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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거제도/거제 100경

겨울에 걷는 함박금길은 그리움이어라/거제도여행추천/거제도 가볼만한 곳

 

겨울에 걷는 함박금길은 그리움이어라

/거제도여행추천/거제도 가볼만한 곳

 

 

겨울에 걷는 함박금길은 그리움이어라

/거제도여행추천/거제도 가볼만한 곳

 

겨울에 걷는 함박금길은 그리움이어라

 

아스라한 기억 속을 헤맨다. 꿈에서, 또는 상상 속에서.

 

그 기억을 현실의 세계로 끌어올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단연 함박금길이다. 그것도 겨울이라면 더 좋겠다. 혼자라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 가슴 시린 기억마저 아름다운 추억으로 떠오른다는 늦가을 함박금길로 지금 떠나보자.

 

함박금길. 익숙함 보다 낯설다. 함박금은 함박구미로도 불린다. ‘움푹 꺼지고 돌아져 있는 마을’이란 데서 나온 말이다. 지금의 함박금은 함박구미에서 유래된 듯 하다. 함박금길로 가려면 사곡삼거리에서 거제면을 지나 동부면 오망천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한참을 가야 한다.

 

 

 

오송, 동호, 영북을 지나 가배로 가기 전에 오른쪽으로 난 조그만 길을 따라가면 함박금길 입구가 나온다. 여기서부턴 걷자. 5㎞ 남짓한 이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거의 없어 2시간 남짓이면 충분히 길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오른쪽 길로 갈지 왼쪽 길로 갈지 고민하지 말고 가고 싶은 곳으로 가면 된다. 한 바퀴 돌면 제자리로 돌아오는 길이기 때문이다.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걷는다. 차 한 대가 겨우 다닐 만한 폭의 길이다. 아스팔트도 있지만 아스팔트 옆 흙길이 더 좋다. 길 옆 쭉 뻗은 나무는 호위병처럼 든든하다. 간간이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은 늦가을의 오후를 더 눈부시게 한다. 굽은 길은 우리의 인생을 닮았다.

 

인생이 곧은 길 마냥 한결같다면 그렇게 재미있을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인생의 질곡이 많다는 것이 굽은 길도 많다는 것일 것이다. 그렇게 나를 돌아보며 아스라한 기억을 떠올릴 쯤 찻집이 하나 보인다. ‘시인의 마음’이다. 누구나 시상을 떠올릴 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며 찻집이 섰다. 참 아름답고 조용한 곳이다.

 

 

 

다시 길을 걷는다. 억새가 햇살에 비쳐 반짝인다. 고이 간직했던 첫사랑의 아련함이 물밀 듯 밀려온다. 첫사랑의 추억을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눈과 발은 함박금길을 보고 걷고 있지만 머릿속은 온통 옛 추억에 사로잡혀 뭘 하고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무아지경에 빠지고 만다.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고 해안을 바라보며 선 집 한 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자그마한 쉼터가 하나 보이는데 여기 앉아 해지는 바다를 보면 어떨까? 상상이 저절로 된다. 이름 모를 섬과 바다, 그리고 고깃배가 그려내는 그림에 석양이 더해지는 모습은 가히 상상만으로도 몽환적이다.

 

조금 더 걸으면 쪽박금 마을이다. 쪽박금에서 오르막을 올라 오른쪽으로 돌아나가면 함박금 마을이다. 함박금에 이르는 길은 아름다움의 극치다. 해안선 끝을 따라 산 중턱을 걷는 기분은 하늘 위를 걷는 기분이다. 함박금은 전마선을 이용해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여름에는 일명 ‘아지’를 낚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함박금 마을로 내려오는 길은 겨울에 만나는 또 다른 가을이다. 가을꽃과 담쟁이가 길을 안내한다. 함박금 마을을 빠져 나오면 큰 길이 나온다. 지금은 길을 넓히는 공사를 한창 하고 있어서인지 마지막 감흥이 반감돼 아쉬움이 남았다. 공사가 끝나면 함박금길을 걸어온 감흥이 집에 오는 내내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함박금길은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그리움으로 다시 온 몸을 휘감을 것만 같다.

 

 

 

 

겨울에 걷는 함박금길은 그리움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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