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중의 명품 꽃, 꽃무릇
명품중의 명품 꽃, 꽃무릇
스님을 사모하다 죽은 처녀의 전설 속 사랑이야기
평소에 꽃을 좋아하는 나. 그 중에서도 특히 장미를. 이젠 맘이 늙었는지,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이다. 예전에는 한 달에 보름 이상 화병에 꽃을 두고 꽃과 사랑에 빠졌던 때가 있었다. 하기야 그때는 아파트 베란다에 작은 꽃밭이 없었기 때문이었으리. 몇 해 전, 베란다에 마사를 깔고, 두 평 남짓 성토를 하여 작은 꽃밭을 가꾸며 일년 내내 계절마다 꽃을 보아서였을까.
명품중의 명품 꽃, 꽃무릇
이맘때가 되면 그리움에 사무치는 꽃이 있다. 내게 있어 명품 중의 명품 꽃이라 불리는 꽃무릇. 다른 이름으로 석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꽃무릇에 관한 전설이야기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을 미어터지게 만들고도 남는다.
명품중의 명품 꽃, 꽃무릇
몸은 하나지만 꽃과 잎이 같이 피지 않아, 서로 영원토록 만나지 못하는 화엽불상견의 꽃. 상상화라고도 불리는 꽃무릇은 아주 먼 옛날, 절에 기도하러 온 예쁜 처녀가 스님을 사모하다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시름시름 앓다가 죽은 뒤 절터 곳곳에 붉게 피어났다는 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기다림은 영원히 만남으로 이루지 못하고, 그리움만으로 남는 것 같아 슬프기만 하다. 스님을 얼마나 그리워하였으면, 부도 옆에서도 활짝 피어 웃고 있을까.
명품중의 명품 꽃, 꽃무릇
우리나라에서 꽃무릇 군락지로서 유명한 곳은 고창 선운사와 함평 용천사가 있다. 이곳 역시 절터 주변에 무리지어 피는 꽃무릇을 볼 수 있다. 아마 지금, 피보다 더 붉은 빛을 토해내며 전설 속 스님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나타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연약한 꽃대는 나약한 바람에도 휘청거리며 넘어질 듯하지만, 그 지극하고 애틋한 사랑으로 제 몸을 버텨 내고 있다. 실보다 가는 수술대는 부러질 듯 연약한 몸에 믿음을 의지할 뿐이다.
명품중의 명품 꽃, 꽃무릇
선운사와 용천사에 군락지어 핀 꽃무릇과 비교는 안 되지만 굳이 그 멀리까지 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내가 사는 거제에도 꽃무릇이 펴 있는 곳이 있다. '황제의 길'이라 불리는 일운면 망치삼거리에서 동부면 구천삼거리로 넘어가는 고갯길. 오늘(21일) 외근 길에 이곳을 지나다 활짝 핀 꽃무릇을 볼 수 있었다.
명품중의 명품 꽃, 꽃무릇
왜, 이 꽃만 보면 눈시울이 찡해올까.군대간 아들을 면회할 때 그 느낌과 너무나도 닮은 아름다운 꽃무릇. 애틋한 사랑을 느끼고 싶은 이, 이번 주말까지 기다려 준다고 한다.
명품중의 명품 꽃, 꽃무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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