도 죽음을 원하지 않는다. 심지어 천국에 가기를 원하는 사람도 그곳에 죽어서 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죽음이란 모든 사람의 공통적인 종착지다.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으며,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죽음은 우리 삶에서 유일한 최고의 발명품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음은 인생을 변화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다.

대장경천년관 유리벽면에 큼직하게 쓰인 '열반경'에 나오는 사구게.


 

제악모작(諸惡莫作) 제선봉행(諸善奉行)

자정기의(自淨其意) 시제불교(是諸佛敎)


 

악한 일은 짓지말고 착한 일만 봉행하라
마음을 스스로 정화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니라


어제 밤잠이 오지 않아 잠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이었으며, 나만의 개똥철학이었습니다.
제 블로그를 방문하는 모든 분에게 양해를 구하는 바입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는 누구인가?'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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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보경 2011.10.12 2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죽풍님만의 개똥철학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닐까 싶네요

  2. 박성제 2011.10.13 04: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나는 누구인가
    현제나는 누구인가라는 말에 답을 할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나는 인생을 비겁하게 산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왜 그러는지모르겠습니다
    당당히 맞서야 하는데도 싸우는게싫어서 기피하곤 합니다
    죽풍님 제가 누구인지알수있게 좀 일러주세요

    •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1.10.13 15: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박성제님!
      아직 나도 누구인지 모르고 사는데,
      우찌 가르켜 드리겠능교?
      당당히 맞서지 그 못하는 마음,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그래도 우찌하겠습니까?
      최선이 아니면,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요?

  3. vera7505 2011.10.13 15: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누군들 답할수 있으리요....?!

  4. Favicon of http://www.uec2018.com BlogIcon 지성의 전당 2018.06.11 18: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77876
    ‘나는 누구이며 무엇이다’를 기본적 자기 정의로 전제하고서 ‘나는 누구이며 무엇인가?’라는 ‘존재’적인 측면의 의문을 해결하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문을 해소시키기 위해서는 육신과의 동일성으로 비추어진 ‘지금의 나’ 즉 ‘나는 누구이며 무엇이다’라고 전제로서 여기고 있는, 그 믿음을 먼저 해체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정말 ‘나’는 누구이기는 한 걸까?
    정말 ‘나’는 무엇이기나 한 걸까?
    지금까지 당연시 여기고 있던 이것이 정말 ‘나’일까?

    ‘지금의 나’에 대한 믿음을 먼저 해체하는 것이 진정으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을 해체하고 나면, 남는 것은 오직 “나는 누구인가?”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측면에서 “나는 누구인가?”는 지극히 상식적이며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 출처 : 불멸의 자각

    한번 읽어보세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서 가장 잘 나와 있습니다. ^^


합천여행, 천년을 지켜 온 순결, 그 신비로움을 훔쳐보다

합천여행, 천년을 지켜 온 순결, 그 신비로움을 훔쳐보다 -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향후 100년 간 이 목판은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습니다."
"진본 목판을 정면으로 볼 수 있는 곳은 이곳 밖에 없습니다."

이 안내문은 과연 어떤 것을 두고 하는 말일까? 짐작이 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무엇을 설명하려는 것인지 전혀 예상하지 못 할 사람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길게 늘어진, 좀체 줄어 들 줄 모르는 사람들의 행렬. 그 뒤에 서서, 애타게 기다렸다 다가선 끝에서의 만남. 기다림의 행복이 이런 것일까? 놀랍고 황홀했다. 흔히 보기 어렵고, 쉽게 대할 수 없는 경전, 대장경을 보았다.

합천여행, 천년을 지켜 온 순결, 그 신비로움을 지켜보다 -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지난 3일. 이런 귀중한 자료를 볼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합천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행사장을 찾았다. 약한 조명아래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반야바라밀다심경'과 '대방광불화엄경' 두 개의 목판 장경. 이 목판은 세계에서 현존하는 것으로 가장 오래된 경판이다. 천 년의 신비스러움을 간진한 경판을 본다는 것 자체가 큰 행운이 아닐까. 안내원은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사진촬영이 금지돼 있다고, 경고성 목소리로 알린다. 그 옆엔 경호원도 감시에 열중이다. 할 수 없어 눈으로 도장을 찍었고, 마음으로 새기며, 머리로 저장할 수 밖에 없었다.

합천여행, 천년을 지켜 온 순결, 그 신비로움을 훔쳐보다 -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대장경은 뭘까? 원래 불교 성전을 총칭하는 전통 용어는 삼장이다. 삼장이란 붓다의 말씀을 그대로 기록한 경장, 불교계의 실천규범과 계율을 정리한 율장, 후세의 불교 지식인들이 경장과 율장에 대해 해석해 주석하거나, 해석한 논장을 아울러 일컫는다. 팔만대장경(국보 제32호)은 동아시아 한역 불교 경전의 집대성이자 대장경의 역사로, 판수가 정확히 81,258장에 달하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고 있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오래된 한역 대장 경판으로, 고려 고종 23~38년(1236~1251)에 걸쳐 간행되었다.

