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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사는이야기] 조상님 산소 벌초를 마쳤습니다/벌초대행 비용/벌초 시기/벌초 기계


[사는이야기] 조상님 산소 벌초를 마쳤습니다/벌초대행 비용/벌초 시기/벌초 기계



올 추석은 9월 15일로, 벌초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올 여름은 정말로 무더운 폭염이 계속됐고 사람을 지치게 한 것 같습니다.

예년 같으면 7월 말에서 8월 초순경에는 많은 비가 내리거나 태풍이 지나가곤 했습니다.

기상청에 정확한 자료를 검색하지는 않았지만, 8월 중순이 지나도록 비 한 번 제대로 내리지 않았던 해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럼에도, 지난주를 경계로 무더위는 한 풀 꺾인 것 같습니다.


추석이 다가옴에 따라 조상님 산소 벌초 시기도 찾아왔습니다.

추석을 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지난 주말 할머니 산소 벌초를 마쳤습니다.

1년에 세 번 찾아가는 조상님 산소입니다.

설과 추석 그리고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할 때입니다.


지난 21일 일요일, 오랜만에 산소에 찾아가니 잡초가 무성합니다.

할머니 산소는 면적이 넓어 혼자서 약 1시간 동안 작업을 하였습니다.

예전에는 낫으로 작업을 할 때는 2시간 이상 걸렸는데, 예취기를 하니 작업 시간은 반 이상으로 줄었습니다.

힘도 들 더는 것은 당연합니다.


무덤 주변 잡초를 먼저 제거하고 무덤에 난 풀을 베었습니다.

땅 속에 고이 잠든 할머니를 생각하며 정성스레 풀을 벱니다.

어릴 적, 손자를 참 좋아했던 할머니였습니다.

할머니는 군 복무 때 돌아가셨고,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해 마지막 가는 길도 배웅하지 못한 아픈 기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당시는 조부모 사망 시는 특별휴가도 허락되지 않았던 시대였습니다.

지금으로 보면 휴가 며칠 내어 주는 것, '그게 뭣'이라고 말입니다.


벌초를 마치고 소주 한 잔에 포도 한 송이 놓고 절을 올렸습니다.

약소한 차림이지만 마음만은 넓게 받아 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나 어릴 적, 유난히도 손자를 좋아했던 할머니.

할머니 산소 벌초를 마치고 절을 올리며 어릴 적 할머니 모습을 더듬어 봅니다.

눈에 선한 할머니의 모습이 생생히 떠오릅니다.

"다음에 찾아뵙겠습니다"라는 인사말을 남기며 자리를 떴습니다.


조상님 산소 벌초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요즘은 벌초도 대행하는 회사가 많이 생겨나고, 실제로 벌초를 대행하는 사람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바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삶의 모습입니다.

1년에 한 번 하는 벌초작업.

그래도 가능하다면, 후손들이 정성스런 마음으로 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