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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사는이야기] 차량은 꼭 지켜야 할 신호등, 이제 인생 신호등은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사는이야기] 차량은 꼭 지켜야 할 신호등, 이제 인생 신호등은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경남 함양군 안의면 있는 교통 신호등과 안내 표지판. 푸른 신호등, 직진하라고 합니다.


이른 아침, 한적한 시골 길.

차량도 많지 않은 넓은 길에 자동차 몇 대가 서 있습니다.

신호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빨간 불에서 파란 불로 바뀌자 차는 힘차게 출발합니다.

잠시 뒤 좌회전 신호가 떨어지자 이번에는 신호에 따라 좌회전을 하며 제 갈 길을 갑니다.

다시, 빨간 불이 들어오고 차는 정지선에 겨우 멈춰 섭니다.

 

우리네 인생살이는 어떤가요?

신호등에 맞춰 서라면 서고’, ‘가라면 가고하면서 잘 살고 계시는지요?

문득, 신호등을 보면서 나 자신이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았습니다.

기계에 의해 작동되는 신호등에 맞춰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닌지를 말입니다.

굳이 답을 해야 한다면, ‘신호등을 지키며 살았다라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물론, 차량은 당연히 교통 신호등을 지켜야만 합니다.

직진을 하라는데, 좌회전을 한다면 두 차량은 충돌할 것이 뻔합니다.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며, 그 피해 또한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차량은 신호등을 꼭 지켜야만 합니다.

 

함양군 안의면에 있는 신호등입니다.

직진하면 산청함양이고, 좌회전이면 두항마을함양사과선과장이며, 우회전하면 장계서상IC가 나오고, 표지판에 나오지는 않지만 뒤로는 거창김천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신호등 옆 표지판을 가만히 보니 우회전하면 갈 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남덕유산도 나오고, 전통사찰 영각사, 덕유산교육원, 논개묘, 황석산수련원 등 볼거리가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좌회전하면 두항마을과 함양사과선과장만 나옵니다.

이때, 목적지가 정해져 있는데 좌회전을 할까요, 우회전을 해야 합니까?

 

물음표를 던집니다.

그렇다면 삶에 있어 신호등은 꼭 지켜야 할까요?

나이에 따라, 환경에 따라, 지켜야 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있어, 이제 신호등은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가라면 가고’, ‘서라면 서고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는 남 눈치 보지 않고, 이제는 제멋대로 살아 갈 것입니다.

인생, 뭐 별거 있을까 싶습니다.

남한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 중요하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어떤 길을 선택해서 가야 하는지요?

문득, 생각나는 시 하나가 있습니다.

잘 알려진 유명한 시로,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 보았을 법한,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옮겨 봅니다.

 

가지 않는 길

- 로버트 프로스트 -

 

노란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인 곳까지

바라다 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생각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는 자취는 없었습니다.

!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을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과 맞닿아 끝이 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 훗날에는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게 달라졌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