합천여행, 천년을 지켜 온 순결, 그 신비로움을 훔쳐보다 -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합천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나를 돌아본 시간

전시관마다 많은 인파가 줄을 서서 기다리며 관람에 열중이다. 박물관이나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힁허케 한 바퀴 둘러보고 지나가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 그런데 이곳은 나의 발길을 붙잡아 놓기에 충분했다. 평소 불교에 관심이 높은 것도 그 이유 중 하나가 되겠지만, 볼거리가 많았고 공부할 소재도 많았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합천여행, 천년을 지켜 온 순결, 그 신비로움을 훔쳐보다 -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때 맞춰 야외에선 이운행렬 행사가 진행 중이다. 이런 행사를 본다는 것도 행운이다. 이운이란 불상이나 보살상을 옮기어 모시는 행사를 말한다. 사물놀이패가 한 동안 흥을 돋우는 판을 벌이고, 오후 3시가 되자 행렬이 출발한다. 만장을 든 행렬이 앞장서고, 군사가 호위하며, 경판을 머리에 인 행렬이 뒤를 따른다. 경판을 지게에 진 보살, 소 등에 경판을 지게 한 소의 행렬도 계속 이어진다. 당시 대장경을 어떻게 옮겼는지 어느 정도 상상이 가고도 남는 모습이다.

합천여행, 천년을 지켜 온 순결, 그 신비로움을 훔쳐보다 -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이운행렬 모습

경판을 머리에 이고, 끈을 목에 묶어 떨어지지 않도록 한 후 두 손을 모아 합장한 채, 걷는 보살. 행렬 사이에는 어린아이 보살도 끼었다. 그런데 눈에 띄는 보살이 보이는데, 자세히 보니 외국인이다. 그녀는 우크라이나에서 3개월 전에 왔으며, 우연한 계기로 이 행사에 참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행사에 외국인이 참여했다는 게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많은 사진작가들이 사진촬영을 하느라 분주했을 정도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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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은 강화경의 대장경판당에 봉안되었다가, 고려 우왕 7년(1381) 이전, 혹은 조선 태조 7년(1389)경에 해인사로 옮겨 지금까지 보존하고 있다. 태조 7년을 기준으로 할 때, 그 운반 과정에는 육로이동과 해로이동 두 가지 설이 있다고 한다. 운 좋게도 구경한 이운행렬 행사는 매주 토, 일, 공휴일 오후 3시부터 30분간 열린다. 이런 행사를 보는 것도 오랜 추억으로 남을 것만 같다.

합천여행, 천년을 지켜 온 순결, 그 신비로움을 훔쳐보다 -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각자의 소원을 달아 놓았다.

행사장 내 보리수 공연장으로 가는 길에 관심을 집중 시키는 것이 있다. 소원을 적은 명패를 달아 놓은 터널. 평범한 소시민의 소원을 훔쳐봤다. 진지함도 묻어나고, 어떤 것은 장난기도 배여 있다.

"나중에 커서 가수되게 해 주세요." "인간이 되자!" "수능대박"
"항상 잘 먹고 잘 살게 해 주세요."
"마음의 평정을 얻어 밝게 세상을 살게 하여 주십시오."
"내가 바로 그 위대한 '지혜'이다. 예를 갖추라."

사람 이름이 지혜인지, 지혜로운 단어 지혜인지, 위대함에 예를 갖추리. 그래도 소원은 소원이라는 생각에, 나는 '여기에 있는 이 소원 모두 꼭 이루어지기를 소원합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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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 여행은 단체여행보다는 혼자서 하는 것이 제격이라는 생각이다.단체여행을 하다보면 시간에 맞춰야 하고 제대로 보지 못한 채, 형식적인 관람으로 흐를 수밖에 없기 때문. 내겐 흥밋거리도 많았고, 공부거리도 너무 많았다는 생각이다. 어둠이 내려앉은 듯, 희미한 빛의 조명만을 비추는 정신문화관. 어둠은 공포를 만들기도 하지만, 생각의 깊이를 더해 주는 역할도 한다. 이 곳에 새겨 놓은 글귀는 내가 누구인지 물음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합천여행, 천년을 지켜 온 순결, 그 신비로움을 훔쳐보다 -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마음 속 복잡한 생각을 내려 놓으셨나요?"
"나는 누구인가?"
"마음도 아니요, 물건도 아니요, 부처도 아닌 이것이 무엇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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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관심을 끄는 것이 많다. 대장경천년관 홀로큐브도 볼거리다. 국내에서 이런 전시실을 갖춘 곳은 별로 접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대장경 전시실의 원형수장대는 동판 팔만대장경을 수장하고 이를 전시하여 미래를 준비하는 동판 팔만대장경의 모습을 실제로 볼 수 있다. 토, 일, 공휴일 오후에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운행렬 행사도 볼 수 있다.

합천여행, 천년을 지켜 온 순결, 그 신비로움을 훔쳐보다 -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대장경축전은 지식문명관(활자로 연 신문명), 정신문화관(마음으로 부는 바람), 대장경천년관(덜어냄에 관한 지혜), 세계교류관(세계 예술인의 지혜), 세계시민관(하나를 위한 소통), 그리고 상징조형물(천년 지혜의 나무)로 크게 나누어져 있다. 시간적 여유로움을 가진다면, 여행자에게 특별한 추억을 안겨 줄 것이라는 생각이다. 특히, 불자라면 더더욱 좋은 공부의 마당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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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사는 11월 6일까지 계속된다.

합천여행, 천년을 지켜 온 순결, 그 신비로움을 훔쳐보다.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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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성제 2011.10.08 1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천년을 지켜온 우리 고유의민족 정기 인가봅니다
    정말 대단한 행사 입니다
    주규ㅜㅇ님 덕분에 집에 앉아서 이렇게
    구경을 하니 좀 미안 합니다
    즐거운 주말되시길

  2. Favicon of https://humorzoa.tistory.com BlogIcon 유머조아 2011.10.08 2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가슴이 뭉클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