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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상지역

바다 위를 걷는 느낌, 이곳에서 느껴보시라/창선삼천포대교/삼천포 남해 가볼만한 곳

 

바다 위를 걷는 느낌, 이곳에서 느껴보시라/창선삼천포대교

새롭게 단장한 삼천포 수산시장... 사람 참 많구나/삼천포 남해 가볼만한 곳

 

사천시 삼천포대교 위에서 바라 본 남해의 푸른 바다. 

 

바다 위를 걷는 느낌, 이곳에서 느껴보시라/창선삼천포대교

새롭게 단장한 삼천포 수산시장... 사람 참 많구나/삼천포 남해 가볼만한 곳

 

이 기사는 인터넷뉴스인 <오마이뉴스> 여행면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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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가르는 저 높은 다리 위를 걷는 기분은 어떤 느낌일까? 그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다리 위를 걸어가는 것을 허락이나 하는 걸까? 걸을 수만 있다면 느낌이 어떠한지 알고 싶고, 바다풍경을 사진에도 담고 싶다. 바다 위에 놓인 다리는 언제나 나를 유혹하는 대상이었다. ‘유혹’이란 대부분 ‘뿌리쳐야 할 상대’지만, 나는 그러한 유혹에 빠져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것은 현실로 다가왔다.

 

창선삼천포대교는 우리나라 최초로 섬과 섬을 잇는 다리로 건설됐다.

 

지난 15일. 고성과 사천을 잇는 국도를 따라 더위를 피해보기 위한 드라이브 길에 나섰다. 차창 밖 따가운 땡볕이 느껴지지만, 에어컨의 도움으로 그 고통(?)은 피해 갈 수 있었다. 창선․삼천포대교 가까이에 이르자 푸른 남해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져 있다. 바다 한 가운데 세워진 웅장한 교각은 그 무게가 가늠되지 않을 다리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다. 섬과 육지, 섬과 섬을 이어주는 다리는 그 의미만큼이나 역할도 크다.

 

삼천포대교.

 

 

수도 없이 이 다리 위를 오고갔건만 다리 전체의 아름다움을 구경하지는 못했다. 에펠탑은 파리 시내 전역에서 조망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에펠탑을 볼 수 없는 곳이 단 한곳 있는데, 그건 바로 탑이 서 있는 위치라는 것. 모파상이 오죽하면 철골 쇳덩어리 에펠탑을 보기 싫어 탑 내부에 위치한 식당에서 식사를 즐겼다고 할까. 이처럼 다리 위를 오고갔건만, 정작 아름다운 다리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것은, 다리 위만 지나다녔기 때문이리라.

 

흔들리는 다리 위에서 느낀 짜릿함... 바다풍경은 '만점'

 

창선․삼천포대교. 한때 사천시와 남해군이 다리의 이름문제로 설전을 벌였던 적이 있었다. 혹시나 아직도 정확한 이름 문제로 오해를 살까봐, 인터넷을 검색하니 창선․삼천포대교로 나온다. 이 다리는 경상남도 사천시 대방동 삼천포항과 남해군 창선면을 연결하는 연육교다. 국내 최초의 섬과 섬을 연결하는 다리로서, 섬 지역 개발 및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관광자원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건설됐다.

 

창선삼천포대교 일부 구간.

 

총 연장 3.4㎞ 너비 14.5m이며, 1995년 2월 착공, 2003년 4월 개통하였다. 이 다리는 5개의 다리로 연결돼 있는데, 삼천포대교(436m), 초양대교(200m), 늑도교(340m), 창선대교(150m), 그리고 단항교(340m) 등 4개의 섬을 잇는 다리로 이루어졌으며 모두 3차로(왕복 2차로와 가변차로 1개)로 운행되고 있다.

 

하늘로 솟은 삼천포대교가 웅장한 모습이다.

 

다리마다 각각 다른 공법으로 시공되어 학계와 일반인들에게 교량전시장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주변 한려수도 경관과 조화를 이루어 관광효과를 극대화시켰다는 평이다. 이 도로는 2006년 건설교통부와 한국도로교통협회가 주관, 인터넷을 통한 국민 참여 조사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만큼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아름다운 도로였기 때문이리라.

 

삼천포대교에는 '사진 찍기 좋은 명소'라는 곳이 있다.

