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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문

[나의 부처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라/ 도산스님/ 오늘의 법문


[나의 부처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라/ 도산스님/ 오늘의 법문


경주 기림사.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라/ 도산스님


세상을 살아가면서 인생의 무상함을 가장 크게 느끼는 계기는 바로 지인들의 부음을 들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죽음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예고돼 있습니다.

마치 해가 뜨면 반드시 땅거미가 지고 해가 지는 것과 같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래서 <법구경>에는 인간의 육신을 부서지기 쉬운 물거품에 비유하거나, 깨지기 쉬운 진흙으로 빚은 물 항아리에 비유하곤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은 여전히 인간에게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그 이유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만큼이나 삶을 갈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언젠가 닥쳐올 죽음을 평화롭게 맞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죽기 직전에 그 동안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는데 증오와 질투 같은 미련이 남아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분명히 후회나 미안함, 아쉬움 따위의 감정이 생길 테고, 괴로움에 빠질 것입니다.

또 도덕적이지 못한 행위가 떠오른다면 죄책감에 슬프고, 후회가 생겨날 것입니다.


반면, 질투나 미련 따위의 감정이 전혀 없고, 도덕적으로 온당할 경우에는 만족스러운 삶이었다고 생각될 것입니다.

그리고 얼굴에도 편안함이 깃들 것입니다.


실제 <야비담마 요강>이라는 책에는 죽음이 도래하면 살아왔던 주요한 기억들이 생각나는데 이때 떠오르는 기억이 다음 생을 결정짓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그러니 죽음을 맞는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증지부 경전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한 집안의 가장이 중병을 앓고 있었는데 남겨진 아내와 자식 걱정에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품었습니다.

이를 눈치 챈 아내는 근심을 가진 채 죽는 것은 고통스런 일이며, 그릇된 일이라고 남편을 일깨워줍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은 당신의 사후에 가족의 생계와 양육이 걱정되겠지요?

나는 실을 잣고 길쌈도 할 수 있어요.

이를 통해 애들과 먹고 살 수 있습니다.

내가 재혼할까봐 걱정이 되나요?

어린 나이에 시집와 당신에게 한 번도 불성실한 적이 없었어요.

당신이 죽더라도 변함없이 절개를 지킬 거예요.

나의 정신적 발전이 걱정되나요?

나는 정신적 발전을 위해 계속 정진할 거예요.

그러니 당신은 아무 염려 말고 편안히 죽음을 맞도록 해요."


이 말을 전해들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그녀의 지혜와 침착함을 칭찬해주셨다고 합니다.


죽음을 평화롭게 맞으려면 신구의(身口意)를 통해 나쁜 업을 짓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주변의 이웃들은 물론 자기 자신과도 평화롭게 살 수 있습니다.

선업만 짓고 악업을 짓지 않았다면 다음은 수행을 통해 죽음과 인과법과 윤회를 깨쳐야 합니다.


질병으로 죽음을 맞는 경우도 많지만 비행기 추락, 교통사고, 태풍과 지진 등으로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평소 위와 같이 살면서 수행정진 한다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대반열반경>에는 "성질이 못된 사람은 미혹한 상태에서 죽음을 맞을 것이며, 덕이 있는 사람은 미혹되지 않은 채 죽음을 맞을 수 있다"고 설해져 있습니다.


우리 모두 소박하고, 덕스러운 삶을 살도록 노력합시다.

죽음은 결코 두려운 대상이 아닙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라/ 도산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