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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문

[나의 부처님] 업장소멸(業障消滅), 몽중가피, 현증가피, 명훈가피/일타스님/오늘의 법문에서

 

[나의 부처님] 업장소멸(業障消滅), 몽중가피, 현증가피, 명훈가피/일타스님

/오늘의 법문에서

 

부산 석불사 입구.

 

[나의 부처님] 업장소멸(業障消滅), 일타스님/오늘의 법문에서

 

<안개 속에 산은 있었네> 운영자 '죽풍'입니다. 블로그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 짙게 낀 안개 속에는 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안개만 볼 뿐, 안개 속에 자리한 산은 보려 하지 않습니다. 깊은 신심을 가진 불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리석음을 깨치려고 노력하는 죽풍입니다. 일주일에 한번쯤은 휴식을 취할 겸, 매주 일요일마다 <나의 부처님>에서 발행하는 '오늘의 법문'을 올릴 계획입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독자들과 함께 하려 합니다. <죽풍>

 

옛 스님이 말씀하시기를,

"이 몸은 돌아다니는 변소요, 구정 물통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실로 그러하다.

아무리 얼굴을 예쁘게 꾸미고 화장을 했다고 해도,

알고 보면 추하고 더럽기 짝이 없는 것이 우리의 몸뚱아리이다.

가죽 피대 속에는 피와 고름과 때와 똥오줌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뿐인가?

제 마음에 맞으면 탐욕심을 내고, 제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성을 내며,

탐하고 성내다 보니 마음이 고요하지 못하여,

시기, 질투,  아만, 방일 등 수많은 어리석음을 저지르고 마는 것이다.

나아가 살생, 도둑질, 음행, 거짓말까지 곁들이고 있으니...

 

이러다 보니 우리의 마음 그릇은 완전히 구정 물통이 되고 말았다.

본래 깨끗하고 천진했던 항아리에 쓰레기 찌꺼기도 담고,

밥도 담고 고기 뼈다귀도 담고...

온갖 찌꺼기들을 자꾸 담다 보니 구정 물통이 되어 버린 것이다.

 

북적북적 속이 끓는 탁하디 탁한 구정 물통!

흉측한 망상이 항상 출렁이는 구정 물통!

그 구정 물통이 꽉 차서 콸콸 넘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 마음 그릇 구정 물통을 맑혀야 한다.

 

그러나 넘치는 구정 물통에 맑은 물 한 사발을 붓는다 하여 별 소용이 없다.

맑히려면 구정 물통을 넘어뜨려 쏟아 버려야 한다.

그렇지만 배가 크고 모가지가 작아 넘어뜨려 쏟아 봐도 속의 것이 잘 나오지 않는다.

이제 별 도리가 없다.

오직 한 바가지 맑은 물을 붓고 흔들면서 냅다 쏟고, 한 바가지 물을 붓고 냅다 쏟고...

오로지 거듭거듭 반복할 수밖에 없다.

 

바로 이와 같은 반복 작업이 절이다.

부처님이나 관세음보살님을 간절히 찾는 것은 맑은 물을 붓는 것이고,

절하며 엎어지는 것은 구정 물통을 흔들면서 찌꺼기는 쏟아 내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몇 번의 절로서는 속의 묵은 찌꺼기를 다 비워버릴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거듭거듭 절할 것을 옛 스님들은 강조하셨다.

적어도 108배, 1천배, 3천배, 5천배, 1만배의 절을 하도록 하신 것이다.

 

이렇게 거듭거듭 절하다 보면 업장이 소멸될 뿐 아니라,

내 마음의 그릇이 청정해지고, 내 몸뚱이 그릇이 청정해지면서,

몽중가피(夢中加被)도 나타나고, 현증가피(顯證加被)도 나타나고, 명훈가피(冥熏加被)도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곧, "중생심수정 보살월영현(衆生心水淨 菩薩月影顯)"

 

"중생심의 물이 청정해지면 보살의 달 그림자가 거기에 나타난다"가 되는 것이다.

 

부처님께 두 모녀가 기도를 올리고 있다. 부산 석불사에서.

 

[나의 부처님] 업장소멸(業障消滅), 일타스님/오늘의 법문에서