 

다리 입구에는 ‘사진 찍기 좋은 명소’라는 전망대가 있다. 예전에는 보지 못한 터라, 이 전망대에서 한 동안 다리의 아름다움에 빠졌다. 사진촬영도 여러 각도에서 할 수 있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창선․삼천포대교

 

이제 다리를 건너고 있다. 빨리 달리는 차량 밖으로 사진촬영을 하기란 무리다. 다리만 건너면 사천에서 남해 땅. 두 개의 시군을 순식간에 넘나드는 국경과도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이 다리. 남해군 쪽에는 수협 활어위판장, 레스토랑, 활어회센터, 특산물판매장 그리고 자동차극장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 ‘창선대교타운’이 있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사천으로 와야만 했다. 돌아가는 길은 다리 위를 걷고 싶었다. 전체 구간은 힘들어 삼천포대교에서만 걷기로 했다.

 

남해군 쪽에 위치한 ‘창선대교타운’.

 

다리위에 섰다. 고공공포증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다리 아래로 보기란 겁이 날 것만 같다. 멀리 수평선을 보니 가슴 울렁증이 줄어든다. 조심스레 한 걸음 두 걸음, 발을 내딛었다. 다리가 흔들린다. 그런데 앞서 가는 한 여행자는 잘도 걸어가고 있다. 설마 다리에서 떨어져 변고를 치를까마는, 무섭기는 숨길 수가 없다. 멀리 앞 바다를 보니 그래도 진정되고 편안하다.

 

쌩쌩 달리는 자동차의 소음이 귓전을 때린다. 좌우로 흔들리는 다리. 괜히, 다리를 걸어서 가겠다는 고집을 피웠을까 하는 후회감이 밀려온다. 그래도 어쩌랴. 이미 다리 위에 있는 내 자신인 것을. 그렇게 십여 분 다리위에서 자신과의 감정싸움을 벌여야만 했다. 대신 아름다운 사천의 앞바다 풍경에 빠질 수는 있었지만.

 

새롭고 깔끔하게 정비된 삼천포수산시장. 볼거리가 정말 풍부합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접었을 때는, 삼천포수산시장의 확 바뀐 새 얼굴을 보고 있다. 예전의 허름한 시장터 골목이 정감이 날 법도 하건만, 잘 정리된 새로운 모습도 좋은 건 마찬가지. 오히려 깔끔한 시장터 모습이 많은 여행자를 불러 모으리라.

 

확 바뀐 삼천포수산시장은 구경거리로 가득

 

삼천포수산시장은 대전․진주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중부 내륙의 여행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통영까지 고속도로가 연장 개통되면서 활기를 찾았던 모습은 서서히 감소됐다는 후문이다. 이유는 통영어시장으로 직행한 여행자가 많았기 때문. 그런데 다시 이 시장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그건 예전 재래시장이 아닌,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 삼천포수산시장의 분위기라고 말한다.

 

황금빛 전어. 전어는 제철이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전어도 고소하기는 가을전어만큼 못지않다.

 

이날 삼천포수산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니 그런 소문이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이다. 예전과는 달리 말끔히 정비된 시장터 모습이 대신 말해주고 있다. 선어, 활어/텐트, 패류, 활어도마, 채소, 건어물, 기타 등 수산물 종류마다 특색 있게 배치된 시장은 눈요기로서도 충분히 알찬 여행이 된다는 것. 시장의 길이만도 3백 미터가 족히 될 듯. 활어를 잡는 모습도, 선어를 다지는 손놀림도, 어패류를 손질하는 모습도 모두 구경거리. 진정한 삶의 모습을 보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산물을 구입하지 않고 구경만 해도 누가 나무라지도 않을 터. 한 동안 그렇게 수산시장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었다.

 

삼천포수산시장 일부 구간은 재래시장 모습으로 정겨움이 넘쳐나고 있다.

 

이 시장 한쪽에는 아직 현대시장의 모습을 갖추지 않은 옛 시장 그대로의 모습이 남아있다. 그런대로 정감이 넘치는 모습이다. 고단한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재래시장. 손님은 주인을 상대로, 주인은 손님을 상대로, 서로 당기고 밀고 하는 거래가 묵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장터. 창선․삼천포대교 구경을 마치고 삼천포어시장을 둘러보는 삶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여행. 당장 삼천포로 떠나 보시기를...

 

바다 위를 걷는 느낌, 이곳에서 느껴보시라/창선삼천포대교

새롭게 단장한 삼천포 수산시장... 사람 참 많구나/삼천포 남해 가볼만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