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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지역언론

올림픽에 대한 단상


거제타임즈 2008년 9월 4일
http://www.geoj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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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 대한 단상(斷想)


지난 8월은 날씨보다 더 뜨거웠던 한 달이었다. 올림픽 개최로 베이징에서 전해오는 감동과 환희, 아쉬움과 탄식은 온 국민에게 뜨거운 열기를 안방으로 전달하면서도, 반면에 지루한 여름 한 달을 잊게 하는 청량제 역할을 하였다. 대한민국 대표선수가 출전한 긴장되고 숨 막히는 경기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손에 땀이 났고, 때로는 가슴이 졸여져, 차라리 그 장면을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한 순간 채널을 돌려 버린 적도 있었다. 그래서일까, 올림픽은 온 국민을 한 곳으로 모으는 지상 최대의 이벤트였음에는 틀림이 없었다.


이제, 식을 줄 몰랐던 그 뜨거웠던 한여름의 태양과 올림픽 열기는 사라지고, 생기 넘치는 서늘한 가을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차기 대회를 준비하는 선수들을 제외한 많은 국민들은 앞으로 사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올림픽의 열기만큼은 잊고 살아야 할 것만 같다.


스포츠가 국력을 상징하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로,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기점으로 세계 스포츠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발전을 거듭하면서, 금번 올림픽에서는 역대 최고의 실력을 발휘하며 세계 7대 스포츠 강국으로 성장하였다. 여기에는 엘리트 체육 육성을 통한 정부시책과 함께 스포츠에 대한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이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온 국민이 메달소식에 환호하고 열광했던 것처럼, 내 자식이 출전해서 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 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을 것이다. 특히, 지금 운동을 하는 어린 자식이 있다면 올림픽뿐만이 아니라 세계대회에 나가서 메달을 획득한다는 꿈도 가지고 있으리라. 그런데, 세계적인 선수는 단기간에 훈련하고 쉽게 마음먹는다고 결코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축구 강국 이탈리아. 90년대 이탈리아를 방문했을 때, 비가 오는 날 밤이었는데도, 채 열 살도 안 된 어린 애들이 야간에 조명을 켜고 흙탕물이 된 축구장에서 수중경기를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이런 것이 이탈리아를 축구 강국으로 성장시켰음은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박태환 선수도 어릴 때 천식 치료를 위해 수영을 시작한 것이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그래서 세계적인 선수가 된다는 것은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훈련과 훌륭한 지도자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올림픽을 통해 증명되고 있다.


사실, 자식 교육에 있어서는 제일 쉬운 것이 공부라는 생각이다. 영국 최고의 축구 명문가에서 한국인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 주는 박지성, 지금도 맹활약 중이지만, 한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주가를 톡톡히 올렸던 박찬호, 타이거 우즈나 에니카 소렌스탐과 같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박세리 그리고 PGA 최고의 최경주, 오만함과 자만심으로 가득 찬 일본 야구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이승엽 선수 등은 명실상부하게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출세의 지름길이자 권력의 핵심으로 가는 길인 판검사 시험보다 더 훨씬 험난한 길이 있다면, 그것은 세계적인 스포츠 선수가 되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자식한테 차라리 열심히 공부해서 출세하는 것이 낫다고 타일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공부보다도 체육에 관심이 있는 어린 자식이 있다면 그 재능을 살려줄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것도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어릴 때부터 운동을 시작해야 하며, 최소한 중학생이 되기 이전부터 의지와 재능을 보고 잘 판단해야 함은 물론이다. 다음으로, 선수층이 낮은 비인기 종목에 선수를 육성하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했지만, 홀로 고군분투한 카누의 이순자, 세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출전하였지만, 세계의 장벽에 가려버린 거제출신 요트의 이태훈 선수 등은 지난 아테네올림픽보다는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둠으로서 차기 대회에서는 그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또한, 이런 종목에 전국 최고의 선수가 되고, 향후 선수층이 높아진다면 차기 지도자로서 대한민국 스포츠를 훌륭히 이끌어가고 남음이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는 수영이나 탁구 등에서도 충분히 보았을 것이다. 지금, 어린자식을 유명선수로 키우고 있을 부모와 지도자에 대한 파이팅을 외쳐 보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세계에 이름을 알릴만한 거제출신의 대표선수 하나 길러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