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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참회하며 기적이 일어나기를 희망합니다

 

참회하며 기적이 일어나기를 희망합니다

 

 

참회하며 기적이 일어나기를 희망합니다

 

참회합니다.

머리 숙여 아픔을 함께 하며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그 어떤 변명을 한다는 것이 너무나 부끄러워 가슴 아파하며 참회합니다.

 

고통입니다.

이 시대 어른으로 산다는 것이 고통입니다.

지금의 상황에서 그 어떤 것을 할 수 없는 나의 모습이 고통입니다.

 

기도합니다.

나의 애절한 심정을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암흑에 빠져 고통에 신음하는 생명을 위해 기도합니다.

 

지난 4월 16일 오전.

출근하고 막 업무를 시작하려는 시각에 들려온 소식은 우리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바로 TV를 켜고 속보를 들었지만, 모두 믿기 힘든 소식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나'라며 의아해 하면서도, 한편으로 밀려오는 두려움은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빨리 구조되겠지', '큰 문제는 생기지 않겠지'라며 위로하며 기대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기대는 불안감으로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TV를 계속 지켜보고 있기가 겁이 났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전원이 구조됐다는 소식', 그리고 긴 시간이 지나지도 않은 그 짧은 시간, '오보'였다는 사실.

불안감은 절망으로 바뀌어버렸습니다.

이 순간, "어른인 내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라는 생각에 몸서리가 쳐 집니다.

 

 

지난 토요일인 19일.

깜깜한 토굴을 찾았습니다.

촛불을 켜고 '참회합니다', '고통입니다', '기도합니다'라며 삼배를 올렸습니다.

켜진 촛불은 칠흑 같은 토굴을 빛이 들게 하는 힘이었습니다.

저 작은 촛불 하나가 어둠을 밝혀 주는 '희망'이기를 기대해 봅니다.

 

 

사고가 난지 지금까지 135시간이 흘렀습니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그래도 희망의 끈은 놓을 수가 없습니다.

'포기'라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진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더 더욱 포기할 수 없습니다.

유사한 지난 사건에서도 '기적'은 있어 왔습니다.

그 같은 기적이 다시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어둠이 가득한 곳에서 밝은 빛이 비추기를 희망합니다.

우리 모두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참회하며 기적이 일어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