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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 사라진 낙지 한 마리, 어디로 갔을까/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 회 센터/서울은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세상”/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 사라진 낙지 한 마리, 어디로 갔을까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 회 센터/서울은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세상”/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서울 출장길에 들른 가락시장.

정식 명칭은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으로, 1985년 5월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개장했다.

규모가 보통 크기를 넘어, 위성지도로 길이를 재니 대략 가로 850m, 세로 600m에 이른다.

시장은 채소시장, 채소경매장, 과일경매장, 과일시장, 무배추경매장, 마늘건고추파도매시장, 수협공판장, 청과직판장, 가공처리장, 건어경매장, 건어종합상가, 식품종합상가 등 다양하다.


지하철역인 가락시장역 바로 옆에는 가락몰이 있고, 가락몰 5관에는 회 센터가 있다.

갯가에서 나고 자란 탓인지 고향을 떠나 타지 여행을 떠나도 관심 있는 곳은 싱싱한 수산물을 파는 곳 단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락몰 회 센터에 들어서니 규모가 엄청나고 입점해 있는 상인도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수산물 종류도 다양하다.

주머니만 넉넉하면 해산물을 종류별로 한 점씩 먹고 싶은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먹고 싶은 것을 골라 이리저리 구경하는 재미가 먹는 재미보다 더 좋은 기분이다.


시장을 돌고 돌아, 겨우 4만 원어치 수산물을 샀다.

한 마리 1만 원짜리 낙지 2마리와 2만 원짜리 잡어 회가 전부.

먹을거리를 담은 검은 봉지를 들고 위층 초장 집으로 올라 빈자리가 있는 식당을 찾았으나 식당마다 손님들로 자리를 꽉 메웠다.


대형 식당들임에도 자리가 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손님들로 북적인다.

그나마 몇 군데 자리가 빈 식당을 찾아 갔지만, 2명이라고 말하니 주인은 관심도 없고, 자리가 있는지 물어도, 단박에 없다는 답만 돌아온다.

이유는 묻지 않아도 뻔하다.

성질이 나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다.


물어물어 건물 밖으로 나와 200m 정도를 걸어서 어느 지하 식당에 도착했다.

그곳 역시 손님은 만원이었을 정도로 빈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그냥 나갈려는데 일하는 분이 딱 한 자리 남았다고 알려준다.

이렇게 고마운 일이 있나 싶다.

자리가 없었다면 검은 봉지를 들고 밖으로 나가 거리에 내동댕이치고 말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자리에 앉아 있으니 단체손님 위주로 서비스를 하다 보니 내 차례는 뒷전으로 밀린 것.

한참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인고의 시간을 기다린 끝에 가지고 온 낙지와 회.

저녁시간 한참을 돌아다닌 탓으로 허기가 져 회와 낙지가 짬뽕이 돼 입안으로 넘어갔다.


그런데 이상한 느낌이 든다.

낙지접시를 살펴보니 아무리 살펴봐도 낙지 두 마리 분량은 아니었다.

증명이라도 하듯, 머리 부분을 쓴 것을 보니 두어 조각만 보일 뿐, 그 이상은 찾을 수가 없다.

참, 어이가 없었다.

주인장에게 따지려 해도 100여 명이 넘는 손님들로 북적이는 속에서 따질 분위기도 아니었다.

그냥 묵묵히 먹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어릴 적, 서울은 “눈 감으면 코 베어간다”라는 곳이라고 들었다.

바삐 돌아가는 세상이지만, 참으로 씁쓸한 서울여행으로 기억되고 있다.

 

촌놈이라서 그럴까, 다시는 인산인해를 이루는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 회 센터를 가고 싶지는 않다.



[행복찾기] 사라진 낙지 한 마리, 어디로 갔을까/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 회 센터/서울은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세상”/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