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여행] 반복되는 어리석음을 깨치는 일을 놓을 수는 없는 일, 정선 정암사 적멸보궁에서 108배를 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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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산사순례> 44번째 여행을 끝으로 1년이 넘도록 집을 떠나지 못했다. 게을러서였는지, 핑계거리가 있었는지, 불자로서 수행은 엉망이 돼 버렸다. 그래서 개나리봇짐(괴나리봇짐) 하나 걸쳐 매고 길을 떠났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인 강원도 정선 정암사와 영월 법흥사를 거쳐 4대 관음기도 도량인 서해 최북단 강화군 석모도 보문사로 부처님을 뵈러 떠난다. 기억나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기록을 남긴다. 나만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다. -5-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에서 본 풍경.
태백산 정암사 적멸보궁.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10에 자리한 정암사는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입니다.
* 5대 적멸보궁 : 양산 영축산 통도사 적멸보궁, 평창 오대산 중대 상원사 적멸보궁, 영월 사자산 법흥사 적멸보궁, 정선 태백산 정암사 적멸보궁, 인제 설악산 봉정암 적멸보궁
정암사는 출가 수행자를 비롯하여 일반 불자들에게도 기도처로, 순례지로, 불교의 성지로, 스님과 불자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 이름 난 사찰입니다.
<108산사순례> 답사 코스로 떠난 2박 3일간의 여행.
함양 집에서 355km를 달려 경북 영주 부석사를 거쳐 7시간 만에 정암사에 도착했습니다.
전회에 '만항재'에 대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차량으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 만항재(1,330m)를 넘어서면 내리막길이 시작되고, 만항재에서 약 5.5km에 이르면 태백산 정암사 적멸보궁을 만납니다.
일주문을 지나면 천의봉 중턱에 자리한 부처님의 진신 사리가 모셔져 있는 수마노탑이 눈에 들어옵니다.
정암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수마노탑.
수마노탑은 신라 때인 645년 자장율사가 세우고 사십팔방지처를 열었으나, 숲과 골짜기는 해를 가리고 멀리 세속의 티끌이 끊어져 정결하기 짝이 없으므로 정암사라 불렀다고 합니다.
절 마당에서 산 중턱을 올려다보는 수마노탑은 멀리서도 정교하게 세워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탑은 전탑(점토를 구워 만든 전으로 쌓은 탑) 형식을 띠었으며, 국내 사찰에서 보기 드문 형태의 탑입니다.
탑은 불교에서 부처의 사리나 경전 등을 보관하는 장소로 쓰입니다.
탑은 나라마다 건축에 쓰이는 재료에 따라 그 형식을 달리합니다.
중국은 목조나 벽돌 건축양식이 발달하면서 탑도 목탑이나 전탑 위주로 건립되었습니다.
일본은 목조건축이 발달한 문화의 영향으로 목조양식이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반면, 한국은 대부분 석탑 위주로 건축되었으나, 고려 때 몽골군의 침략으로 지금은 사라지고 터만 남은 경주 황룡사 9층 목탑과 미륵사 9층 목탑은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돌을 벽돌모양으로 쌓은 탑)은 전탑 형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야기가 살짝 옆으로 비켜 난 것 같습니다.
수마노탑은 정암사 경내에서 적멸궁 뒤편으로 약 100m쯤 위에 산비탈에 축대를 쌓아 만든 대지위에 서 있으며, 보물 제410호 지정돼 보호받고 있습니다.
수마노탑으로 가는 길은 계단 길로 잘 조성돼 있어 목재 난간을 짚고 쉬엄쉬엄 올라갈 수 있습니다.
숨이 조금 찰 때쯤이면 수마노탑이 눈앞에 들어오고 탑 옆에서 내려다보는 정암사의 전각들은 한 폭의 그림처럼 보입니다.
수마노탑 앞에 서서 합장 반배를 하고 다시 삼배를 올린 후 천수경을 읽고 108배를 시작합니다.
날씨가 조금 더운 탓에 온 몸에 땀이 났지만 그런대로 108배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108배를 하는 약 15분 동안 어떤 생각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기도할까요?
이는 개인의 특성에 따라 가족의 건강이나 하는 일이 모두 잘 되기를 기도하는 등 사람마다 다를 수가 있지만, 나는 108배의 진정한 의미인 '참회합니다'를 마음속으로 되뇝니다.
어떤 때는 아직도 무엇 때문에 기도하는지 몰라서 헤메는 경우도 있습니다.
108배를 마치고 반야심경 독송을 끝으로 기도는 끝이 나고, 45번 째 108 염주 알을 꿰었습니다.
가슴에 뜨거운 느낌은 온몸으로 전율로서 퍼집니다.
돌계단을 하나 내려딛으며 "오늘은 큰 소리를 치지 않았는지" 되돌아봅니다.
그 밑 다른 돌계단을 또 디디며 "오늘은 화를 내지 않았는지, 오늘은 불편을 끼치지 않았는지" 기억을 더듬습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로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그럼에도 깨달음을 위한 수행은 그치지 않아야 하며, 그칠 수도 없습니다.
정선여행코스, 정선 가볼만한 곳으로 꼽히는 정선 정암사 적멸보궁.
집에서 먼 길을 달려온 만큼 기도의 의미를 되새긴 정선 정암사 적멸보궁 108산사순례였습니다.
다음 회는 영월 법흥사 적멸보궁으로 가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