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부처님] 어진 벗은 초승달과 같다, 명성스님/오늘의 법문
전남 장흥 보림사 전경.
[나의 부처님] 어진 벗은 초승달과 같다, 명성스님/오늘의 법문
어진 벗은 초승달과 같다/ 명성스님
요즘 같은 가을, 하늘을 쳐다봅니다.
여름철 내 구름을 머리에 이고 지내서인지, 청명한 새벽하늘을 보는 것이 신비롭고 황홀합니다.
초승달도 있고, 반짝이는 별도 있고, 아련한 별, 손에 잡힐 듯한 별, 산등성이에 걸린 별 등이 어우러져 조화롭게 빛납니다.
쳐다볼수록 경이롭습니다.
이때 문득 아함경에 "착한 벗은 초승달과 같다"라는 경구가 떠올랐습니다.
부처님께서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 때였다.
어느 날 '승가라'라는 젊은 바라문이 부처님께 문안드리고 여쭈었다.
"고타마시여, 착하지 않은 벗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비유하자면 달과 같나리라."
"착한 벗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그 또한 달과 같나니라."
"어찌하여 착하지 않은 사람과 착한 사람을 같다고 말씀하십니까?"
"착하지 않은 벗은 보름이 지난 달과 같아서 점차 어둠을 더해가는 사람이고, 착한 벗은 초승달과 같아 매일 밝음을 더해 하는 사람이니라."라고 말씀하셨다.
이 세상을 살면서 누가 저 새벽하늘에 초승달과 같은 벗이 되고 싶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복잡한 현대사회가 주는 온갖 종류의 유혹과 세상인연에 메이고, 탐진치 삼독심에 빠져 세월을 보내다보면 보름달과 같은 인생을 살아가기가 쉽습니다.
우리의 이러한 태도를 부처님께서는 네 부류로 나누어 설명하셨습니다.
첫째는, 어두운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사람,
둘째는,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나가는 사람,
셋째는,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나가는 사람,
넷째는, 밝은 곳에서 밝은 곳으로 나가는 사람입니다.
첫째 부류에 속하는 사람은 현재의 인생이 불행하고 고통스러워 악심을 품고 더욱 악행을 행함으로써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까지도 괴로운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사람입니다.
둘째, 어둠에서 밝은 곳으로 가는 사람은 비록 신분이 천하거나 가난하고 배운 게 없는 등 모든 조건이 불행하더라도 능히 어려움을 이겨낸 사람들로서 선한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입니다. 곧 좋은 씨앗을 심어 미래에 좋은 과보를 받을 사람입니다.
셋째 부류의 사람은 지위가 높고, 부잣집에서 태어나 경제적, 사회적 여유와 신체가 건강하며 부러울 게 없는 사람이지만, 마음이 교만하여 남을 업신여기고, 다른 사람의 생명을 함부로 하고 욕설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입니다.
넷째 부류에 속하는 사람은 부유하고, 배움도 많고, 교양 있고, 신체도 건강해서 남부러울 것이 없으면서 가난한 사람을 보면 베풀고, 어려운 사람을 보면 돕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자기가 잘났다고 뽐내지 않으면서 겸손하게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 네 부류 중 어디엔가는 속합니다.
지금의 나의 모습을 돌아보고, 부처님의 위와 같은 말씀을 지침으로 삼아 자신을 통찰하고 행동한다면 초승달과 같은 어진 벗, 밝음으로 나아가는 나, 그리고 우리가 될 것입니다.
어진 벗은 초승달과 같다/ 명성스님
[나의 부처님] 어진 벗은 초승달과 같다, 명성스님/오늘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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